와풍으로 새해맞이
─ 이 이야기는,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의 한 조각
─ 로즈월 저택의 현관 홀 / 낮
라인하르트 : 여어, 스바루
에밀리아 님과 메이더스 변경백은 안에 계실까?
스바루 : 오, 라인하르트! 펠트랑 같이 왔네
스바루 : 그보다, 라인하르트는 둘째치고
펠트까지 차려입고 오니 위화감 심하네
펠트 : 하아 ······
스바루 : 뭐야 뭐야?
반론조차 나오지 않다니, 무슨 일 있었어?
펠트 : 있고 말고, 있는데요 인데
이 불편한 옷으로 아침부터 돌아다녔는데?
스바루 : 얼라라, 기분이 나빠보이는데
어딜 그렇게 돌아다녔길래?
라인하르트 : 펠트 님은 새해를 축하하기 위해
여기저기 방문하러 다니던 참이었어
스바루 : 아아, 그래서 에밀리아땅도 만나러 왔구나
라인하르트 : 그래
그래서, 스바루, 두 분은 어디에 계셔?
스바루 : 일부러 와줬는데 미안하지만
둘은 방에 살짝 틀어박힌 모양이라
스바루 : (아니, 내 판단으로 돌려보내는건 실례같은데?)
스바루 : 잠깐 기다려봐, 찾아보고 올게!
라인하르트 : 아니,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라인하르트 : 이 시기에는 누구라도 바쁠테니까
라인하르트 : 다른 날을 잡아서 올게
펠트 : 또 이 옷으로 돌아다녀야 하는건 내키지 않지만
바쁘다면 어쩔 수 없지
스바루 : 정말 미안해
그나저나, 여기서도 새해에 인사하러 다니는건 똑같구만
라인하르트 : 여기서도? 아아
스바루의 고향은 루그니카가 아니라고 그랬었지
라인하르트 : 스바루가 살던 곳에서는
새해에 어떤식으로 지내?
스바루 : 음 ······ 신사에 참배를 간다던가
오미쿠지로 올해의 운세를 점쳐본다던가 ─
스바루 : 오세치라는 축하의 의미를 담은 요리를
다같이 나눠먹는다던가 그런 느낌이려나?
스바루 : 그리고, 맞다. 하레기 (링크) 도 입지
난 거기까진 안하지만
라인하르트 : 하레기?
스바루 : 정월 ······
새해를 축하하기 위한 특별한 기모노 같은거
라인하르트 : 기모노 ······ 그렇구나
스바루의 고향 풍습은 카라라기 문화랑 비슷할지도 모르겠네
스바루 : 그래? 잘 모르겠지만, 카라라기구나
스바루 : 아 맞다, 풍습이라고 하니 하나 더
내 고향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고 인사하면서 다녀
라인하르트 : 새해 복 많이 받아?
스바루 : 새해라고 하면 즉, 해가 바뀐거니까
무사히 새로운 해가 온 것에 감사하며
올해도 잘 부탁한다고 인사하는거지
라인하르트 : 그렇구나, 상대에게는
새로운 해에 대한 감사인거구나
펠트 : 새해에 대한 감사 ······ ?
모르는 이야기들만 하네 ······
스바루 : 말하고보니 나도
새로운 해에 대한 감사가 뭔가 하는
철학적인 질문에 습격당할 삘인데 ······
라인하르트 : 하하, 혼란스러워졌구나
미안해, 그럴 생각은 아니었어
라인하르트 : 그럼, 오랫동안 붙잡고 있는것도 미안하니
슬슬 돌아가볼게
스바루 : 아, 그런가
일부러 와줬는데 미안해
라인하르트 : 신경쓰지 말아줘
흥미로운 이야기도 들어서 유익한 시간이었어
스바루 : 빈손으로 돌려보내는게 찝찝했는데
그렇게 말해주니 다행이야
펠트 : 그럼, 형씨
난 하레기 같은거보단 먹을게 더 좋으니까
스바루 : 그것도 너다운 생각이구만요!
스바루 : ───
스바루 : 이거야 원, 기운 넘치는 주인님이네
의외로 저 둘도 잘 해주는구나
스바루 : 하지만, 마지막에 ······ 라인하르트의 그 모습은
조금 의미심장하게 느껴졌는데 ······ ?
스바루 : 신경쓰지 말까!
며칠 뒤 ─
라인하르트 : 여어, 스바루
새해 복 많이 받아
펠트 : ─ 으그엑
스바루 : 신경 안쓰는게 아니었어!
갑자기 그렇게 의욕 들어간 복장은 뭐야!!
펠트 : 미리 말해두는데, 형씨 잘못이다?
쓸데없이 화려해졌다고
스바루 : 내 잘못이야?
펠트 : 아무리 생각해도
쓸데없이 불어넣은 형씨가 잘못한거야!
스바루 : 쓸데없다니 ······
??? : 이건? 뭔가 시끌벅적하다 싶더니
로즈월 : 펠트 님, 그리고 기사 라인하르트
두 분 다 화려하게 꾸미셨군요
라인하르트 : 이거야 원, 메이더스 변경백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로즈월 : 호호오? 이건 그거군요
그 말투는 스바루 군의 ······
라인하르트 : 네, 그의 고향 풍습입니다
좋은 문화라고 생각해서 따라해보았습니다
에밀리아 : 어라? 라인하르트? 펠트도 있네
펠트 : 엑, 누님인가 ······
안녕, 저번엔 부재중이라 다시 인사하러 왔어
에밀리아 : 신경써줘서 고마워!
라인하르트도 멋진 옷이네
라인하르트 : 에밀리아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에밀리아 : 아, 그 인사! 너희도 아는구나
후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도 잘 부탁합니다
에밀리아 : 음, 잘 말했으려나
너희도 스바루한테서 배웠어?
라인하르트 : 네, 스바루에게서 이야기를 들은게
너무나도 감명깊어서요
스바루 : 그렇게 소란 떨 정도는 아니고
잠깐 시간 때운 정도인데?
에밀리아 : 그렇지는 않아
나도 스바루한테 듣고
엄청 멋진 이야기라 생각했는걸
스바루 : 고향에 대한 칭찬을 받은 반면
일이 커지는듯한 분위기에
너덜너덜해지는 상황을 감출 수 없는 나 ······
라인하르트 : 나도 에밀리아 님의 의견에 동감해
매우 흥미로웠어
그러니까 이렇게까지 실천해왔는걸
펠트 : 그리고 난 거기에 휘말렸고
형씨, 어떻게 책임질거야
스바루 : 뭐, 세계에서 두 번째로 귀엽네
첫 번째는 에밀리아땅이니까
펠트 : 시끄러워!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에밀리아 : 그래도 펠트 너무 귀여운걸
하레기는 멋지네
라인하르트 : 네, 그렇죠
롬 영감님도 신경써서 만들어 주셨습니다
스바루 : 롬 영감이 만든거였냐!
그말인 즉슨, 펠트가 마지못해 입은것도
롬 영감이 부탁해서겠지?
펠트 : 이, 이상하냐 ······
안입는다고 하면 롬 영감이 슬픈 얼굴로 쳐다본다고!
어쩔 수 없잖아!
라인하르트 : 그래도 평소 입던 드레스보다 편하게 입어주셨죠
스바루가 해준 이야기가 잘 통해서 다행이다
에밀리아 : 맞아 맞아, 스바루는 항상
재미있는 이야기를 밥한가득 마냥 담아주잖아
스바루 : 밥한가득이라니, 오늘날 말이 아닌데 ······
라인하르트 : 무사히 인사하러 오게 되어서 다행이다
저희는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로즈월 : 바쁘구나, 벌써 가버리는건가?
라인하르트 : 네, 오늘중에 인사하러 가지 않으면
안될 사람이 아직 많이 남아서요
펠트 : 뭐!? 이봐, 라인하르트
아직 많이 남았다는건 무슨 뜻이야?
누님네뿐만이 아니냐고 ······
라인하르트 : 정말 죄송합니다, 펠트 님
그렇게 말하지 않으면 입어주시지 않을거라 생각해서 ······
펠트 : 너, 반성하고 있지 않잖아!
에밀리아 : 음, 엄청 유감이지만
그렇다면 계속 붙잡고 있으면 미안하겠다
라인하르트 : 서둘러 인사하고 가게 되어 공교롭습니다만
여러분,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라인하르트 : 그럼, 펠트 님
펠트 : 엑!? 이, 이봐, 멍청아, 그만둬, 너 ······ !?
스바루 : 자, 잠깐 기다려봐 라인하르트
갑자기 펠트를 짊어들고 어쩌려 ─
펠트 : 으아아아악!!
스바루 : 든 채로 가버렸어 ······
에밀리아 : 와, 벌써 안보여
정말 바쁜 기사님이네
스바루 : 그런데 오늘중에 다닐 인사라니
앞으로 얼마나 있길래 저러지?
로즈월 : 수백 건이라 해도 그라면 어떻게든 되겠지
스바루 : 라인하르트라면 하겠지가 맞지 않을까
스바루 : 거기에 어울려야하는
펠트의 기분이 나빠보이지만 ······
스바루 : 강하게 살아라, 는 말은
아마 이런 때에 쓰는 말이었지?
에밀리아 : 그럼, 펠트는
엄청 강하게 살아줬으면 좋겠네
스바루 : 음, 그 발상, 연초부터 그야말로 E M T ······
어느 날, 특별 로그인 보너스
라인하르트 : 여어, 스바루. 새해 복 많이 받아!
음? 표정이 왜그래?
이 옷이 신경쓰여?
전에 말해준 스바루의 이야기를 듣고 떠올라서
카라라기 풍 옷을 주문해봤어
처음엔 움직이기 불편했는데
익숙해지니 이 옷도 나쁘지 않네
아참, 너한테도 이거 줄게
『세뱃돈』 이라 불렀던가
아직도 의미심장한 얼굴인데 ······
아, 내가 너에게 주는건 이상하다고?
음 ······ 연하인 상대에게 주는거라 들었는데
아무튼 올해도 잘 부탁해, 스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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