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 2 17화 / 분기 : 페리스 Ver

SAYO_ 2021. 9. 25.

제로에 이르러

─ 나츠키 스바루의 제로에 이르는 싸움의 행방은 ─

─ 구 아람 마을 근처 숲 / 낮

스바루 : ───

페리스 : ─ 끝난거, 지?

스바루 : 기다려, 아직 결계 안으로 들어오면 안돼

페리스 : ───

베아트리스 : ─ !? 너 ······ !

페리스의 곁에 서있던 베아트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뜬다

베아트리스 : 설마 ─ !

페리스 : 어? ─ 아

놀란 베아트리스의 옆에서 페리스도 눈치를 챈다

베아트리스 : 검을 쥐고 마나를 넣는거야
그렇게 하면 그것은 정령을 죽이는 기능을 하는거야
아무튼 잘 해보라는거야

지금 스바루에게는 마나를 넣을 수 있는 오른손이 없다

페텔기우스를 죽인 『명검』 을 찔러넣은건
의수를 착용한 왼손이었다

페리스 : ─ 스바루 군!

스바루 : ─ 들어오지 마!

페리스 : ─ !?

스바루 : 괜찮아 ······ 이렇게 될건, 처음부터 ─

 

스바루 : ─ 알고 있었던겁니다

스바루의 표정이 격변하고 주변에 비웃음이 울려퍼진다

페리스 : 그럴수가 ─

페텔기우스 : 아아, 아아 ······ !
이 몸은 아주 친숙한 느낌이 드는군요 ······ !

페텔기우스 : 나쁘지 않은 몸입니다!
건강한 상태였다면 『손끝』 으로서 충분한 소질이 있었을 터!

페텔기우스 : 하지만, 너무 아프게 만들어놨군요

페텔기우스 : 이 육체가 죽기 전에
지긋지긋한 결계 밖으로 ─

스바루에 빙의한 페텔기우스는
명검을 쥐어들고 만신창이인 상태로
결계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그렇게 두지는 않는거야
이거를 보라는거야

베아트리스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온다 

그 빛은 스바루의 눈동자에 들어가서
의식을 뒤집어쓴 페텔기우스의 지배를 흔든다

페텔기우스 : 크악!? 약아빠진 짓을!

페텔기우스는 쥐어든 『명검』 을 베아트리스에게 내리찍는다

페리스 : ─ 베아트리스!

페텔기우스 : 그 쓸데없는 빛을, 지우라는겁 ─

하지만, 그 검끝은 직전에서 제지당한다

스바루 : ─ 그렇게 두지 않는다

스바루 : 빛은, 없어지지 않아 ······ !

스바루 : 더이상 나의 소중한것들을
네게, 뺏기지, 않 ─

스바루 : 무슨 ······ 자아의 강함으로
저를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거냐고 ······ 

스바루 : 이쪽은 20년이나 쌓아온 증오라고 ······ !
말하지 않으면 기억도 못하는 네녀석이랑은 다르 ······ 겁니까!?

안그래도 상처로 가득한 몸에서
상반되는 두 자아가 격돌한다

스바루 : 누군가에게 빙의하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라고
베아트리스가 ······ 얘기해줬었지

스바루 : 이렇게 될건 알고 있었어

스바루 : 오른손을 잃은 시점에서
이것밖에 방법이 없었 ······ 입니다!

스바루 : 네녀석을 ······ 쓰러뜨릴 수만 있다면
길동무라도 ······ 상관없어 ······ !

스바루 : 너는, 막다른 길이다

스바루 : 무, 무슨 꿍꿍이를 ─ 알잖아?

스바루 : 내가 지금, 너의 어둠을 보고 있듯이
너도, 보일거잖아 ······ 

스바루 : ─ 컥억!?

페텔기우스가 비명을 지른다

나츠키 스바루라는 육체의 감옥
그가 쥐고 있던 『명검』

이제서는 어떠한 근면함도, 어떠한 나태함도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페텔기우스의 혼이 있었다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는 이미 끝났다

그럼과 동시에 ─

페리스 : ─ 내가, 한 번 죽어서 미끼가 된 시점에서
여기까지 생각했던거구나

몇 번이나 죽어도 소생할 수 있다는
걸출한 치유술사인 페리스의 비장의 수단인 기습공격

그의 말대로 스바루는 그 계획을 받아들인 시점에서
여기까지 올 생각을 해뒀던 것이었다

페텔기우스를 이자리에서 자신이 죽인다
그것이 실현할 수 있는 최선책이었다

페리스 : 정말 바보네
그런 쓸데없는 흉내도 내어버리는구나

페리스 : 바보같은 짓을 하려고 했던거라면
죽어주지 않았을텐데

스바루 : 미안해 ······ 

스바루 : 페리스 ······ 부탁해 ······ !
이 검에, 마나를, 넣어, 줘 ······ !

육체에서 날뛰는 페텔기우스를 억누르며
스바루는 『명검』 을 페리스에게 건낸다

 

페리스 : 싫어 ······ ! 누가 그런짓을!

스바루 : 네가, 해줬 ······ 으니까 ······ 나, 는 ─

베아트리스 : ───

스바루의 시선이 베아트리스쪽을 향하고
페리스가 격분한다

 

페리스 : 쓰레기 ······ ! 스바루 군은 진짜 쓰레기야!

페리스 : 이런 방법으로, 내게 ······ !

스바루 : ─ 부탁할게

페리스 : ───

페리스는 잠자코 있는다 
그것이 얼마나 길었는지, 스바루는 알지 못했다

베아트리스는 옆에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페리스 : 적어도 ─

페리스 : 적어도, 내 기억에 대해서는, 알려줘 ······ 

페리스 : 그걸 말해주지 않으면, 나는 ─

스바루 : 롬 영감의 곁에 있어

페리스 : ───

스바루 : 장물 창고로, 가. 그러면, 알게 ······ 

페리스 : ───

페리스 : ─ 믿을게

페리스가 『성검』 을 만지고 마나가 흘러 들어간다

스바루 : 고마, 워 ······ 

페리스 : 그런 답례는 듣고싶지 않아  ····· !

그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스바루는
마치 참살당하는듯한 모습으로 『명검』 을 왼손에 내건다

그 검의 끝은 목구멍을 향한다

 

렘 : 살, 아줘요 ······ 

스바루 : 아아 ······ 이제 드디어, 나는 ─

여기까지 너무나도 길었다

오랜 여행길이 드디어 끝난다 ─

 

페리스 : ───

베아트리스 : ───

 

명검이 스바루의 목을 찔러 들어간다

페텔기우스 : 아아아아아아아!!

스바루 : ───

더이상 말을 할 수도 없다

그렇게나 피를 흘렸는데도
나올 피가 더 있냐는듯이 피가 흐른다

스바루의 안에 새어들어온 어둠이
빛을 참지 못하고 나가버리듯이 사라진다

스바루의 의식도 얼마나 남았는지 모를 정도로 사라져간다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헛된 마음에 침식되어
더이상은 페텔기우스의 죽음에 대해서 감회가 없다

눈동자에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베아트리스와 페리스가 비친다

그 눈동자가, 천천히 ─

천천히 닫기고 있었다

페리스 : ───

페리스 : 잘가, 멍청한 스바루뀽

─ 장물 창고 / 저녁

페리스 : ───

정신을 차리니, 베아트리스의 모습은 사라져 있었다

엘자와 미미는 한 마디만 남기고 헤어졌지만
그 두 사람이 무슨 대답을 했는지는
페리스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았다

스바루는 페리스가 돌아가는 길이 곤란하지 않도록
근처 마을에 용차를 준비해뒀었다

페리스 : 정말, 처음부터 ······ 

페리스 : ───

파트라슈 : ───

페리스 : ─ !? 너는 ······ 

파트라슈 : ───

페리스 : ······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는구나

페리스 : 멋대로 죽어버리기나 하고
정말 글러먹은 주인님이네

페리스는 파트라슈를 잠시 쓰다듬는다
다른 사람에게 만져지는걸 싫어했던 지룡은
목을 얌전하게 내어준다

페리스 : 변덕이라도 조금은 기쁘네

페리스는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다

파트라슈 : ───

그러자, 그걸 막듯이 파트라슈가 저지한다

페리스 : 잠깐, 뭐를 ─

항의하려는걸 페리스가 눈치챈다

파트라슈가 짊어진 안장에 편지가 끼워져 있었다

페리스 : 이건 ─

페리스는 그 편지를 꺼내들어 내용을 읽는다

페리스 : ─ 스바루 군이 보내는 편지

짧은 사죄의 말과
잃어버린 페리스의 기억에 대한 내용이 쓰여 있었다

 

페리스 : ─ 크루쉬 칼스텐 공작

페리스 : 크루쉬 님, 이라고 불렀다고 ······ ?

페리스 : 빌헬름 반 아스트레아 ······ 

페리스 : 빌 영감님 ······ ?

페리스 : ───

페리스 : 전혀 짚이는게 없는데

페리스는 그자리에 주저앉는다

아무것도 몸에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마음에 뚫려버린 거대한 구멍은
어디까지고 깊은 어둠만 있을 뿐이었다

탈력감에 눈물조차 나오지 않고
그저 무채색의 분노만이 가슴에서 소용돌이친다

페리스 : ─ 백경

페리스 : 그것이 나의, 제로 ─

페리스는 일어선다

어디로 가야하는지는 모른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수만은 없었다

파트라슈의 등에 타려고 하니
지룡은 그를 받아들이듯이 고삐를 내어준다

페리스 : ───

파트라슈 : ───

지룡의 강한 울음소리가 노을에 울려퍼진다

하나가 된 형태는
밤을 맞이하는 루그니카의 어둠속으로
녹아들어가듯이 사라진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