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 2 17화 / 분기 : 엘자 Ver

SAYO_ 2021. 9. 29.

제로에 이르러

─ 나츠키 스바루의 제로에 이르는 싸움의 행방은 ─

─ 구 아람 마을 근처 숲 / 낮

스바루 : ───

엘자 : ─ 끝났네

스바루 : 그래. 이제 전부 끝났어 ······ 

입으로 그 말을 내뱉어도, 어딘가가 실감되지 않았다

정말 끝난걸까?

하지만, 페텔기우스는 틀림없이 죽었다
마나가 담긴 『성검』 이 그것을 증명하듯이 꽂혀 있었다

그렇다면 이 기묘한 두근거림은 ······ 

스바루 : 엘자 ─

스바루 : 엘자 그란힐테 ······ 당신은 ─

스바루 : ─ 어?

엘자 : ─ !?

베아트리스 : 너 ······ 

꺼림칙하고 무서울 정도의 악의가
스바루의 내장과 목을 꺾어버린다

스바루 : 나는 ─

스바루 : ─ 저는 마녀교도 대죄주교 『나태』 담당

 

스바루 :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 입니다!

 

스바루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입꼬리가 찢어질 수준으로 올라간다

베아트리스 : 그럴수가 ─

페텔기우스 : 아아, 아아 ······ !
이 몸은 아주 친숙한 느낌이 드는군요 ······ !

페텔기우스 : 나쁘지 않은 몸입니다!
건강한 상태였다면 『손끝』 으로서 충분한 소질이 있었을 터!

베아트리스 : 어째, 서 ······ 

페텔기우스 : 이건 그야말로, 예, 맞습니다 ······ 
너무나도 지극히 몹시 비정상적으로 매우 극히
참말로 진실로 ─ 간단한 이야기인겁니다!

페텔기우스 : 그 단검이 꽂혔을 때는 이미
제 혼이 그 몸에 없었으니까 ─

엘자 : ───

페텔기우스 : 정말, 잠깐이지만, 근소하고, 극소하게
교차해버린 운명이었던겁니다

베아트리스 : 너의 그 몸은 
『명검』 이 꽂히기 전에 죽어 있었다 ······ 

페텔기우스 : 명답입니다!

페텔기우스 : 아니, 이것 또한, 저의 근면한 행운!

페텔기우스 : 그분께서 내려주시는 총애 덕분인겁니다!

페텔기우스 : 아아 ······ 저를 수호해주시는 사랑의 깊음에!
뇌가! 떨! 린다아아!

페텔기우스 : ─ 허나, 상처로 너덜거리는 이 육체는
이미 한계를 넘어버린 모양이군요

페텔기우스 : 어서 이 지긋지긋한 결계 밖으로 나가야겠습니다

스바루에 빙의한 페텔기우스는 명검을 쥐어들고
결계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그렇게 두지는 않는거야
이거를 보라는거야

베아트리스의 손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온다 

그 빛은 스바루의 눈동자에 들어가서
의식을 뒤집어쓴 페텔기우스의 지배를 흔든다

페텔기우스 : 크악!? 약아빠진 짓을!

페텔기우스는 쥐어든 『명검』 을 베아트리스에게 내리찍는다

페텔기우스 : 그 쓸데없는 빛을, 지우라는겁 ─

하지만, 그 검끝은 직전에서 제지당한다

스바루 : ─ 그렇게 두지 않는다

스바루 : 빛은, 없어지지 않아 ······ !

스바루 : 더이상 나의 소중한것들을
네게, 뺏기지, 않 ─

스바루 : 무슨 ······ 자아의 강함으로
저를 이길 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거냐고 ······ 

스바루 : 이쪽은 20년이나 쌓아온 증오라고 ······ !
말하지 않으면 기억도 못하는 네녀석이랑은 다르 ······ 겁니까!?

안그래도 상처로 가득한 몸에서
상반되는 두 자아가 격돌한다

스바루 :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뭐 이러냐고 ······ 

스바루 :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될걸 알고 있었던 기분이 들어 ······ 

스바루 스스로도 그것은 설명이 불가능한 예측이었다

하지만, 필요가 없다고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베아트리스에게 결계를 펼쳐달라고 하지 않았으면

페텔기우스의 혼은 결계 밖에 있는 손끝으로 도망갔을거다

스바루 : 너를 ······ 죽이기 위해서라면
길동무라도, 상관없어 ······ !

스바루 : 막다른 길이라고

스바루 : 무, 무슨 꿍꿍이를 ─ 알잖아?

스바루 : 내가 지금, 너의 어둠을 보고 있듯이
너도, 보일거잖아 ······ 

스바루 : ─ 컥억!?

페텔기우스가 비명을 지른다

나츠키 스바루라는 육체의 감옥
그가 쥐고 있던 『명검』

이제서는 어떠한 근면함도, 어떠한 나태함도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페텔기우스의 혼이 있었다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는 이미 끝났다

그럼과 동시에 ─

스바루는 체내에서 날뛰는 페텔기우스를 가두면서
『명검』 을 목구멍으로 가져다댄다

왼팔이 떨린다

스바루 : ─ !!

갑자기 내면에 심어둔 장치가 폭발해
쥐고있던 『명검』 을 지면에 떨어뜨린다

스바루 : 가만히, 좀 있으라고 ······ !

한 때, 페텔기우스의 심장을 꿰뚫었던 의수의 말뚝
그것을 스바루는 자신의 배에 찔러버린다

스바루 : ─ !!

격통이 전신으로 퍼진다

아득히 먼 20년 전의
배를 갈라버렸던 기억이 떠올랐다

스바루 : ─ !

전신에서 용솟음치듯이 땀이 흐르고
지면에 스며드는 선혈에 정신이 점점 멀어진다

이걸, 의수이지만 자신의 팔로 해버리다니
광기라고 해도 제정신이 아닐거다

그럼에도, 자신의 몸 안에 있는 악의에 고통받으며
어떠한 아픔이라도 버텨내겠다고 다짐했다

의수에서 튀어나온 말뚝의 끝이 창자를 뚫는다

스바루 : ─ !

스바루 : ······ 엘, 자 ······ 

페텔기우스가 아픔에 발버둥치고 있다
스바루 자신도 정신이 날아갈 지경이다

한계다

떨어진 『명검』 과 엘자를 번갈아 보며
스바루는 그녀에게 부탁한다

스바루 : ─ 목을 쳐줘, 부탁해

엘자 : ───

엘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또한,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엘자는 그렇게 아무런 말도 없이
『성검』 을 손에 쥐고 스바루 앞에 선다

스바루 : ───

 

렘 : 살, 아줘요

 

스바루 : 아아 ······ 이제 드디어, 나는 ─

여기까지 너무나도 길었다

오랜 여행길이 드디어 끝난다 ─

 

엘자 : ───

사신의 얼굴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스바루 : ───

『명검』 이 스바루의 목을 베어버린다

페텔기우스 : 아아아아아아아!!

그렇게나 피를 흘렸는데도
나올 피가 더 있냐는듯이 피가 흐른다

스바루의 안에 새어들어온 어둠이
빛을 참지 못하고 나가버리듯이 사라진다

스바루의 의식도 얼마나 남았는지 모를 정도로 사라져간다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로 헛된 마음에 침식되어
더이상은 페텔기우스의 죽음에 대해서 감회가 없다

눈동자에는 하늘을 배경으로 한
베아트리스와 엘자가 비친다

그 눈동자가, 천천히 ─

천천히 닫기고 있었다

엘자 : ───

엘자 : 역시 네 창자는 예쁜 색깔이었구나

─ 구 아람 마을 근처 숲 / 낮

엘자 : ───

스바루가 죽고 얼마 되지 않아 찾아온
페리스에게 모든것을 떠넘기고, 엘자는 그 장소를 떠났다

마음이 뻥 뚫려버린 베아트리스와 
망연자실하게 서있던 페리스

작별인사를 할 필요성도 보이지 않았고
엘자는 깊은 한숨을 쉰다

엘자 : 고생한 보람이 없었네

엘자 : 이 기분은, 너무나도 불쾌한 ······ 
그래, 불쾌한 감정이야

엘자 : 나는 그의 배를 갈라보고 싶었어

엘자 : 그게 목을 치게 될줄이야 ······ 

??? : 언니?

엘자 : 어머?

숲 안쪽에서 작은 형체가 모습을 드러낸다

미미 : 오오! 적절하게 피떡칠이 되어 있으시구만요

엘자 : 너도 남말 할 처지가 아닐 정도로 너덜너덜한걸

미미 : 싸우다 생긴 상처는 용병의 군장!
대신에 적은 전멸!

미미 : ─ 그래서, 오빠는 어떻게 됐어?

엘자 : 죽었어

미미 : ───

미미 : 그렇구나, 죽었구나. 정말 유감이로군요

엘자 : 그래도, 숙원은 풀렸다나봐

미미 : 오오, 해냈구나!
오빠는 할 때는 하는 사람이라고 미미는 생각하고 있었어요

미미 : 마지막에는 개운해진 느낌?

엘자 : 어땠으려나? 그렇게 깊게 보지는 않아서

미미 : ─ 언니, 앞으로 어떻게 할거야?

엘자 : 글쎄, 딱히 정한건 없지만 일단 왕도로 돌아가려고

미미 : 왕도! 햄버르거! 쏴줘!

엘자 : 약속했던건 내가 아니었잖아?

미미 : 오빠 대신에!

엘자 : ───

엘자 : ─ 어쩔 수 없네. 그정도는 해줘도 괜찮겠지

미미 : 신난다!

미미 : 저기 저기, 언니! 언니는 정의의 편?

엘자 : 정의의 편은 아닌걸

미미 : 그럼, 악의 편?

엘자 : 극단적이네
일부러 악을 표방할 생각은 없지만

엘자 : 둘중 하나만 고르라면, 악인게 편하게 느껴지겠네

미미 : 그런가 ─

미미 : 그럼, 언젠가 미미랑 대결할지도 모르겠구만요

엘자 : ─ 어머

엘자 : 그건 너무나도 멋진 예언인걸

기울어버린 태양 아래에서 엘자와 미미가 걸어간다

두 사람의 길이 어디선가 또 교차할거라는 예감은
쪼개져버린 엘자의 기분을 작게나마 위로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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