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수의 길을 걷는 스바루에게
자신이 겹쳐보이지 않을 수 없었던 알코르
다시 추체험으로 돌아가, 구 리버크 저택으로 도착한다
─ 구 리버크 저택 보물창고 (추억향) / 밤
알코르 : 여기에 『정령 죽이기』 가 ······
알코르 : 『꿈먹음』 도 정령이라면, 이걸 쓸 수 있지 않겠나?
티세라 : 추억향에 있는 실제 세계는 단순한 장식품
티세라 : 왕도에 다니는 사람들이 엔피시 몹?
같은거에 불과해서 검은 힘을 쓸 수 없다
알코르 : 역시 그렇게 이야기가 잘 풀리진 않나 ······
티세라 : ─ 그저
알코르 : ───
티세라 : 그 『꿈먹음』 이 『가능성의 세계』 와 일체화하면
승산이 있을지도 모른다
티세라 : 『가능성의 세계』 안에서라면
하정적으로 『정령 죽이기』 의 힘을 발동시킬 방법이 있다
알코르 : 그런 기대를 하고 있었지
어떤 상황이라도 샛길은 있는 법이군
알코르 : 그건 어떻게 하면 되는거지?
티세라 : 들으면 후회할지도 모른다만
알코르 : ───
알코르 : 여기까지 왔는데, 다른 방법도 없을거 아냐?
티세라는 10초 정도 생각하다가 설명하기 시작한다
티세라 : 이 허구의 세계에서라도
현실로 받아들이도록 ─ 『동화』 한다
알코르 : ─ !?
티세라 : 정신적인 부하는 추체험과는 비교할 수 없다
실행하게 되면, 이 세계의 사건들이 알코르의 현실 되어 ─
티세라 : 지금 알코르의 몸으로 있을 수 없게 되겠지
알코르 : 내가, 내가 아니게 된다고 ······ ?
티세라 : 여기 가능성의 나츠키 스바루는
대체로 제정신이 아닌 상태다
티세라 : 그 광기를 받아들이면 지금처럼 있지 못할거다
알코르 : ───
알코르 : ─ 그렇군
알코르 : 듣고보니 ······ 하고 싶지 않긴 하네
알코르 : ───. ──. ─
이 세계의 나츠키 스바루를
또 하나의 자신이 얽매여 있는 알코르이기 때문에
그 선택은 죽음에 필적하는 수준이었다
상처 투성이의 심장에 다시 한 번 깊은 상처를 넣기 위해
가슴을 내미는것과 같은 말이다
알코르 : 이건 ─
알코르 : 이건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겠지?
티세라 : ─ 응
알코르의 물음에 티세라가 수긍한다
티세라 : 이게 가능한건, 나츠카 스바루에게 있어서
나츠키 스바루인 자 ─
티세라 : ─ 알코르 뿐
알코르 : ······ 너는 여기까지 알고서도
나의 가능성을 넓히려고 들었던건가?
티세라 : 아니. 전혀, 단연코
티세라 : 그래도, 알코르의 가능성이 보였던건 사실이다
너는 가능성의 빛을 숨겨두고 있어
티세라 : 아직 알코르 스스로도 모르는 알코르가 있다
티세라 : 여기서 끝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하늘에 걸어볼 도박은 ─ 있어
알코르 : ······ 도박인가
알코르 : 오랜 세월동안 지고 살아왔으니
앞으로 있을 승패가 어떻게 될지는 눈을 돌려두고 있었다
알코르 : 이제와서 승패에 대해서 고민해봐야 하겠지만 ······
티세라 : 하겠지만 ······
알코르 : ─ 이제서부터 새로 태어나는 심정으로
이를 악 물어도 괜찮겠네
티세라 : ─ 알코르가 실패하면 어쩌피 나도 거기서 끝
티세라 : 혼자 저승길로 보내지는 않을테니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알코르 : 같이 가는건 사양하겠어
알코르 : ─ 티세라, 그 『동화』 라는걸 해줘
티세라 : ─ 응
티세라 : ───
티세라의 손바닥에서 마법진이 떠오르고
그 손이 알코르에게 닿는다
알코르의 시야가 한순간 하얗게 핑 돌아
눈을 질끈 감았다 뜨니, 눈앞에 인간의 형체가 나타난다
스바루 : ───
알코르 : 이건 ─ 재현자?
티세라 ; 『동화』 를 할 때, 『가능성의 영역』 도
『동화』 상대를 거두려고 한다
스바루 : ─ !
알코르 : ─ 크윽!?
20년이 흐른 스바루가 검을 뽑아들고 알코르를 베어든다
알코르는 아슬아슬한 차이로 참격을 회피한다
알코르 : 『동화』 는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말인가 ······
알코르 : 좋다. 너는 나다. 나는 나를 뛰어넘겠어 ─ !
스바루 : ─ 샤마크
알코르 : ─ !? 위험해 ─
알코르 : ───
샤마크의 안에 갇혀버린 알코르는 몸이 묶여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며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오감과 의식의 연결고리가 모두 끊어져버렸다
알코르 : ───
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허공 저편에서 알코르를 비웃는 소리가 들려온다
과거에서, 미래에서, 자신에게 눈을 돌려왔던 인간에게 ─
이제와서 무언가를 하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
알코르 : 아아, 아아아아 ······ !
스바루 : ───
알코르 : ─ !
샤마크에 의해 육체를 자각할 수 없었던 알코르를
그의 재현자가 감싼다
알코르 : 내가 나 자체를 자각하지 못해도
재현자는 조종할 수 있었다 ······
스바루 : ───
알코르 : ─ 큭!
스바루의 검과 알코르가 조종하는 재현자의 검이 부딪친다
샤마크의 어둠속에서 쇳소리에 반응해
칼과 칼이 마주할때마다 불꽃이 춤을 춘다
알코르 : ───
재현자를 상대로 싸우는 스바루를 보며, 알코르가 당황한다
20년간 복수에 검을 갈아온 나츠키 스바루는
이렇게나 싸우려 들었던건가 ─
알코르 : 그것이 나의 가능성 ─
1대 1로 싸우면 절대로 이길 수 없었겠지
알코르 : 재현자는 나츠키 스바루의 ─
나의, 우리들의, 여기까지 걸어온 연결고리의 힘이다
알코르 : 나는 그걸 받아들이겠어
알코르 : 그리고 너도 받아들이겠다 ─ !
재현자의 검이 복수자 스바루를 양단한다
스바루 : ───
상대의 몸에서 빛의 입자가 되어 분해되더니
알코르의 몸에 빨려 들어온다
알코르 : ─ !?
충격이 알코르의 안을 뛰어다닌다
전신을 태워버릴 정도의 후회와 초조감. 그리고 분노
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낄낄낄낄낄낄
머리에 울리는 페텔기우스의 비웃음
알코르 : 아아 ─
알코르 : 아아아아아아악!!
렘 : 살, 아줘요
베아트리스 : 베티에게 있어서 그 시간도
만연하게 지내온 나날에 불과한거야
페리스 : 줄곧 내가 고통받던걸 알면서도 냅두고 있었다고?
페텔기우스 : 당신, 아직도 『나태』 하시군요!
알코르 : 그아아아아아아악!
알코르 : 나 ─ 나는!
억누르던 감정에 마음이 붕괴한다
20년이라는 세월의 증오가
알코르의 마음을 빈틈없이 채워나간다
렘을 잃고, 모든것을 등에 짊어지고
베아트리스를 이용하고, 페리스를 고통스럽게 ─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 ─
그저, 그저 그 남자를 죽이기 위해 살아왔던 복수귀 ─
??? : 나는 ······
티세라 : ─ 알코르
어둠속에서 소녀의 모습이 떠오른다
소녀는 알코르의 이름을 부르고 작은 손으로 뺨을 쓰담는다
티세라 : 여기에 있는건, 알코르
티세라 : 괜찮아. 티세라는 알고 있다
티세라 : 알코르의 가능성은 이런데서 끝나거나 하지 않을거다
??? : 나는 ─
설령 과거에, 미래에 자신의 등을 보고 있었더라면 ─
라이라 : 그 가면을 어쩌다 쓰게 된건지
왜 새로운 이름이 필요했는지, 잘 생각해봐
시온 : 알코르 씨도 같이 가는건 어떨까요
스바루 : ─ 알겠어. 선두는 맡겨둘게, 형제!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스스로 쓴 가면이다
알코르 : 나는 알코르다
그 사실도 선택도 사라지지 않는다
결코 사라져서는 안된다
알코르 : 나는 알코르다. 내가 나임에 있어서는 ─
알코르는 그의 뺨을 쓰다듬던 티세라의 손을 만진다
알코르 : ─ 절대로 도망치지 않는다
제대로 눈을 뜬 알코르를 보며, 티세라가 작게 수긍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