흠 ······
소녀의 생일을 성대하게 축하하는 의식이라 듣고서
소녀 스스로가 발을 옮겨 왔거늘
평범한 노래에 평범한 연주 ······
이래서야 길가에서 불이나 뿜어대는 광대를 보는 게
더 기분이 나을지도 모르겠구나
그럼에도, 네 녀석들은 다시금
소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물건을 봉납하겠다는 말인가
범골이 찾아내온 정도의 물건으로
소녀의 흥미를 돋굴 수 있다고 생각이 되지 않지만
그렇게까지 말을 한다면, 흠
책을 모아오거라
시집, 도록, 동화책, 무엇이든 다
네 녀석이 아는 선에서의 책을 소녀 앞에 가져오거라
만에 하나라도 그 사이에 소녀가 모르는
훌륭한 책이 있다고 한다면
크게 칭찬해주도록 하겠다!
호오, 이 저택 구석을 메울 정도로 용케도 모아 왔군
허나, 이것도 저것도 이미 있는 물건뿐이군
나의 저택 서고에 출입하는걸 특별하게 용서하겠다
알과 같이 이 책들 사이에서 없는 것을 찾아내도록
소녀는 소녀 조차도 모르는 책이 있다면
크게 칭찬해주겠다고 말했을 터
소녀에게서 칭찬을 받고 싶다면
네 녀석이 모아온 책더미에서
평범한 것들만이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해보이거라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에는
소녀의 손으로 수고를 들이는 수밖에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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