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유원지 19B화

SAYO_ 2023. 3. 4.

관람차는 다시 돈다

─ 크루쉬에게 차인 클라라
그녀의 마음이 다다르는 장소는 ······ 

─ 팩 랜드 / 저녁

스바루 : 두 사람이 탄 곤돌라가 슬슬 내려올텐데 ······ 

람 : 클라라 님은 고백하셨으려나 ······ 

스바루 : 믿을 수밖에 없어 ······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지만 ······ 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인가

렘 : 괜찮아요! 클라라 님은 렘과 약속하셨는걸요!

렘 : 클라라 님의 마음은 크루쉬 님에게 닿을 수 있을 거예요!

스바루 : 렘 ······ 

람 : 크루쉬 님만 내리시는데 ······ ?

에밀리아 : 무슨 일이지 ······ ?

크루쉬 : 미안하다
부탁을 할 처지는 아닌 것을 거듭 알지만
클라라 마론탈을 부탁해도 괜찮겠는가?

스바루 : 크루쉬 씨 ······ 

크루쉬 : 나는 오늘은 이제 돌아가는 편이 좋겠지
보답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받겠다

에밀리아 : 크루쉬 씨 ······ 

에밀리아의 부름에 크루쉬는 눈짓만 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관람차가 돌아간다
클라라는 내리지 않는다

렘 : 렘이 갈게요

람 : 렘 ······ 그렇네. 렘이 적합하겠어

렘이 클라라가 있는 곤돌라 안으로 달려들어갔다

스바루 : 렘 ······ !

렘 : ───

클라라 : ─ 렘 씨

렘 : ─ 클라라 님

클라라 : 저 ······ 저, 크루쉬 님에게 ······ 

렘은 클라라를 껴안았다
어떤 위로의 말을 건네야할지 몰라서였다

아마도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말은 없을 것이다
렘은 직감적으로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태도로, 행동으로, 클라라는 혼자가 아니다
고독하지 않다고 전하고 싶었다

렘 : 죄송해요 ······ 머리가 새하얀 상태로 와버렸어요

클라라 : 왜 렘 씨가 사과하시는 건가요?

렘 : 그야, 스바루 군이나 언니라면 이럴 때에
클라라 님이 기운을 차리실 수 있는 말을 할 수 있을텐데 ······ 

클라라 : 하지만, 지금 여기에 있는 건 렘 씨예요

렘 : ───

클라라 : 그리고, 지금 상황을 한 마디로 위로받을 수 있을 정도로
저는 머리가 비어 있지 않답니다

렘 : 클라라 님 ······ 

클라라 : 무책임하게 응원해주던 걸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클라라 : 제가 원하던 건, 렘 씨의 말
마지막에 등을 밀어주시던 것이었으니까요

클라라 :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기도 했었고 ······ 

클라라 : 크루쉬 님께서 강한 각오로 
저 모습을 하고 계시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클라라 : 그런데도, 그런 방법으로 마음을 털어놓은 이상 ······ 

클라라 : 답은 정해져 있었던 거예요

클라라 : 저는 연애도 꿈도 포기할 구실을 찾고 있었을 뿐 ─

렘 : ─ 아니예요

렘 : 아니라고 생각해요. 클라라 님은 진심이에요!

렘 : 진심이 아니라면
이렇게 크루쉬 님을 그린 옷을 만들지 않으셨을 거예요

렘 : 용기를 내서 얼굴을 마주하고 고백하지도 않았을 거예요

렘 : 그러니까 ─ 오늘 이 구두를 골랐을 때의 기분을
잊지 않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클라라 : ─ 맞지 않는 구두에 상처를 입으면서까지
왕도를 걸어갈 수 있기는 할까요?

렘 : 또 다치면 불러주세요. 곧바로 달려갈게요

클라라 : 후후

클라라 : 렘 씨, 당신도 제법 오니가 들려 있네요

렘 : 렘이 오니가 들려 있다면
클라라 님도 오니가 많이 들려 있으셔요

클라라 : 사랑을 하는 여자아이는 
다들 오니가 들려있는 거겠네요

렘 : 네 ······ 그러니까, 웃으면서 미래를 이야기해요

렘 : 클라라 님의 사랑, 꿈에 대해서
앞으로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렘 : 렘과 함께 생각해보시지 않겠어요?

클라라 : ─ 물론이죠

노을에 붉게 물든 곤돌라 안에서
렘과 클라라가 그 손을 강하게 잡았다

곤돌라가 지상에 내려올 때까지
두 사람은 그 손을 놓지 않았다

크루쉬 : ─ 후우

팩 냥코 : 푹신, 푹신 ······ !

크루쉬 : ─ 그래서,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생각이지?

팩 냥코 : 푹신 ······ !

크루쉬 : 설마, 내 눈을 속일 수 있을거라 생각했나
─ 페리스?

팩 냥코 : ───. ──. ─.

페리스 : 얼라라. ─ 언제부터 아셨어요?

크루쉬 : 처음부터다
지룡 고 라운드에서 에밀리아와 같이 탔을 때부터
안에 있지 않았는가

페리스 : 으 ······ 정말 전부 보이고 계셨네요

페리스 : 일부러 전령까지 남기면서
크루쉬 님에게 거짓말을 했는데 ······ 

크루쉬 : 그 시점에서부터 무언가가 있지 않나 싶었다만 ······ 

크루쉬 : 왜 이런 행동을 했지?

페리스 : 그건 ······ 저 아이가 진심으로 
크루쉬 님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버렸으니까 ······ 예요

크루쉬 : 그렇게 할 필요는 없지 않았나
내게 거짓말을 할 이유가 되는가?

페리스 : 그건 복잡한 소녀의 마음인 거예요!

페리스 : 에밀리아 님만이라면 둘째치고
스바루뀽네의 눈 앞에서 페리가
크루쉬 님을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응원이라도 하면

페리스 : 이상한 억측이 돌 게 분명하잖아요!

크루쉬 : ─ 소녀의 마음은 어렵군

페리스 : 맞아요! 소녀의 마음은 복잡해요!

크루쉬 : 그렇군 ······
그나저나, 내가 클라라 마론탈의 고백을 듣고서

크루쉬 : 조금이라도 마음이 흔들린다고 말했다면
그 복잡한 소녀의 마음은 어떻게 되나?

페리스 : 질투하죠!

페리스 : ─ 하지만, 그러지는 않겠죠

크루쉬 : ─ 그래, 그렇군. 네 말이 맞다

크루쉬 : 나는 멈출 수 없다
오늘이라는 날에 마음이 동요해서는 안 된다 ······ 

크루쉬와 페리스를 태운 용차가
루그니카 팩 랜드를 뒤로 하고 떠난다

크루쉬 : 루그니카 팩 랜드 ······ 
나쁘지 않은 휴일이었군

페리스 : 또 기회가 생기면 오시나요?

크루쉬 : 조금 더 여러가지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만
당분간은 무리겠지 ······ 

크루쉬 : 또 내일부터는 바빠진다 ······ 
영지의 시찰, 영주들의 알현, 밤은 누구의 무도회도 있지

페리스 : 서벤지 후작 주최의 무도회죠

크루쉬 : 그랬지 ······ 
너무나도 마음이 가지 않는 상대였기에 잊고 있었다

페리스 : 그러고 보니, 크루쉬 님
서벤지 후작에 대해서 들어온 이야기가 있어요

페리스 : 클라라 마론탈 님은 가까운 시기에
서벤지 후작의 자제분과 결혼하실 예정이래요 

크루쉬 : 그런가 ······ 
이제와서 내가 무언가를 입에서 꺼낼 처지는 아니다만 ······ 

페리스 : 아뇨,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크루쉬 님은 오늘 여기에 오지 않았을까 싶어요

크루쉬 : 그렇군 ······ 그런 건가

페리스 : 페리에게 있어서는 이것도 어떠한 인연이고
살짝은 참견을 불태워도 되지 않냐고 생각해요

크루쉬 : 어떠한 인연이 아니다
페리스, 알고서 예정을 들인 거지?

페리스 : 글쎄요, 무슨 말씀이시려나?

크루쉬 : 문제가 있는 상대인가?

페리스 :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아버님의 지위를 이을 그릇은 아니다, 일까요

크루쉬 : ─ 알겠다. 내일 조금 찾아보도록 하지

페리스 : 크루쉬 님이라면 그리 말하실 거라 믿고 있었어요

크루쉬 : 그런데 페리스
나는 아직 거짓말에 대한 벌을 전하지 않았군

페리스 : 네?

크루쉬 : 신뢰하는 기사의 불총에 머리가 조금 아파졌다
저택에 돌아가는 동안 어깨를 빌리고 싶군

페리스 : 에, 에에에에엑 ─ !?

크루쉬 : ─ 얌전히 있어라. 잘 수 없지 않는가

페리스 : ───

페리스 : ─ 후훗. 편히 쉬세요, 크루쉬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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