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
─ 오니족으로 태어난 쌍둥이, 람과 렘
너무 우수한 언니가 있었던 렘의 기억
─ 오니족 마을 광장 / 밤
족장 : 우리 오니족에게 있어서
쌍둥이는 기피시되는 존재 ─
모친 : 기다려주세요 촌장님 ─
촌장 : 안된다
오니족의 긍지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처분하지 않으면 안된다
촌장 : 그것이 오니족의 풍습이니라
촌장이 쌍둥이에게 손을 대려는 순간
복숭아빛 머리를 가진 언니쪽의 뿔이 빛나
맹렬한 회오리를 불러내 촌장을 날려보냈다
촌장 : ─ 으오오오오!?
촌장 : 무슨 ······ !! 이 아이는 ······ !
─ 오니족 마을 근처 폭포 / 낮
람 : ───
촌장 : ······ 선조 오니들도
이정도로 마나를 잘 다루진 못했다
촌장 : 그야말로 신동이구나 ······
주민 : 뿔 하나인데도 이정도 힘인데
만약 두개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
렘 : ······
─ 람과 렘의 집 / 밤
부친 : 장하구나, 람
모친 : 렘은 언니를 본받고 힘내야겠네
부친 : 괜찮아
렘도 언젠가 굉장한 힘을 보여줄거야
모친 : 언니의 동생이니까 당연하겠지
부친 : 기대하고 있어
렘 : ······
람 : ······
─ 오니족 마을 근처 폭포 / 밤
렘 : ─ !!
렘 : 언니처럼 될 수 없어 ······
람 : 괜찮아
렘 : 언니 ······
람 : 렘은 렘이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말, 신경 쓸 필요 없어
렘 : (오니의 힘이라면 언니에게 적은 없어
그렇다면 ─ )
─ 람과 렘의 집 / 아침
렘 : 저기, 엄마!
모친 : 무슨 일이니?
렘 : 내일 저녁은 렘이 만들게!
람 : 렘은 뭘 만들거야?
렘 : 으음 ······ 바르바로 토끼 고기랑
숲속 나무 열매를 구운거랑
그리고 찐 감자!
람 : 람도 도와줄게
렘 : 아니야, 렘 혼자로도 충분해, 보고 있어
─ 숲속 / 낮
렘 : 열매는 이정도면 충분하겠지 ······
다음은 바르바로 토끼 ······
렘 : ─ 어라, 비 ······ ?
갑작스런 폭우로
토끼를 잡으려던 렘은 포기하고 서둘러 돌아간다
렘 : 하아, 하아 ······ 빨리, 돌아가야해
렘 : ─ 으앗!?
렘 : 어 ······ !
시야를 하얗게 만들어버린 수수께끼의 뇌광
벼락을 맞고 타오르는 나무가 렘쪽으로 쓰러진다
그 순간, 저편에서 날아온 바람의 칼날이
쓰러지는 나무를 양단하고 렘을 구한다
람 : 렘, 괜찮아?
렘 : 어, 언니 ······ !?
람 : 늦지 않아서 다행이다 ─
렘 : 언니 ······ 고마 ─
렘의 목소리가 멈춘다
저녁으로 쓰려고 모아뒀던 나무의 열매가
쓰러지던 나무 아래에 깔려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렘 : 아 ······
람 : 또 모으면 돼, 돌아가자
─ 람과 렘의 집
렘 : ······
모친 : 둘 다 무사해서 다행이다
렘 : 둘 다 ······
부친 : 렘, 앞으로는 혼자 숲에 들어가지 마라
모친 : 언니한테 걱정끼치면 안되잖니
렘 : 응 ······ 죄송해요 ······
람 : 그것보다 이거, 렘이 만든 찐감자인데
간이 잘 되어서 엄청 맛있어
부친 : 정말이다, 맛있네!
모친 : 후후후, 렘도 이렇게 맛있는걸 만들 수 있구나
렘 : ······
렘 : ───
모친 : 괜찮아, 렘
둘 다 무사한게 제일 다행인거야
부친 : 맞아, 무사해서 다행이지
렘 : 엄마, 아빠 ······
촌장 : 아니, 무사한건 람만 있는게 더 좋았지 ······
주민 : 그렇지
주민 : 그러게나 말입니다
모친 : 맞아, 쓸모없는 렘은 죽어버려
부친 : 람만 무사하면 장땡이지
렘 : ─ !! 싫어!
람 : 렘 ······
렘 : ······ 언니 ······
람 : 괜찮아 ······ 렘은 괜찮아 ······
렘 : 언니 ······
─ 람과 렘의 방 / 심야
렘 : ······ 아, 음 ······ ?
람 : 무서운 꿈이라도 꿨구나
렘 : 언니 ······
람 : 괜찮아. 람이 붙어있으니까
렘은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람 : 그리고 손을 꼭 잡고 있으면
나쁜 꿈은 어디론가 날아갈거야
렘 : 응, 언니 ······ 정말 좋아해 ······
렘 : (역시 언니는 굉장해
어떻게 봐도 적이 없을 정도야)
렘 : (그렇다면 렘은 더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돼 ······ )
렘 : (그저 언니의 뒤를 따라가기만 해도 ······ )
그리고 그 날이 왔다
밤중에 눈을 뜬 렘은 곁에 람이 없다는걸 깨닫고
언니를 찾으러 나서는데 ······
렘 : 언니 ······ ?
렘 : ─ ?
─ 오니족 마을 / 심야
렘 : ─ !!
렘 : 어, 어어 ······ !?
마녀교단 : ······
마녀교단들 : ······ !
렘 : 시, 싫어 ······ !
람 : 하앗!
마녀교단들 : ······ !
렘 : 언니 ······ !
람 : 렘, 무사해서 다행이다 ······
마녀교단 : ─ !!
람 : ─ 아직!?
렘 : 아아, 드디어 부러졌다 ······
렘 : 나때문에 ······
렘 : 언니의 뿔이 잘리고 힘을 잃었다
렘 : 그후로 언니 ······
언니도 할 수 있는 일을
렘 : 전부 렘이 대신 할 수 있어야해 ······
렘 : 언니라면 이렇게 했을거야 ─
렘 : 언니라면 더 굉장하게 ─
렘 : 언니라면 더 잘했을거야 ─
렘 : 언니가 할 수 있는 일을 따라한다
그것조차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자신은 가치가 없다
렘 : 잘했다고 주인님은 칭찬해주신다
렘 : 그 말은 고향에서 얼마든지 받았었다 ─
렘 : 무리하지 말라고 언니는 렘을 걱정한다
렘 : 아무리 무리해도 모자라다 ─
렘 :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냐고
누군가가 무신경하게 물어온다
렘 : 그건 당연한 일이다
이것도 저것도 다 부족하니까 ─
렘 :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렘 : 모든것은 그 불타는 날 밤 떠올려버린
한없이 어리석은 생각의 속죄를 위해
렘 : 무엇을 하면 속죄할 수 있는가?
렘 : 렘이 빼앗아버린
언니가 걸어야했을 길을
신명을 다해 개척하는 것으로
렘 : 렘의 모든것은 언니의 열화판이니까
대용품에 불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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