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바라던 아침
─ 스바루가 에밀리아의 방에서
기다리고 바라던 다섯번째 아침을 맞이하는데 ······
─ 에밀리아의 방 / 이른 아침
??? : ······ 루 ······ 바루 ······
에밀리아 : 스바루! 일어나!
스바루 : 어? 아, 에밀리아 ······ ?
에밀리아 : 갑자기 깨워서 미안해!
큰일이야! 얼른 일어나줘!
스바루 : 어? 어라, 뭐야? 무슨 일이야?
에밀리아 : 나중에 설명할테니까 지금은 서둘러줘!
스바루 : 서두르라니, 대체 뭐가 ······
에밀리아의 말에서 상황을 파악할 수 없다
서두르며 몸을 일으켜 목을 움직이며 느낀다
창문에서 새어들어오는 아침햇살
그것이 기대하던 아침이라는것을
스바루 : ───
스바루 : 아, 아침 ······ ? 아침이, 왔네 ······ 잠든 시간이랑 합쳐도 ······
스바루 : 5일째, 아침 ······
놀람과 그 광경에 침을 삼킨다
자신이 살아있다는것과, 지금이 꿈이 아닌걸 확인하며 ─
에밀리아 : ─ 스바루!
스바루 : ─ !? 아, 에밀리아, 미안, 그런데 ······
스바루 : 4일째 밤을 넘겼어. 드디어, 이걸로 너도 ······
에밀리아 : ─ 스바루, 진정해. 아무튼 지금은 나를 따라와줘
스바루 : 어? 어?
눈을 동그랗게 뜬 스바루의 팔을 끌어잡고
에밀리아는 방 밖으로 나가려고 한다
스바루 : 저, 저기, 무슨 일이려나.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
스바루 : 전부 잘 됐잖아? 그러니까 ······
람 : 아아아아아아아!
스바루 : 어?
에밀리아 : 스바루!
스바루 : 어, 어어!
─ 렘의 방 / 이른 아침
─ 도착한 방 안쪽에서는 통곡하는 람과
가만히 서있는 로즈월, 베아트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람이 매달린 침대에서는 한 소녀가 잠들어 있다
문자 그대로 잠들어 있었다 ─
스바루 : ───
람 : 아아아아아아아!
에밀리아 : ───
베아트리스 : ───
로즈월 : ───
스바루 : 어째서 ······ 렘이 ······
왜 렘이 살해당한거야 ······ ?
람 : ─ 만지지마!
람 : 렘을 ······ 람의 동생에 손대지마
스바루 : ───
로즈월 : 사인은 쇠약사구우나
자는 도중에 목숨을 깎아갔겠지
마법보다는 주술에 가까운 수단이다
스바루 뭐, 라고 ······ ?
스바루 : (그 주술은 렘이 원흉이 ······
주술사와 렘은 별개 ······ ?)
로즈월 : 손님, 뭔가 짐작가는건 없을까아나?
스바루 : 어 ······ 나?
로즈월 : 내가 아끼는 사용인이 이렇게 되어서
나는 다소 기분이 좋지 않네만
에밀리아 : 기다려줘, 로즈월
스바루는 계속 내 방에 있었다는걸 알고 있잖아?
로즈월 : 물론, 알고 있는 일입니다
그가 직접 했을거라곤 생각되지 않지요
로즈월 : 그저, 손을 끌어줬다는 가능성은 버릴 수 없죠
에밀리아 : 그럴수가 ······ ! 스바루, 네가 뭐라고 말해줘!
자기는 관련된게 없다고, 그럼 ······
람 : ─ 납득할 수 없어
에밀리아 : 어?
람 : 그딴 변명을 듣고 납득할 수 있을리가 없어!
스바루 : 이 ······ !
스바루 : ─ !?
람 : 아는게 있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뱉어!
스바루 : 기다려, 람! 그건 ······ !
람 : 큭!
에밀리아 : 람, 냉정해져! 스바루가 아는게 있더라도
그런식으론 아무런 이야기도 되지 않아!
로즈월 : 에밀리아 님, 지금 그를 감싸는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고 계십니까?
에밀리아 : 그건 ······
베아트리스 : 너야말로 냉정해지라는거야
스바루 :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아무런 변명도 없이 무력행사를 당하다니
너답지 않은 방법일까나
로즈월 : 네가 그렇게 나오다니, 별일이구우나
베아트리스 : 이녀석이 어떻게 되더라도 딱히 상관없는걸까나
그저, 거기 계집이 슬퍼해서
오빠야가 고통받는걸 보고싶지 않을 뿐인거야
람 : 그런건 이제와서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람 : 방해하지 말고 람을 보내줘
람 : 렘의 원수를, 아는게 있다면 전부 말해줘
람 : 람을 ······ 렘을 살려줘
스바루 : ······ 윽!
람 : 말해 ······ ! 거절한다면 ······ !
에밀리아 : 미안해, 람. 그래도 나는 스바루를 믿어볼래
스바루 : 에, 에밀리아, 나는 ······
에밀리아 : 스바루, 부탁해
에밀리아 : 네가 람을, 렘을 구원할 수 있다면 ······ 알려줘
스바루 : ───
스바루 : 미안해 ─ !
에밀리아 : ─ 아
스바루 : ······ 크윽!!
스바루는 에밀리아의 배려를 짓밟듯이 저택을 뛰쳐나가고
그 뒤에서는 마법이 맞부딪치는 폭음이 울려퍼진다
에밀리아 : 스바루 ─
─ 로즈월 저택 복도 / 아침
스바루 : 하아, 하아, 하아, 하아 ······ !
람 : ─ 반드시 죽여주겠어!!
스바루 : ───
모 아니면 도
─ 렘이 죽었다는 사실에 격분하는 스바루
일촉즉발한 분위기에서 스바루는
모든것을 가슴에 안고 도망치는 수 밖에 없었다
─ 숲속 길 / 아침
스바루 : 하아, 하아, 하아, 하아 ······ !
하아, 하아, 하아, 하아 ······ !
스바루 : (도망쳤어, 난 도망친거야)
스바루 : (도망쳐버렸어)
스바루 : (이제 더는 그 장소로 돌아갈 수 없어)
후회에 빠지며, 스바루는 그저 그저 달렸다
어디론가, 가 아닌, 어딘가로
스바루 : (어쩔 수 없었던거야 ······ !
나라고 뭐가 ······ 나라고도 그걸!)
스바루 : 그렇게나 ······ 즐거웠 ······ 었는데
그렇게 숲을 계속 걸어나가다 보니, 개방된 느낌의 장소가 나타난다
그곳은 가파른 언덕으로 되어있었고
더이상 이어진 길이 없는것처럼 보였다
스바루 : ───
스바루 : 닮았, 어 ······ 저번에, 그, 죽은 장소랑 ······
스바루 : 죽은 장소 ······ ?
스바루 : 죽으면 ······
스바루 : (─ 이 상황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건가)
절벽쪽으로 향한 스바루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치 그를 꾀하듯이 숲이 펼쳐져 있었다
스바루 : 그렇네, 죽으면 바뀌잖아
스바루 : (발버둥치고 발버둥쳐서
발버둥치고 나온 결과가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는거지?)
─ 절벽 위 / 낮
스바루 : ······ 절벽
스바루 : (이대로 눈을 감고 뛰어내리면 끝난다)
스바루 : 이번에 죽으면 난 어떻게 되는거지 ······ ?
스바루 : ───
앞으로 한 발만 더 내딛으면 끝난다
이 답도 없는 상황에서 어떠한 형태로든 도망칠 수 있다
그렇게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바루 : 젠, 장 ······
뒷걸음치고 자빠진다
다리가 떨리고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스바루 : 그저 단 한발이 ······
나에겐 이렇게 ······ 이렇게 간단한것도 ······
─ 절벽 위 / 저녁
??? : 드디어 일어났구나
스바루 : !?
절벽 위에서 망연자실한 스바루의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스바루 : 으 ······ 아악 ······ !!
람 : 이제 절대로 놓치지 않겠어
돌아본 순간, 저항할 틈도 없이 람의 손에 목을 잡혔다
스바루 : ─ !?
강하게 압박하는 손을 필사적으로 뿌리치려던 순간
몽롱하게 기억이 머리를 스쳐지나간다
스바루 : (이 감촉은 ······ )
스바루 : 그, 어억 ······ !?
람 : 죽고싶지 않으면 말해! 렘을 죽인건 누구야!?
스바루 : 컥, 그, 악!
스바루 : 가, 그, 오오, 그, 기, 극 ······ !
람 : ───
람은 스바루가 뭘 말하려는지를 깨닫고 손을 뗀다
스바루 : 커헉, 헉, 컥 ······
스바루 : 하아, 하아, 하아 ······
람 : 뭘 말하려고 했어?
람 : 렘을 죽인건 누구야?
람 : 아는게 있는거지? 네가 렘을 죽였다곤 생각되지 않아 ······
람 : 부탁이야, 부탁이니까 알려줘 ······
렘을 죽인건 누구야 ······ ?
스바루 : ───
스바루 : 미안해, 나는 정말 몰라
람 : ─ !
스바루 : 모르는것 투성이라고! 왜 이렇게 됐는지, 나도 ······
스바루 : 하지만 ······ 너희들은 ······
방금 그 순간, 람의 손을 잡았을 때
스바루가 고열로 잠들어 있었을 때
꿈속에서 누군가가 손을 잡아준 감각과 닮았다
스바루 : 아니, 그건 ······ 꿈이, 아니었다 ······ ?
람 : 무슨 소리야 ······ ? 알 수 있도록 말해!
람 : ─ !
돌연 무언가 깨달은 스바루에게
화가 치밀어오른 람이 바람의 칼날을 날린다
무거운 일격은 스바루의 오른쪽 어깨를 스쳐, 붉은 피를 흘린다
스바루 : 아가아악!
아픔이 머리를 불태운다. 세계를 붉게 물든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 아프다고
머리에서 그렇게 소리치고 있다
하지만, 그 고통과 같을 정도로 솟아오르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나츠키 스바루에게 물어온다
스바루 : 나는, 또, 뭔가, 가능하려나 ······ ?
람 : ─ 이런 상황에서 또!
람 : 렘은 이미 죽어버렸어! 이제와서 가능한게 ······ !
스바루 : 그렇, 지 ······
렘은 죽어버렸다. 죽은 사람은 되돌릴 수 없다,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스바루는 그것을
『없었던 일로 만들 수 있는』 수단이 있다
스바루 : (이봐, 나 자신, 뭘 생가갛는거야 ······ ?
모처럼 살려진 목숨인데 ······ )
스바루 : (렘은, 나를 ─ )
스바루 : 하 ······ 그 기억이 내가 본 환상이 아니라는걸
아무도 증명할 수 없다면 ······
하지만, 나츠키 스바루는 그런 녀석이다
겁쟁이에, 쫄보에, 소심하다, 그러니까 ─
형편 좋은 꿈을 잊을리가 없다
스바루 : ─ 그러니까, 모 아니면 도야
람 : 뭐라고 ······ ?
스바루 : 운명, 어디 한 번 해보자고 ······
내가 본게 그냥 좋은 꿈인지 아닌지 확인해주겠어!
람 : ─ !? 기다려, 그쪽은 ─
스바루는 발길을 돌려, 일직선으로 절벽을 달려나간다
람이 마법으로 준 어깨가 아파온다
기다리는 몇 걸음 앞의 미래를 두려워하고
손발이 납덩이가 되도록 무거워지는게 느껴진다
스바루 : 으랴아아아아!
이를 악 물고 울부짖으며, 익숙하지 않은 공포를 억누른다
눈치를 채니, 이미 지면이 없어졌으면 좋을텐데
아직 앞으로 2걸음이나 거리가 있다
그게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멀다
환상이 지나간다
형편 좋은 환상. 하지만, 확실히 있었던 풍경
그것을 되돌릴 수 있다면 ─
스바루 : ─ 나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증오로 가득찬 목소리가 들린다
그것이 이 세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듯이 소리친다
람 : ─ 반드시 죽여주겠어!!
그러니까 똑같이 이 세계를 인정할 수 없듯이 받아친다 ─
스바루 : ─ 반드시 구해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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