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 1 11화 / 분기 : True Ver

SAYO_ 2021. 7. 17.

상담

─ 스바루의 질문에 표정이 돌변한 감방장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그렇게 다짐하며 스바루는 기합을 넣는다 ······ 

─ 스바루의 감방 / 밤

감방장 : ───

스바루의 질문에 감방장의 표정이 굳어지고
노골적인 적의를 드러냈다

스바루 : (나머지는 오니가 나올지 뱀이 나올지 ······ 
어느쪽이든 이걸 넘지 않고 탈옥할 수 없어 ······ 
자, 어디 한번 해보자고)

천천히 높아져가는 긴장감
맨처음 나온 목소리가 승패를 가를 감각을 맛본다
그러기 위해 스바루가 말을 꺼내려는 선택을 하는데

하지만 ─

감방장 : 루달의 패 ······ 는 아닌 모양이군

스바루 : 아 ······ 

감방장 : 그녀석의 앞잡이라기엔
행동에 일관성이 없고, 너무 눈에 띈다
당장 어제 밤에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지

감방장 : 그리고 이제와서 날 노릴
이유가 없어 보이는것도 소극적인 판단이다만

스바루 : ······ 아니, 그래도 그렇게 봐주는게 맞아
나는 루달이라는 귀족의 부하가 아니야
오히려 그쪽의 적인게 틀림없겠지

감방장 : 루달의 적 ······ 

스바루 : 그야 내가 붙잡힌 이유가
그 루달이 정적을 쓰러뜨린 죄를 뒤집어 썼던거지
케올 백작은 혹시 알아?

감방장 : 케올 백작 ······ !
온건파의 거물이 죽었다는 말이냐!

스바루 : 나와 또다른 한 명이 그 죄를 뒤집어 썼다
그리고 살해를 의뢰한 배후쪽에서 보면
무죄를 호소하는 우리들의 존재는 방해될 뿐이고

스바루 : 그래서 입막음을 위해 
죽이려들 가능성이 높아. 그리고 ······ 

감방장 : 그리고?

스바루 : 나무를 숨기려면 숲의 안
─ 감옥의 죄인을 몰살시켜
그 안에 우리들의 죽음의 진상을 감출 작정일거야

감방장 : 그럴수가 ······ 
아무리 루달이라고 해도 거기까지 ······ 

감방장 : ······ 아니, 이유가 있다면, 인가
거기까지 해야될 이유가 있다면 할 수도 있어 ······ 

스바루 : 엄청 자세히 아네
슬슬 들려주면 좋겠는데

스바루 : 아저씨랑 그 루달 이그레시랑
도대체 무슨 관계인거야?
왜 루달은 아저씨를 죽이려 드는거고?

감방장 : 너는 ······ 아니, 여기까지 왔으면
너의 혈통을 의심해도 어쩔 수 없겠지

감방장 : 이미 꿰뚫고 있지 않느냐?
루달이 나를 노리는건
내가 녀석의 약점을 쥐고 있기 때문이지. 그건 ······ 

스바루 : ───

젤가 : 그건 내 존재 그 자체다
내 이름은 젤가. 젤가 이그레시아

스바루 : 이그레시아 ······ !

젤가 : 루달 이그레시아는 나와 피를 나눈 남동생이다

스바루 : ······ 이봐, 농담이지
그렇다는건 동생이 형을 죽이려 든다는 소리잖아
웃기지 말라고!

젤가 : 귀족의 문제다
상속 문제로 형제 자매 사이에서 살인이 나는건
그다지 드문 일도 아니지

스바루 : 그렇다고 해도 ······ ! 젠장!

젤가 : ······ 참으로 이상한 남자군
찰떡같이 사정을 빠싹하게 아는줄 알았더니만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군

스바루 : 난 그저 휘말렸을 뿐이라고 말했잖아
아저씨 동생의 상속 싸움인가 뭔가에

스바루 : 애초에 아저씨랑 루달은
누가 받을지를 문제로 싸움이 난거잖아
그러다가 아저씨는 동생한테 속은거고

스바루 : 그러다 아저씨는 감옥에 들어오고
루달은 무사히 가문을 물려받았다 ······ 어때?

젤가 : 큰 틀은 다르지 않다
그저, 한 구석만 크게 다른점이 있다

젤가 : 나는 공작에서 이미 죽은 인간이다
젤가 이그레시아는 상속 싸움에서 패배하고
꼴사납게 죽은걸로 되어 있지

젤가 : 지금 이렇게 살아 있는건
루달이 그냥 죽을때까지 살려만 두고 있는것과
나를 따르던 가신들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함이다

젤가 : 죽음을 선택하지 않고 살게 해달라
그렇게 바랬으니 다른건 없겠지

스바루 : 그런가, 그래서인가 ······ !

단념한듯한 젤가의 말을 듣고
스바루의 안에 있었던 의문에서 답이 나온다

지난번에 탈옥 계획에 대한 얘기를 꺼냈을 때
젤가가 협력을 약속해줬기 때문에
자신이 감옥을 벗어나는 상황까지는 버티다 끝났다

그 이유는 ─

스바루 : 상속 싸움에서 졌으니까 ······ 
그래서 승자한테 화풀이냐고!

젤가 : 그게 도리다
피를 나눈 동생이라고 하더라도 나는 패배했다
패배자가 어찌 승자를 거스르겠는가

젤가 : 루달이 나를 죽이고 싶다고 한다면
그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겠지
그게 패배자에게 있어서 당연한 일이다

스바루 : 뭐야 그게 ······ 아무리 그래도 이상하잖아

젤가 : ─ 내 나름대로의 결착이다
나 또한 형의 목숨을 빼앗았다
그런 내가 목숨을 구걸할 자격 따위는 없어

스바루 : 형을 죽였다는게 ······ 
그럼 상속 싸움은 ······ 

젤가 : 형과 나, 그리고 동생 셋이서 벌어진 일이지
엄밀히 말하면, 상속받을 형이 죽고
그 후에 나와 동생이 싸우게 된거지

스바루 : ───

젤가 : 형은 고결했지만 너무 상냥한 남자였다

젤가 : 이대로라면 다가온 벌레처럼
이그레시아 가문의 내면은 붕괴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형에게 손을 대었다 ······ 

젤가 : 형은 마지막 그 순간까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모르는 얼굴이었지

젤가 : 피를 나눈 형제의 콜로세움
그것도 세상을 배우는거라 자신에게 되새기며
나는 이그레시아 가문을 위해 일어섰다

스바루 : 그리고 상속 싸움에서 지고
동생에게 모든것을 빼앗긴건가 ······ 

젤가 : ───

스바루 : ······ 사정은 알겠어
아저씨가 얼마나 고뇌하고
이 감옥에서 얼마나 짓눌려 있었는지도 알겠어

스바루 : 패자의 의무라고 해도
승자의 룰에 따르는걸 모르지는 않아

젤가 : 그렇다면 ······ 

스바루 : 하지만, 내가 들어줄 수 있는건 거기까지야
변명따위 듣고싶지 않아

젤가 : 뭐? 변명이라고?

스바루 : 변명이 아니면 뭔데?
아저씨는 옛날에 대판 졌다. 그건 사실이잖아

스바루 : 그래도 아직 살아있잖아
살아있다는건 얼마든지 다시 승부할 수 있어
그런데도 벌써 승부를 포기했잖아?

스바루 : 그렇다면 이제 패배당하는게 싫어서
쫄아서 꼬리 말고 도망쳤을 뿐이잖아!

젤가 : 크윽 ······ 

스바루 : 그 결과가 잘난듯이 감옥 구석 여포인가
귀족의 제왕학 활용법에 웃겨 죽겠구만

스바루 : 아저씨한테 살해당한 형이
성불하지 못할지도 모를 정도야!

젤가 : 닥쳐!

스바루 : 그악!

젤가 : 네가, 네가 뭘 안다는거냐!
내 기분이든 귀족의 관례든 뭐든간에!

스바루 : 내가 알 바냐! 알고싶지도 않아!
난 외동이고 형제도 없고 귀족도 아닌 중류 가문 출신이야!

스바루 : 아저씨의 태생이잖아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아냐고

스바루 : 그래도 나도 아는건 있어
─ 살아있는 한, 진게 아니야

젤가 : ─ !

스바루 : 살아있으면 만회할 기회도 있어 
죽지 않았으면 찬스도 아직 있어

스바루 : 나는 몇 번이고도 싸울거야
상대가 난공불락 감옥이라고 하더라도
아저씨 형의 대귀족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젤가 : 너는 ······ 

스바루 : 이쯤 됐으니 대놓고 말할게
이대로 가만 앉아서 기다리면
그 동생의 명령으로 감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살해당해

스바루 : 아저씨는 죽을 이유도, 각오도 됐지
근데 그걸 다른 녀석들에게도 강요할 수 있냐고?

젤가 : ───

스바루 : 갑작스레 지나간 이야기라 확신은 없지만
그 동생은 쿠데타까지 일으킬 작정이라나본데
그렇다면 어쩔거고?

젤가 : 쿠데타, 라고 ······ ?
설마 루그니카 왕국에 대항하는건가!?

스바루 : 왕선 개최에 강하게 반대하는 세력이라더군
그럼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 아니겠어?

스바루 : 혹시라도 그게 실행되기 시작하면
피해는 이 감옥만으로 끝나지 않아
더 많은 사람들이 휘말려 죽을지도 몰라

 

스바루 : 아저씨가 패자의 책임을 다하는게
훌륭한 일일지도 몰라

스바루 : 하지만, 그러면 형의 책임은 어떻게 되는건데
가족의 책임은 다하지 않아도 괜찮은거냐고?

스바루 : 가족이라는 관계가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닐거잖아 ······ 

젤가 : 너는 ······ 대체 뭐냐?
너같이 약해빠진 남자가 어째서 그렇게
포기할 수 없는 말을 말하는거지?

젤가 : 어떻게 그렇게 강하게 있을 수 있는거냐?

스바루 : ······ 강하지 않아
그저, 포기를 모를 정도로 멍청할 뿐이야

스바루 : 아무도 도망칠 수 없어
─ 자신이라는 이름의 지옥에서 말이지

젤가 : 자신에게서는 도망칠 수 없다 ······ 

스바루 : 그러니까 싸우지 않으면 안돼
아저씨도 나도, 적도, 스스로와도

젤가 : ───

젤가 : 공포심에 도망치고 있었다 ······ 
아아, 그렇고 말고, 네가 말한대로다

젤가 : 도망쳤다.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 ······ !
하지만, 도망치는게 뭐가 나쁘다는 말이냐!

젤가 : 형을 죽이고, 동생에게 죽임당하는 상황에서도
내게 포기하지 말라고 말하는건가?
그렇게까지 해서 고통을 받아야 하는거냐고!?

스바루 : ─ 그래

젤가 : ─ 윽

스바루 :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해
아저씨가 짊어진 무게는 아저씨밖에 모르는거니까

스바루 : 하지만, 가령 내가 그 입장이라면
나는 절대로 사는걸 포기하지 않아

스바루 : 그리고 이건 내 어리광이지만
아저씨가 죽는걸 바라는것처럼 보이지 않아
아저씨도 죽는걸 바라진 않겠지

젤가 : 끽해야 같은 방에서 만났을뿐인 관계다
이틀밖에 지나지 않은 꺼림칙한 상대라고

스바루 : 그렇지, 아저씨한텐 그럴거야
그래도 나한테 있어서는 그게 전부가 아니거든

스바루 : 아저씨한테 진 빚이 있어
엄청 큰 빚이야 ······ 그러니까 냅둘 수 없어

젤가 : ───

스바루 : 설령 협력을 얻을 수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해야만 하는 일을 한다. 그래도 ─

스바루 : 여기를 나갔을 때
아저씨도 같이 가면 나는 더 기쁠거야
일단 생각해봐줘

젤가 : ─ 형, 나는 ······ 

젤가 : 나는 어디로 나아가면 좋은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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