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 페리스의 치료로 거의 회복된 스바루
복수를 위한 전력의 부족함을 느낀 그는 ······
─ 치료원 / 낮
페리스 : ─ 부탁할거?
스바루 : 네게 상담하고 싶은게 있어
눈을 뜬 다음날
스바루의 상태를 보러 온 페리스에게 말을 꺼냈다
페리스 : 나쁜 예감밖에 안드는데
스바루 : ───
페리스 : ─ 역시 부정하지 않는구나
페리스 : 미안하지만, 대단치도 않은 잘 모르는 일을
상담은 커녕, 들어줄 생각도 없어
스바루 : 대단치 않을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너는 듣지 않고는 못버틸거라 생각해
페리스 : 뭐야? 자신만만하네
페리스 : 어쩌피 내가 스바루 군의
복수를 도와줄 수 있게 도와달라는거 아니야?
페리스 : 그런 이야기에 어울리는것보다
찐으로 혀깨물고 죽어버리는게 오히려 낫겠어
방을 나가려는 페리스를 보고
스바루는 상체를 일으켜 고백한다
스바루 : 난 알고 있어
스바루 : 네가 잃어버린 너의 소중한 사람
페리스 : ───
스바루 : 네게 있는 그 상실감의 정체
방 안의 공기가 얼어붙는다
페리스는 천천히 스바루쪽으로 향한다 ─
페리스 : ─ 뭐라고?
목을 기울여 쳐다본다
스바루 : ─ 거짓말이 아니야
스바루 : 네가 한때 그사람과 같이 있던걸
나는 ······ 나만큼은 기억하고 있어
페리스 : ───
스바루 : 협력해준다면 알려주겠어
페리스 : 잠깐,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는데 ······ ?
페리스는 직설적으로 나오는 스바루를 쏘아보며
그가 말을 끝까지 하도록 지켜본다
하지만 그 눈동자엔 전혀 동요하는 기색조차 없고
복수자를 조롱할 여유조차 없어져버렸다
페리스 : 가령 ─ 혹시나 정말일 경우에 말인데?
페리스 : 최근 10년간 스바루 군이 크게 다쳐 왔을때
난 그걸 치료해줬을 뿐이지?
페리스는 스바루의 앞으로 걸어가
팔꿈치부터 없는 그의 왼팔을 꽉 잡는다
페리스 : 이 귀찮음을 봐주던 날부터 알고 있었다는 말이야?
페리스 : 줄곧 내가 고통받던걸 알면서도 냅두고 있었다고?
스바루 : ─ !?
페리스의 손이 닿은 부분에서 소름이 끼칠 정도의 혐오감이
스바루의 전신을 덮쳐왔다
뜨겁다 ─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뜨겁다
마치 내장까지 태워져버릴듯한 작열의 고통
이제와서 페리스의 손을 빌리고 싶다고 바라고
전신에 식은땀을 흘리며 스바루는 비명을 지른다
스바루 : ─ 으아, 아아아아아아악!
페리스 : 대답해줬으면 좋겠는데?
─ 페리스는 진심이다
대답을 얼버무리면 죽일수도 있을 수준이다
스바루 : 마 ······ 만회, 할 수 없었어 ······
스바루 : 이야기해도 쓸데없이 고통받게 됐을거라 생각해
페리스 : 그럼 왜 이제와서 말하는거냐고!?
스바루 ; 아, 으으윽 ······ !
─ 살해당한다
스바루 : ───
스바루의 시야는 이미 검게 물들어 있었다
자신의 몸이 어떻게 되어먹은 상태인지
그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상체를 일으켰을터인 몸은 어느샌가 침대에 누워있고
의도하지도 않은 경련을 계속한다
아프다, 아프다아프다아프다아프다
뜨겁다뜨겁다뜨겁다뜨겁다뜨겁다
죽는다죽는다죽는다죽는다죽는다 ······ !
스바루 : ───
갑자기 그에게 덮쳐졌던 고통들이 사라져간다
죽었나 ─ 그런 착각에 빠지면서
스바루는 잃어버렸던 오감이 돌아온다
스바루 : ───
몸이 급속도로 회복되는걸 느낀건
스바루를 내려깔고 보는
페리스의 냉혹한 눈동자와 마주친 순간이었다
페리스 : ───
페리스 : 다시 물어볼게
페리스 : 왜 이제와서 말하는거야?
스바루 : ───
스바루 : 너의 힘이 필요해
스바루 : 나 혼자로는 그 남자에게 이길 수 없어
스바루 : 네가 치유술사로 동행해준다면
더, 움직이기 쉬워질거야 ······
페리스 : ───
페리스 : 즉, 내가 싫어하는걸 알면서도
내 힘을 이용하기 위해
페리스 : 나의 소중한것을 인질로 잡고 ······
모멸하는 페리스의 시선이 스바루에게 향한다
페리스 : 내가 스바루 군을 좀 오해했었나봐
페리스 : 이렇게까지 썩어빠진 근성일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스바루 : ───
스바루 : 렘의 원수를 갚을 수 있다면
악마에게라도 영혼을 팔아넘기겠어
스바루 : 페리스 ······
너는 내게 협력하는 길 외엔 없을거야
페리스 : ───
페리스의 손이 이번에는
침대에 누운 스바루의 목으로 향한다
스바루 : ─ !
페리스 :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리는 사람이라면
죽여도 양심의 가책을 안느끼지 않겠어
스바루 : 그, 아아아아 ······ !
다시 내장까지 태워버릴 수준의 고통이 스바루를 덮친다
뜨겁다. 전신의 수분이 증발해
피와 비등해져갈 수준이라고 직감한다
페리스 : ───
그리고 페리스는 스바루의 목을 용서없이 졸라맨다
아픔을 견디며 산소를 들이쉬려 헐떡이며
스바루는 페리스를 향해 말을 계속 짜낸다
스바루 : ······ 괜찮, 은 거냐 ······ ?
페리스 : ───
스바루 : 날 ······ 하면 ······ 너 ······ 기억
스바루 : 아는 ······ 녀석 ······ 이, 컥!
페리스 : ───
스바루 : 없, 어 ······ 진다 ······
페리스 : ───
페리스가 숨을 삼킨다
페리스 : 정말 최저스럽네, 스바루 군
페리스는 스바루의 목에서 손을 떼고
몸이 폭발할듯한 고통도 멈췄다
스바루 : ───
들이마쉰 산소로부터 피가 흘러간다
더이상 목을 압박하는 손은 없어졌을텐데도
제대로 숨을 쉴 수가 없다
고통받던 전신의 세포가 비명을 질러
그대로 방치했다면 죽었을지도 모른다
페리스 : ─ 좋아
페리스 : 스바루 군의 말장난에 응해줄게
스바루 : ───
페리스는 손을 대고 스바루에게 치유 마법을 건다
이전같은 급속 치유마법과는 뭔가 다르다
천천히 안달내듯이 밀당하는 그런 치유였다
스바루 : 페리스 ······
페리스 : ───
적어도 한 방 먹이지 않으면
기분이 내키지 않을 정도의 분노와 증오가
그 표정에 담겨 있었다
스바루 : ───
스바루 : ─ 언제 출발할 수 있을거 같아?
페리스 : 대충 1개월은 걸릴거 같은데?
스바루 : 제발, 왼팔 상황때도 그렇고
난 1주일 뒤엔 팔팔해졌다고
페리스 : 냉큼 여길 닫고 출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야
이 치료원이 없어지면 곤란할 사람들이 산더미만한걸
스바루 : ─ 10일
스바루 : 그때까지 전부 끝내줘
페리스 : 정말 제멋대로라니까
페리스 : ─ 알겠어, 내 기억을 위해서니까
페리스 : 스바루 군의 상태도
제대로 복수할 수 있을 정도로 조정해줄게
페리스 : 앞으로 10일동안 다 봐줄테니까
페리스 : ─ 알겠지?
스바루 : ───
─ 죽을 정도는 아니겠지
스바루는 최악의 상황을 각오하고
모든것을 페리스에게 의지하는것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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