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추억향 3-14

SAYO_ 2021. 8. 17.

커피를 내리는 방법

─ 시온과 함께 길모어 감옥을 탐색하는 스바루는
시온의 뜻밖인 과거를 듣게 되고, 그녀와 더욱 깊은 교류를 나눈다

─ 길모어 감옥 식당 (추억향) / 낮

쥐 : 찌익!

스바루 : 으앗, 쥐!

스바루 : 이런것도 재현되는건가 ······ 
형무소에는 쥐가 꼬이는 법이긴 하다만 ······ 

시온 : 하아 ······ 

스바루 : (역시 원래 상태가 아닌 모양이네 ······ )

스바루 : 시온, 쉬고나면 여길 뜨는게 좋을거 같아

시온 : 에? 아, 네 ······ 그렇네요 ······ 

시온 : ······ 신경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스바루 : 신경이고 뭐고, 나 혼자로는 불안하니까
시온은 만전인 상태였으면 좋겠어

스바루 : 한시라도 빨리 기억을 되찾아 눈을 뜬 뒤
아침의 모닝 커피를 우아하게 마시고 싶네

시온 : 모닝 커피 ······ 커피 ······ 라는건 혹시
코후같은 마실거인가요?

스바루 : 쉬면서 마셔볼래? 
라고 말해도 시온의 기억에서 꺼내야겠지만

스바루 : 기분이 개운해질거니까, 지금 시온에게 딱이지

시온 : 그건 쉬운 일이긴 한데 ······ 

스바루 ; 맞다, 모처럼이니까 내가 내려줄게
아마 차보다는 잘 내어올거야

시온 : 그런가요? 조금 의외네요

스바루 : 이래보여도 사는데 필요하지 않은
쓸데없는 지식들이 풍부하게 축적되어 있지

시온 : 그렇군요 ······ 이래보여도, 라는것도 이미지대로네요

스바루 : 시끄럽네! 으흠, 아무튼

스바루 : 커피를 내릴때 필요한 물의 온도는
차보다는 조금 식힌 90도 근처

스바루 : 『の』 문자를 쓰듯이
중간부터 물을 조금씩 흘려넣으면 ─ !

시온 : 오오! 뭔가 동작이 잘 잡혀 있으시네요!

스바루 : 헤헤, 그렇지? 전장에서 죽을때마다 되살아나는
병사들의 영화 원작을 기억해뒀거든

시온 : 잘 모르겠지만, 스바루 씨와 비슷한 상황같네요

스바루 : 좋아, 다됐다
시온은 설탕 얼마나 넣어줄까? 우유는 필요해?

시온 : 으음, 모처럼 스바루 씨가 내어주신거니까
스바루 씨에게 부탁드릴게요

스바루 : 에헤이, 괜찮겠어?

시온 : 네?

스바루 : 내가 마시는건 급이 다를건데?

스바루는 시온이 만들어낸 커피 세트에서
마요네즈 튜브를 집어든다

시온 : 아, 그건 ······ 뭔가요? 설마 거기까지 ······ 

스바루 : 이건, 이렇게 쓰는거야 ······ !

시온 : 아, 안 ······ 히이이익!

커피가 들은 컵에 뿌려지는 마요네즈
그 모습은 커피 프론트에 생크림을 휘감은것처럼 느껴진다

시온 : 뭐, 뭔가요, 이 ······ 모독적인 광채 ······ !

시온 : 커피도 마요네즈도 모르지만
절도나 사기같은 죄를 저지른것처럼
이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인게 느껴져요 ······ !

스바루 : 좀 오버한게 아닐까
커피의 쌔까만 검정과 마요네즈의 괭택나는 하양의
콘트라스트를 잘 봐줘 ······ 

시온 : 시, 싫어어어어! 다, 다가오지 말아주세요!

스바루 : 후 ······ 역시 마요커피의 어른스러움은
비전문가에겐 너무 이른 맛인가 ······ 

시온 : 아뇨, 맛 이전의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 

스바루 : 꿀꺽, 꿀꺽, 꿀꺽 ······ !

시온 : 아, 아아아아아 ······ !
마, 마시고 있어 ······ 마시고 있어요 ······ !
뱃속에서 뭔가 이상한 생물이 태어날거 같아!?

스바루 : 크흠! 이 커피와 마요네즈의
각각의 신맛과 연주하는 하모니!
위장에서 용솟음치는 오일리로 솔릿한 충격!

스바루 : 맛있어! 한 잔 더! 꿀꺽, 꿀꺽, 꿀꺽 ······ !

시온 : 저, 정말, 맛있는건가요 ······ ?

스바루 : 신경쓰이면 시온도 도전해봐

시온 : 하지만 ······ 

스바루 : 아까는 상급자니 뭐니 했지만, 기운이 날거야!

시온 : 그, 그럼 ······ 조, 조금만 ······ 음, 스으으 ······ !

시온 : 마 ─

스바루 : 맛있어? 아니면 맘모스 쩐다, 라던가?

시온 : 맛없어어어어! 이거 엄청 맛없어요!

시온 : 어디가 하모니라는건가요?
전혀 하나가 되지 않은 느낌인데요!?

스바루 : 커피랑 딱 섞이는 우유랑 다르게
그런 점이 좋은게 아니겠어

스바루 : 자연스럽게 섞이지 않은
마요네즈의 높은 프라이드에 나는 점수를 주고 싶어

시온 : 저는 커피와 손을 맞잡은 우유가 더 좋은데요 ······ 

스바루 : 그런데 뭔가 부족한 느낌은 드는구만 ······ 
마실때는 머리에 뭔가 확 오는 기분이 들었는데

시온 : 확이 아니라 홀쭉해지긴 했는데 ······ 

시온 : 아무튼 여기는 실체가 없는 꿈속 세계니까요 ······ 
마법으로 재현한건 한계가 있어요

스바루 : 그런가 ······ 좀 유감이네
쓸데없이 배워둔 커피 스킬이 빛을 발하는줄 알았는데

시온 : 그런게 있는지도 수상한 흐름이지만요 ······ 

스바루 : 뭣!
마요커피는 평범한 사람이 이해할 수 없겠지만
커피의 맛은 보증할 수 있다고 생각해

시온 : 정말인가요?

스바루 : 그렇게 의심하면 먹여줘야겠네

시온 : ───

스바루 : 약속하자. 내가 눈을 뜨면 시온과 같이
내가 내온 모닝 커피를 마시는거다

시온 : 스바루 씨 ······ 

시온 : 그렇네요 ······ 눈을 뜨고 제가 곁에 있다면
그건 너무나도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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