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 2 14화 / 분기 : 베아트리스 Ver

SAYO_ 2021. 9. 18.

머나먼 추억

─ 그것은 20년도 더 전의 이야기
스바루, 베아트리스, 렘은 로즈월의 저택에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날을 보내던 시절 ······ 

─ 로즈월 저택 정원 / 낮

렘의 레시피 건으로
베아트리스의 기분이 불쾌해진 다음 날

스바루 : 아아, 어쩌면 좋을까 ······ 

렘 : 어쩌죠 ······ 

베아트리스와 렘이 갖가지 수단으로
베아트리스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했지만
전부 실패로 돌아가버렸다

스바루 : 쓸데없이 완고하다고 해야하나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지적당했을 가능성도 있으려나 ······ 

스바루 : 레시피 책은 둘째치고, 어떻게든 해야 ······ 

스바루 : 베아꼬맹이의 기분을 풀어줄 방법
베아꼬맹이를 기쁘게 하려면 ······ 

렘 : 렘이었다면, 아무리 풀이 죽는 날이라도
스바루 군을 보는것만으로도 최고로 기분이 좋아지지만요

스바루 : 금서고를 청소를 도와줘도 안됐고
좋아할만한 과자를 가져다줘도 안됐고 ······ 

렘 : 렘이었다면, 스바루 군에게
머리를 쓰다듬는것만으로도 천국에 갈 수 있지만 ······ 

스바루 : 더 두근두근할 정도로 특별한걸 준비해야 ······ 

스바루 : 라고 해도, 내가 뭘 할 수 있으려나 ······ ?

 

영상 영상
개인기 (지식 -15 / 즉흥 250) 수제 요리 (용기 250)
혼신의 개인기로
배꼽이 빠지도록 웃겨버리면?
궁극의 마요네즈 요리로
홀딱 반해버릴 정도의 극락을 선사해주면?
스바루 : 그걸로도 웃음을 되찾을 수 없다면 ─ 스바루 : 마요네즈로 밑간을 하고
마요네즈로 소테를 한 고기에
더욱 더 마요네즈로 ······ 
스바루 : 내가 오히려
평생동안 웃지 못할 몸이 될지도 모르겠는데
스바루 : 위, 위험해, 생각만으로도
궁극의 마요네즈 요리가 되어버려!
스바루 : 생각한것만으로도 다리가 떨려 ······ ! 스바루 : 이건 내가 먹고싶은거고
지금은 이럴게 아니라 ─

 

스바루 : ─ 그나저나, 렘 씨?
아까부터 조용한데, 무슨 일이야?

스바루 : 어디라도 태클을 걸어주지 않으면
내가 쓸쓸해진다고 해야하나 ─

렘 : ─ 스바루 군이 할 수 있는 일

렘 : 맞아요, 그게 있었어요!

스바루 : 오, 뭔가 떠오른게 있어!?

렘 : 네, 재봉이에요!

─ 로즈월 저택 금서고 / 밤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 네가 베티에 대해서 뭘 안다는걸까나

베아트리스 : 베티는 ─

베아트리스가 무언가를 말하려던 순간
금서고의 문이 살짝 열린다

베아트리스 : ───

냉큼 준비하고 기다리지만
기척만 내보낼 뿐, 스바루는 들어오지 않는다

베아트리스 : 한동안 조용하다고 생각했더니만 ······ 
얼마나 오더라도 대답은 변하지 않는거야

베아트리스 : 또 날려지고 싶지 않는다면
그 문을 닫고 사라지는게 좋은거야

??? : 너무 그렇게 말하지는 말아줘, 베티

베아트리스 : ───

그 목소리는 틀림없는 스바루였지만
문의 틈새에서 나타난건, 베아트리스의 마음을 꽉 잡는다

 

베아트리스 : 그, 그건 ─

??? : 여기서는 내 얼굴을 봐서라도
스바루를 너그럽게 봐줬으면 좋겠어

베아트리스 : 어울리지도 않는 흉내는 그만두라는거야!

스바루 : ─ 미안 미안. 연출이 너무 딱딱했나?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그래도 화해하려고 이걸 만들어온건 진심이야

렘 : 대정령님의 형태를 만들기 위해, 직접 부탁드리고
스바루 군과 렘이 완성시킨 혼신의 작품이에요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괜한짓을 한거면 사과할게

스바루 : 나는 이런 사람이다 보니까
툭하면 누구를 화나게 만들더라고

스바루 : 그래도 나쁜 마음으로 그런건 아니야
말해주면 고치도록 노력할게

스바루 : 베아꼬맹이랑 싸우려는건
이래뵈도 꽤 피하고 있는 편이라고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딱히 베티가 기대하는 행동을 바라는건
분에 넘치는 소리인거야

스바루 : 베아트리스 ······ 

베아트리스 : 그저, 네가 드디어 아주 조금이라도
베티의 위대함을 이해했다고 말한다면 ─

베아트리스 : 그 점을 봐서라도
오빠야의 인형을 받아줄 수도 있는거야

스바루가 내민 팩 인형을 베아트리스가 받아간다

스바루 : 안아도 오케이, 폭신함 오케이
아이가 자다가 입에 들어가도 오케이인
천연적인 소재로 되어있으니까

베아트리스 : 그런짓을 하는건 너정도인거야!

베아트리스 : 나원 참 ······ 

베아트리스 : ───

입술을 삐죽히 내밀던 베아트리스는
인형을 만지작거리더니
자연스럽게 표정이 온화하게 변했다

렘 : 후후. 스바루 군, 다행이네요

스바루 : 그래, 마음에 들어하니 다행이야

베아트리스 : 따, 딱히 마음에 든건 아닌거야
가까이서 보니 재봉도 서툴고
오빠야의 귀여움은 1/1000 도 표현되지 않은거야

베아트리스 : 오빠야의 눈은 더 반짝반짝한거야
육구의 감촉도 이런게 아닌거야

베아트리스 : ─ 그래도

베아트리스 : 뭐, 소중히 여겨줄 수는 있는거야

 

쑥스럽게 팩의 인형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마음이 편해보이는 베아트리스를 보며
스바루와 렘은 미소를 주고받는다

렘 : 후후. 스바루 군, 다행이네요

스바루 : 그래, 마음에 들어하니 다행이야

베아트리스 : 반복하지 말라는거야!

 

 

결전 전날 밤, 베아트리스와

─ 준비를 끝내고
내일을 대비해 쉬는 스바루 일행은 ······ 

─ 여관 / 밤

스바루 : ───

자신의 방에 문을 열려던 그 순간
스바루는 무언가에 불린듯한 느낌을 받는다

스바루 : ─ 기분탓이겠지

스바루 : ───

하지만, 그의 시선은 베아트리스가 쉬는 방으로 향한다

스바루 : 베아트리스 ······ 

페리스 : 베아트리스를 싸움에 휘말리게 하기 싫어?

스바루 : ─ 이럴때가 되어서야 생각나다니
더할 나위 없는 바보로군

다른 모든것을 잃어버렸을텐데
베아트리스 단 한 사람을 지킬 수 있는가?

베아트리스는 협력해주고 있지만
페리스처럼 뭔가 거래를 하고 있는것도 아니다

그저, 그녀의 단순한 변덕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스바루 : 명검도 그녀석이 있어줘서 된거고
 ······ 그래도

스바루 : 이제와서는 돌아갈 수 없어 ─

스바루 : ───

스바루 : ─ 일단, 고맙다는 말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

 

영상 영상
망설인다 (용기 -50) 각오를 다진다 (용기 250 / 매력 50)
그런데, 어떻게 말하지? 내일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스바루 : 아니, 솔직하게 「고마워」 라고
말하면 되는 일이잖아 ······ 
스바루 : 그정도로 벌을 받진 않겠지 ······ 

 

스바루는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간다 ─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

베아트리스는 방에 불도 켜두지 않은 상태로
달빛이 들어오는 방에서 혼자 침대 위에 앉아 있었다

스바루 : ───

베아트리스 : 정말 짜증나는 녀석인거야
들어올거라면 노크정도는 하는게 어떨까나

스바루 : 미안. 항상 ······ 아니, 20년 전의 버릇이야

속죄하듯이 시선을 떨구는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의 손에 있는 물건을 눈치챈다

 

스바루 : 그건 ······ 

그 기억은 지금도 선명하게 스바루의 기억에 남아있다

한때, 베아트리스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렘과 협력해서 만들고 그녀에게 전해준 팩 인형이다

스바루 : 가지고 있었던건가 ······ 

인형은 세월의 흐름으로 엉망진창이 되어 있었다

여기저기 실이 튀어나와 있고, 한쪽 귀는 끊어질 정도다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는 그것이 보여지고 있다는걸 눈치채고
팟하고 뒤쪽으로 숨겨버린다

스바루 : ───

스바루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20년도 더 전에 선물한 인형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엉망진창이 되었는데도
어두운 방에서 홀로 소중히 가지고 있다

그것에 대한 의미를 모르겠다

 

스바루 : ─ 제정신이냐고

스바루는 자신에게 묻듯이 중얼거린다

모르는건 눈을 돌리자마자 눈치채고 있었다

베아트리스가 그 인형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 의미

그것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입에 내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도망치자, 라고 반사적으로 생각한다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한 척

내일은 복수를 이루는 날이다
모든게 끝난다

그 뒤에 있을 일은 모른다
복수에 미친 상태로 있었으면 좋겠다

스바루는 한 발 뒤로 물러선다

베아트리스 : ─ 고쳐줘

베아트리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베아트리스 : 고쳐줬으면 좋겠는거야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애절했고
그녀가 내민 너덜너덜한 인형을 보고
스바루의 마음이 여기저기 휘저어진다

그 간절함은 베아트리스에게서 전해졌다

더이상 도망칠 수 없다

나츠키 스바루에게는
스스로의 어리석음과 마주하는 길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 윽

향하는 눈동자를 직시하면 자신에게 있어서도 
그녀가 소중한 존재라는걸 알려져버린다

베아트리스 : 베티에게 있어서 그 시간도
만연하게 지내온 나날에 불과한거야

베아트리스 : 거기까지 해줄 의리는 베티에게 없는거야

베아트리스 : 벌레만도 못한다고 자각하고 있으면
조금이라도 스스로 어떻게 해나갈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는게 좋은거야

그 날, 부서져버린 기대는 갚아졌다
베아트리스가 억지를 부리고 있을 뿐인거다

가슴속에 기쁨이 가득 채워졌지만
그보다 몇 배는 무거운 비극이 눌러버린다

스바루 : 미안

스바루는 고개를 숙이며 왼쪽 의수를 보여준다

스바루 : 더는 못해줘

스바루 : 이녀석은 미묘한 힘의 제어가 불가능해

스바루 : 재봉 스킬이 없어져버렸어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미안 ······ 

스바루 : 미안, 베아트리스 ······ 

고맙다는 단 한 마디를 하기 위해 이 방에 왔다

그랬던 자신이 너무나도 어리석어
속죄의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지난 20년 동안, 복수를 하기 위해 뭐든지 버리고 살아왔다

눈앞에 있는 소녀의 고독은
오늘까지의 살겠다는 선택을 한 나츠키 스바루의
너무나도 무거운 죄였던거다

주저앉지 말고, 지금이야말로 도망치려는 스바루는
베아트리스에게서 등을 돌린다

스바루 : ───

무슨 말을 하더라도 목구멍에서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더이상은 돌아갈 수 없다

설령 20년의 고독을 견딘 베아트리스의 뒤를 봐주더라도
나츠키 스바루에게 돌아오는건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이렇게 끝내는게 어울린다

포기하고 도망치면 마음은 편해진다

베아트리스 : ─ 그렇다면

 

베아트리스 : 그렇다면 베티가 고치는거야

방을 나가려던 스바루의 발이 멈춰버린다

뒤를 돌아보니 너덜너덜해진 인형을
소중히 안고 있는 베아트리스가 스바루를 응시하고 있었다

그 작은 손으로 스바루의 옷자락을 잡고서

베아트리스 : 네가 알려달라는거야

더이상 잃을것은 없다고 생각했었다

스바루 : ───

그 남자를 죽이고 자신도 죽는 길 말고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게 아니었던걸까?

스바루 : ─ 그래, 알겠어

아직 나츠키 스바루에게는
행복해질 수 있는 수단이 있었던걸까?

스바루 : 내일 전부 끝나면 알려줄게

베아트리스 : 약속한거야
잊어버리면 그냥으로 끝나지 않는거야

베아트리스가 내민 작은 손을 스바루가 잡는다

베아트리스 : ─ 그대신
베티도 너의 복수에 협력해주는거야

베아트리스 : 네가 베티를 지킨다면
베티도 너를 지키는거야

20년간 늘어져있던 그녀가 그 말을 꺼내기 위해서
얼만큼의 용기가 필요했을까?

베아트리스의 눈동자와 입술이 불안한듯이 떨린다

스바루 : 너, 알고 ─

베아트리스 : ───

스바루 : ─ 크윽!

어째서

왜 이제와서 그런짓을

내민 손을 잡지 않으면
포기했던것들에 매달리게 되어서

스바루 : 나는, 구원받을 수 있는건가 ······ ?

베아트리스 : ───

스바루가 흘린듯이 던진 물음에
베아트리스가 답하는 일은 없었다

스바루 : ───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스바루는 침대에 누워
깊은 생각에 잠긴다

베아트리스와 다시하게 됨과 동시에 보였던 잠깐의 광명

복수를 한 뒤에 생길 일따위는 안중에도 없었다

 

렘 : 살, 아줘요 ······ 

렘 : 정, 말 좋 ······ 요 ······ 

 

스바루 : 나는 ─

렘 : ─ 스바루 군

스바루 : ─ !? 렘!

렘 : 스바루 군은 이제 렘이 없어도 괜찮아요

렘 : 렘은 조금 쓸쓸해지겠지만
스바루 군이 행복해지는게 더 중요해요

스바루 : 렘, 그만둬!

렘 : 모든게 끝나면, 베아트리스 님의 곁에 있어주세요

스바루 : ─ 아니야!

렘 : 렘은 이미 스바루 군에게서 잔뜩 받았어요

렘 : 스바루 군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렘 : 그러니까 이제는 렘을 잊고 살아가주세요

스바루 : 진짜 그만해줘! 나는 ─

 

렘 : 스바루 군, 살아주세요
살아서 행복해주세요 ─

환각속의 렘이 사라진다
스바루가 손을 뻗은 자리에는 아무도 없었을텐데

스바루 : 렘 ······ ! 나와줘 ······ 그게 아니야

스바루 : 나는 ······ 그런 말을 네가 해줬으면 하는게 ······ 

외쳐도 렘의 환각이 더이상 나타나는 일은 없었다

스스로의 한심함에 오싹함이 돈다

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낄낄낄낄

누군가가 어리석은 나츠키 스바루를 비웃는다

스바루 : 페텔기우스 ······ !

그 남자의 이름을 부르면
모든것이 증오로 덮여져가는 감정

그것만이 틀림없는 지금의 나츠키 스바루라고 생각하며
안도감을 느낀다

스바루 : 페텔기우스를 죽인다 ······ 

어리석다면 어리석어도 좋다
미래가 있다면 미래가 있어도 좋다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았다

스바루 : 페텔기우스를 죽인다는것 만큼은 변하지 않아

 

스바루 : 그것이 나의 제로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