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 2 18화

SAYO_ 2021. 9. 30.

제로부터

─ 드디어 복수를 이룬 스바루
그의 종착점은 ······ 

스바루 : ───

스바루 : ───. ──────

렘 : 살, 아줘요

스바루 : 아아 ······ 이제서야 나는 ─

여기까지 너무나도 길었다

오랜 여행길이 드디어 끝난다 ─

??? : ─ 봐, 듣고 있어?

─ 왕도 상점가 / 낮

과일가게 점주 : 형씨, 좀 봐주라. 멍하게 있지 말라고

스바루 : ───

스바루 : ───. ──────

스바루 : ─────────

렘 : ─ 스바루 군?

 

렘 : 스바루 군, 괜찮으신가요?

스바루 : ───

스바루 : 무슨 소리야, 렘

스바루 : 괜찮고 자시고, 전부 끝났잖아

렘 : ─ ?

스바루 : 왜 멍한 얼굴인거야. 전부 봤잖아?

스바루 : 도중에 여러가지 일이 있었지만
아무튼 전부 정리됐잖아

스바루 : 그러니까, 남은건 ─

남은건 ─

남은건 어떻게 되는거지?

나츠키 스바루의 복수는 이뤘다

그리고 죽었다

죽었으니까 ─

스바루 : ───

스바루 : ─ 아

맨 처음 느껴진 위화감은 
코 안쪽을 가득 메우는 공기의 냄새였다

뭔가 다르다, 고 설명할 수는 없지만 뭔가 달랐다

지난 20년 동안, 나츠키 스바루는 더 습하고
어둡고 비참한 공기를 가졌던 느낌이 든다

다음으로, 묘한 부유감이 느껴졌다. 몸이 유독 가볍다

마치 줄곧 짊어지고 있었던 무거운 짐들을 내려놓은 직후처럼 
몸의 평행감각을 잃어버려, 제대로 서있을 수 조차 없었다

스바루 : ─ 이건 뭐지?

비틀거리듯이 밟고있다가 그 정체를 깨닫는다

스바루 : ─ 왼팔이다

마녀교도의 싸움에서 잃어버렸던 왼팔

렘의 유물인 철구를 녹여 만든 의수는
세공이나 이것저것 곁들여서 제법 무거웠다

팔 안쪽에 아이 하나를 계속 들고다닌 정도였으니까
몸이 밸런스를 그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스바루 : ─ 기억하고, 있을텐데

스바루 : ───

드디어 장대한 문제를 찾기 시작한다

양손으로 몸을 만져본다. 유독 선이 얇다

검을 계속 쥐고 다녀서 난폭해졌을 손이 깨끗해졌다

그것보다도, 손이 붙어 있었다

왼팔은 커녕, 오른팔도 그 싸움에서 잃었을텐데 ─

스바루 : ───

전신을 뒤적거리며
맨 처음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눈치챈다

자신의 몸에 있던것과 채취가 달랐다

스바루 : ───

자신이 20년 전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건
인정하지 않을 수 없던 사실이었다

그리고 ─

렘 : 스바루 군 ······ ?

눈 앞에 렘이 있었다

과일가게 점주 : 형씨, 정말 괜찮은거냐

과일가게 점주에게서 떠도는 링가의 냄새

천국이 있다면 이런 장소였을까?

─ 하지만, 여기가 천국이 아니라는건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다

천국에 갈 자격따위
나츠키 스바루에게 있을리가 없었다

베아트리스를 이용하고, 결국은 외톨이로 ─

악마에게도 혼을 팔아주겠다고 맹세하면서
페리스의 잔혹한 교환조건을 고민해버렸던 남자가 ─

그렇다면 이곳은 지옥인가?

지옥보다 더 지독한 장소가 있을까

스바루 : 그럴지도 모르겠네 ······ 

주먹을 쥐고 그것을 응시한다 ─

나츠키 스바루는 그제서야 자신의 몸에 일어난 일을 이해한다

렘 : 스바루 군 ······ 몸 상태가 나쁘면
어디 가게라도 들어가서 잠깐 쉴까요?

스바루 : ───

스바루 : ─ 죽으면, 보통

스바루 : 그걸로 전부 끝이잖아 ······ 

렘 : ───

스바루 : 뭐가 ─

스바루 : 뭐가 『사망 회 ─

뭐가 『사망회귀』 냐고

그것을 말하려던 스바루는
검은 팔에 심장을 쥐여지고 그자리에 주저앉는다

스바루 : ───

렘 : 스, 스바루 군!

렘이 주저앉은 스바루에게 손을 내민다

작고,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

「살아있다」 는 감촉이 그 손에서 전해져왔다

환상이 아니다
스바루가 지난 20년 동안 망상으로 대체해왔던
실체가 그곳에 있었다

스바루 : ───

살아있다
정말 렘이 살아있다

스바루 : 어째서야 ······ 

스바루 : 왜, 이제와서, 이렇게 ······ 

스바루 : 이렇게 ······ 
이렇게 돌아올 필요는 없잖아?

스바루 : 죽으면 거기까지라고

스바루 : 되돌릴 수 없는거라고
되돌리는건 할 수 없는거라고

스바루 : 대신 할 방법따위가 있을리가 없어 ······ 
한 번 뿐인거라고 ······ 

스바루 : 거기 있는 녀석들은 거기에만 있는거야

렘 : ───

스바루 : 이제 좀, 바보 취급도 적당히 하란 말이야!

렘 : 스바루 군!

어딘가를 향해 소리를 지르는 스바루를 막듯이 렘이 껴안는다

스바루 : ───

렘 : 스바루 군은 죽지 않아요
스바루 군은 지금 이렇게 렘의 곁에 있어요

렘 :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어요

스바루 : 렘 ─

스바루 : 나는 이미 「살았었」 어

스바루 : 틀린 길이었을지도 몰라
잘못을 잔뜩 저질렀을지도 몰라

스바루 : 소중한 사람도, 친구도, 친절히 대해준 녀석도
전부 상처를 입혔을지도 모르겠지만 ······ 

스바루 : 미련도, 후회도, 쌓아올리면 끝이 없지만 ······ 

 

스바루 : 그래도 「살았었」 다고 ······ !

렘 : ───

스바루 : 렘 ······ 네가

스바루 : 네가 「살아줘요」 라고 말해서, 나는 ─

렘 : ───

렘 : ─ 네, 렘은 그렇게 말했어요

렘 : 살아달라고, 렘이 말했어요
스바루 군이 살아줬으면 좋겠으니까 ─

스바루 : 그럴수가 ─

스바루 : 그렇게 가볍게 말하지 말라고!

스바루 : 너의 그 한 마디로
얼마나 흉한 꼴을 당했는지는 아냐고

스바루 : 목숨을 깎아내고, 쳐내고, 불태우고
문자 그대로 위에서 피도 토해내고
고통스럽고 괴로운것도 견뎌내고

스바루 : 죽을 기세로 살아왔어 ······ !

 

사랑스러워야 할 눈 앞의 소녀가 
한순간 증오스럽다고 생각해버렸다

 

렘 : 살, 아줘요

 

그 말은, 어떠한 비유도 없이 『저주』 였다

그 장소로 돌아간다면
제일 빠른 지름길은 『죽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

스바루 : 나는, 이제 끝내버렸다고 ······ !

렘 : ───

렘은 더 강하게 스바루를 껴안으며, 귓가에 속삭인다

렘 : ─ 괴로우셨던거군요

스바루 : ─ !?

렘 : 괴로우시다면, 더 무리하지 말아주세요
언제라도 렘이 곁에 있어요

렘 : 스바루 군을 괴롭게 하는 것
위협하는 것, 불안하게 만드는 것 ─

렘 : 전부 렘이 물리쳐드릴게요

스바루 : ───

스바루 : 아는듯이, 말하지 말라니까 ······ 

스바루 : 너의 그런 점이 ─

스바루 : 나를 얼마나 몰아세웠다고 생각 ─

렘 : ───

렘 : 렘이 고쳐줬으면 하는게 있다면
염려하지 마시고 말해주세요

렘 : 스바루 군은 상냥하시니까 ······ 

렘 : 렘을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마치, 그러는게 기쁘다는듯이 렘이 미소를 짓는다

그 미소는 그녀의 손의 따뜻함과 같을 정도로
상냥한 따뜻함이었다

스바루 : ─ 어째서

스바루 : 어째서 나를 끊어내지 않는건데

스바루 : 나는 방금, 너에게 심한 말을 했는데 ······ 

렘 : 렘이 스바루 군을 사랑하니까요

스바루 : ───

렘 : 렘은 스바루 군이 있으니까, 살아갈 수 있어요

렘 : 하지만, 이런 행동이 스바루 군의 짐이 되신다면 ─

스바루 : ─ 아니야

스바루 : 아니야 ─

스바루 : 아니야 ······ 

스바루 : 네가 날 몰아세운게 아니야 ······ 

스바루 : 내가 멋대로 막다른 길로 가버렸어
스스로 몰아세웠던거야 ······ 

스바루 : 미친척을 하고, 맨 처음 렘을 몰아세웠던건 나였어

스바루 : 그 20년은, 그 결과인 20년이었던거야 ─

스바루 : 렘 ─

렘 : 네, 무슨 일이신가요, 스바루 군

스바루 : 좀 더 빨리 ······ 너를 만났더라면
바로 말해야만 하는 말이 있었어

스바루 : 들어, 주겠어?

렘 : ───

렘 : 물론이죠

스바루 : ───

스바루 : ─ 미안해

스바루 : 정말, 미안, 해 ······ 

눈물로 시야가 흐려진다
흘러넘칠 정도의 오열에, 말이 나오지 않는다

스바루 : 렘 ······ 

 

스바루 : 렘 ······ 으흑!

이번에는 스바루가 렘의 뒤로 손을 감싸고
매달리듯이 그녀의 가슴에 파묻힌다

 

스바루 : 정말 미안 ······ 두 번 다시, 그런 일은 ······ !

스바루 : 제대로 할테니까!
이제 절대로, 너 혼자만 짊어지게 냅두고
도망가지 않을테니까 ······ 

스바루 : 그러니까 ······ 아아!

렘 : ───

 

렘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흐느끼며 우는 스바루를 안아준다

스바루 : 아아아, 아아아아아 ······ !

안에서 흘러넘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렘이 여기에 있다

진짜 렘이 여기에 있다

입으로 내야 할 말을 하고서야
스바루는 그 기쁨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스바루 : 렘, 렘 ······ !

눈물로 렘의 옷을 적셔가며 목이 마르듯이 울고
그녀를 껴안고, 꼭 껴안았다

절대로 손을 놓지 않도록 ─

렘 : 스바루 군, 괜찮아요

렘 : 무슨 일이 있더라도
스바루 군은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 다시 일어선다고?

렘 : 아까는 무리하지 말라고 말했지만 ─

렘 : 렘은 알고 있어요

렘 : 스바루 군에게 무리한 일은 없어요

스바루 : ───

일어서고 그 앞에 있는건 무엇일까?

20년이라는 세월을 걸고서 죽인 페텔기우스가
여기에는 아직 살아있다

이러고 있는 와중에도 몸을 숨기고
에밀리아를, 로즈월 저택이나 아람 마을 사람들을
유린하려 들것이다

그것을 저지하지 못하면 지옥같은 미래가 
입을 벌리고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폐허가 되어버린 로즈월 저택에 홀로 남은 베아트리스

크루쉬의 기억을 잃고 마음이 텅 비어버린 페리스

그 미래를 경험한 스바루에게 있어서
앞으로 있을 20년이라는 처참함은 
지옥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이다

스바루 : ───

무서웠다

다시 ─ 다시인가

나츠키 스바루가 어떻게 하지 않으면
그 미래가 되풀이된다

그 미래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사망회귀를 구사해

몇 번이고 피를 토해가면서
고독한 싸움에 몸을 던져야만 한다 ─ 

스바루 : 렘 ─ 

지금 이자리에서 그녀를 대리고
루그니카에서 도망치는 가능성도 생각해본다

스바루 : ───

하지만, 무리였다

베아트리스 : ─ 너는 베티에게 같이 죽어달라고 말하는걸까나?

페리스 : 정말 최저스럽네, 스바루 군

베아트리스를, 페리스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스바루 : ───

싸울 수 밖에 없다
발버둥치는 수 밖에 없다

공포에 몸을 떨더라도
중압감에 가슴이 고통스럽더라도
어떻게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더라도

증오로 고집한 20년을 부정하고 일어서서
짊어지고 걸어나갈 필요가 있다

스바루 : 렘 ─

스바루 : ─ 여기가 제로야

렘 : ───

스바루 : 나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제로부터 시작해야만 해 ······ 

렘 : 네 ─

스바루 : 부탁할게 ······ 힘을, 힘을 빌려줘

렘 : ─ 네

스바루는 떨리는 손으로 렘의 뺨을 만진다

그 떨림을 부정하지 않도록
렘은 자신의 손을 겹치고 미소를 짓는다

렘 : 부탁받지 않아도, 렘의 모든건 스바루 군의 것인걸요

렘 : 렘의 힘은 스바루 군의 힘이에요

렘 : 그러니까, 스바루 군은
스바루 군의 바람대로 해주세요

 

렘 : 렘은 곁에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스바루 : ───

스바루 : ─ 어디까지 가버릴지도 모를거야

렘 : 괜찮아요. 스바루 군이라면 꼭
스바루 군이 원하는 장소에 도달할거예요

스바루 : 나원 참 ─

죄를 잔뜩 저질러왔다

 

렘에게
베아트리스에게
페리스에게 ─

스바루 : ─ 롬 영감한테도 계속 걱정을 끼쳐버렸었지

그렇게나 해왔는데도
페텔기우스 로마네콩티를 죽인 미래는 사라져버렸다

사라져버린 미래에 속죄하기 위해서는
다시 그 운명에 마주하는 수 밖에 없다

그것이 나츠키 스바루가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싸우는 방식, 속죄하는 방법이다 ─

스바루 : 게다가, 에밀리아에게도 심한 말을 해버렸었고 ······ 

─ 줄곧 생각나지 않게 하고 있었던 소녀

20년간 눈을 돌리고 있었던 ─

사라져버린것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 있는것을 위해서 ─

여기서부터 ─ 제로부터 시작하자

나츠키 스바루의 이야기를

제로부터 속죄하는 이세계 생활을

이것은 현재와 과거와 미래를 보답하는 이야기 

신장 2
「제로부터 속죄하는 이세계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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