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3 26화

SAYO_ 2022. 5. 9.

멜리오 아가마 1

─ 이것은 40년 전의 로보스 고지
아인전쟁에서 살아남은 멜리오 아가마의 이야기 ······ 

─ 로보스 고지 왕국군의 진영 / 낮

마다라 : ─ 기다려

멜리오 : 기다리는건 없어요

마다라 : ───

멜리오 : ───

마다라 : 20수 이전에 여왕의 성 모으기 ······ 
그것은 이걸 유도하기 위한 덫이었나

마다라 : ─ 나원 참
너는 정말 성격이 나쁜 방법을 기억하는구만

멜리오 : 저는 타르코같은 힘도 없고
포아처럼 발이 빠르지도 않고, 롯토 정도로 끈질기지도 않으니

멜리오 : 여기서 이러는 수밖에 살아남을 방법이 없습죠

통통하고 손가락으로 자신의 머리를 치면서
멜리오는 대담하게 웃어보인다

참호에 모인 두 사람은 샤트란지라는 유희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사이에는 판도 말도 없다
마다라와 멜리오는 서로의 기보를 읽어가며
그 기록을 살펴, 대국하고 있었다

단속적으로 정상의 요새에서 포격음이 울리고
착탄할 때, 지면이 튀듯이 흔들리지만
이제와서 그것에 전율을 느낄 두 사람이 아니었다

마다라 : 역시 진짜 판과 말이 아니면 느낌이 살지 않는군

멜리오 : 체념하십니까?

마다라 : 기다려봐
곧바로 역전의 한 발을 찾아서 간을 떨궈주지

멜리오 : 그렇게 좋은 수는 좀처럼 없는데 말이죠

타르코 : ─ 대장

마다라 : ───

타르코 : 대원들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마다라 : 좋아 ─ 적도 쓸데없이 탄을 잔뜩 썼겠군

마다라 : 예정대로, 오늘중으로 요새를 떨어뜨린다 

멜리오 : 다음은 마다라 대장부터예요. 잊지 마세요

타르코 : ─ 또 판도 말도 없이 샤트란지를 하고 있었나
참 요령도 좋네

멜리오 : 타르코도 하자
노래만 하다보면 여차할때 목이 말라버리지 않겠어

타르코 : 나는 너나 대장같은 재주는 못 부려
적어도 판이랑 말이 있어야지

마다라 : 나도 기록이 없으면 안되지만
그 점으로 봐서는 멜리오가 참 대단해

멜리오 : 헤헷 ─

마다라 : 욘석, 콧대가 섰네
─ 무리겠지만, 다음 보급물품에 샤트란지판을 넣어달라고
희망안을 내어볼까?

멜리오 : 저희의 희망이 닿긴 하나요?

마다라 : 닿지 않겠지

타르코 : 가령 닿는다고 해도
진짜로 샤트란지판이 들어오면 다들 날뛸겁니다

타르코 : 왜 고기나 술이 아니냐 그러겠죠

마다라 : ─ 하하, 그렇겠네

─ 로보스 고지 정상의 요새 / 저녁

멜리오와 마다라가 뇌내 샤트란지를 중단시키고서 5시간 뒤 ─

마다라 중대의 중심인 왕국군 부대는
아인 연합에게 점거된 정상의 요새를 탈환에 성공했다 ─

포아 : 이야, 역시 타르코 나으리는 강하네
혼자서 거의 모든 부대를 날려버렸는걸

롯토 : 어떻게 그런 덩치로 빨리 달리는지 모르겠지만

멜리오 : 확실히 타르코의 발이 빠르긴 하지만
롯토는 너무 느려

멜리오 : 살 좀 빼라니까
그렇지 않으면, 여차할 때 도망칠 수 없을걸

타르코 : ───

멜리오 : 오, 무슨 일이야, 타르코. 혹시 그거야?
또 노래를 부르고 싶다던가?

멜리오 : 아마도 ─

왕국군 병사 : 이봐, 아인들! 뭔 잡담이냐! 추격에 나선다!

멜리오 : ─ 역시 납셨네

포아 : 참나, 저 간도 자식들이!
전투가 한참일때는 뒤에 쳐박혀서
타르코 나으리에게 전부 떠맡긴 주제에 ······ !

롯토 : 요새를 탈환하자마자 어리광을 부리는군

마다라 : 억눌러둬라
여기서 일을 벌이면 우리는 손해만 본다

포아 : 어쩌피 이 요새도 10일은 버티려나요

멜리오 : ───

마다라 : 3주 후, 왕도로 향하는 보급부대가
동쪽의 교역로를 쓴다

마다라 : 그것에 맞춰, 우리들은 아인 연합에게서
또 요새를 빼앗기게 되겠지

롯토 : 쉴 틈도 없네

마다라 : ───

타르코 : ───

멜리오 : ───

또 다가오는 격전의 예감에 정적이 맴돈다

멜리오 :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는 어쩌피 댄스나 추는 그런거라고

멜리오 : 늘 있던 전장이 계속될 뿐 ······ 
무리하지 않으면 죽지도 않아

마다라 : ─ 멜리오

멜리오 : ─. 뭔가요, 대장

마다라 : ─ 아니, 그렇다고 생각했다

마다라 : 네 말이 맞다. 무리하지 않으면 죽지도 않아

마다라 : 가령,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죽게 냅두지 않을거다

타르코 : 대장 ─

포아 : 헤헷, 대장이 그렇게 말해주는것만큼 든든한게 없네

롯토 : 그렇네 ─

마다라 : ─ 뭔가 곤란한거라도 있으면 말해주라?

마다라 : 너희는 내게 있어서 가족같은 존재니까

멜리오 : ───

마다라 : ─ 끔찍한 전쟁이지만
그래도 나는 너희들을 만난것만큼은 좋다고 생각하거든

마다라 : 내 고향은 이제 형체도 없지
전쟁이 끝나도 돌아갈 장소가 없어

마다라 : 그러다 보니, 바보같은걸 알면서도 가끔은 생각해버려

마다라 : 이대로 이 아인전쟁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 라고

멜리오 : ───

타르코 : ───

포아 : 또 대장의 그게 시작됐어

롯토 : 이번건 좀 난해해서 몰랐지만

타르코 : 좀 봐주세요, 대장

멜리오 : ─ 맞아요. 이런 지옥이 영원할거라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악몽이잖아요

마다라 : 하하, 확실히 재수가 없겠네. 그저 ─

마다라 : 지옥이라도 혼자가 아니지
너희같은 녀석들이 같이 있어주니까

마다라 : 이런 세상도 버릴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마다라 : 여러가지로 괴로운 일은 있다만 ─

멜리오 : ───

─ 정상 요새의 창고 / 밤

멜리오 : ───

심야, 정상 요새의 창고에 잠입한 멜리오는
선반 제일 위에 놓여진 상자를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멜리오 : ─ 어디보자, 다음 녀석들의 습격에 관한 정보가 있으려나?

있어주라, 하고 멜리오가 기도한다
최악의 경우, 자신과 동료들의 목숨을 지킬 수 있다면
왕국군의 누군가가 죽더라도 상관없다

멜리오 : ─ 아니, 그정도로 왕국군이 지면 곤란하지만

돈을 얻기 위해, 출자자의 희망은 이루어지게 해야한다

멜리오 : 라이프 바리에르가 만든 비공식 마다라 중대 ······ 

멜리오 : 얌전히 말을 듣고만 있으면
혹사당하다가 끝나버릴게 뻔해 ······ 

멜리오의 뇌리에 가족의 모습이 비춰졌다

꽃도마뱀족인 모친은 멜리오가 어릴적, 바람을 피워 떠나버렸다

인간인 부친은 취해서 폭력을 휘두르고
지금 아내와 재혼할 때
연기 취급이었던 멜리오를 냅두고 집을 나가버렸다

그리고, 이복 남동생인, 6살 연하인 에릭

멜리오와는 다른 완전한 인간이지만
아인의 피를 이은 형을 알아보고
멜리오도 그런 동생을 귀여워했었다

에릭의 존재가 없었더라면 자신은 지금쯤
꽃도마뱀족의 힘을 사용해서 전장을 빠져나왔을거라 생각한다

비공식 부대다
탈영이 발각된다고 해서 가족에게 제재가 가해지진 않을것이다

인간과 아인의 피를 이은 자신에게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다

멜리오 자신이 이 세계에 대해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있듯이 ─

멜리오 : 기다려줘, 에릭 ······ 
형이 많이 벌어서 네 길을 열어줄게 ······ !

멜리오가 상자를 열은 순간 ─

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

베스파르 : ───

멜리오 : ─ 우오!?

갑자기 상자에서 튀어나온 베스파르를 보고 멜리오가 놀란다

베스파르 : ───

멜리오 : ─ !?

서둘러 몸을 가다듬은 멜리오의 눈앞에
베스파르는 비웃듯이 날아다닌다

열려있던 창문의 틈새로 날아가버렸다

멜리오 : ─ !

멜리오 : 어, 어째서 상자 안에 베스파르가 ······ ?

로보스 고지에 참전한 무렵부터
마다라가 좋아서 다루고 있는 마수지만
우연히 상자 안에 들어가 있을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안에는 아인 연합에서 보내는 정보는 들어있지 않았다

대신에 지난번에 멜리오가 넣어둔 편지가 들어가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르겠지만
멜리오와 아인 연합의 내통자가 아닌 누군가가
이 상자를 열었다는건 확실했다

그리고, 그 정체는 ─

멜리오 : 마다라, 대장 ······ !

멜리오 : 들켰어 ······ !
내가 아인 연합에게 왕국군의 비밀을 흘리고 있었다는걸

멜리오 : 즉, 방금은 경고 ······ !

멜리오 : ─ 어, 어떻게 하지!?

멜리오 : 사, 사라질까 ······ !?
나라면, 지금이라면 도망칠 수 있을거야 ─

─ 마다라 중대의 대원이 탈영했다고 해서

가족에게까지 피해가 가지는 않을것이다

 

하지만, 내통자의 가족은 ─ ?

멜리오 : 안돼 ······ ! 사라질 수 없어!

멜리오 : 살해당할거야!
살해당하지 않더라도 평생 제대로된 삶은 살 수 없어!

멜리오 : 나는 도망갈 수 없어.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

마다라 : 이대로 이 아인전쟁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 라고

저녁쯤에 마다라가 한 말이 뇌리를 스친다

멜리오 : 그것은 로보스 고지의 싸움을 질질 끄는것을
눈치채고서 한 말이었던건가 ······ ?

멜리오 : 위험해, 위험해, 위험해위험해위험해 ─

전신이 떨린다
무수한 베스파르를 다루고, 본인도 창의 달인인 마다라에게
자신의 악행을 들켜버렸다

멜리오 : 죽고싶지 않아. 죽을수는 없어
살아남아야해. 그러기 위해서, 나는 ─

멜리오 : ───

멜리오 : 기다려봐 ······ 
왜 대장은 일부러 이렇게 멀리 돌아가는 방법을 썼지?

대장인 마다라라면 범인과 1대 1의 상황을 만드는것은
어렵지 않았을것이다

멜리오 : ─. 혹시, 아직 대장은 누가 범인인지 모르는건가?

멜리오 : 가능성은 있어
내가 필사적인걸 알고 있는건, 중대내에서 타르코 정도야
이 편지를 본 정도로는 누구인지 몰라

비공식인 마다라 중대에 문자를 남길 업무는 없다
오히려 기록을 남기지 말라고 엄명이 놓일 정도였다

뇌내 샤트란지를 할 때에도
기보를 남겨두는건, 확인이 필요한 마다라쪽이다

덕분에 멜리오는 마다라의 기보를 완전히 기억해버렸지만 ─

멜리오 : 어떻게 위협하더라도, 의미가 있을법한 말을 해서
수상한 녀석을 말려죽일 작정인가 ······ 

멜리오 : 그렇다면, 대장의 목적은 ─

멜리오 : ───

멜리오 : 내통자를 산출해낸 다음, 전장에서 베스파르로 죽인다 ······ 

그것이 제일 피해도 없을뿐더러, 합리적인 수였다

적어도 멜리오가 마다라의 입장이라면 그렇게 했을거라 생각했다

멜리오 : 앞으로 먼저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겠어
내게 살아나갈 길이 있다면 ······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멜리오는 살아나가기 위한 작전을 짠다

멜리오 : ─ 에릭

멜리오는 굳게 주먹을 쥐고 허공을 쏘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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