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신장3 28화

SAYO_ 2022. 5. 10.

멜리오 아가마 3

─ 아인전쟁의 종전으로부터 10년, 죄를 범한 멜리오는 ······ 

─ 멜리오의 고향 마을 / 낮

에릭 : 형, 정말 가려고?

에릭 : 우리는 가능하면 형이랑 같이 ─

멜리오 : 괜찮아. 저렇게 예쁜 사람이랑 결혼했잖아?

멜리오 : 모처럼의 신혼생활인데 내가 있으면 방해되지

에릭 : 그렇지는 ─

멜리오 :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아버지한테 인사도 드렸고, 너도 멋지게 독립했어

멜리오 : 내가 여기서 해야 할 일은 끝난거야
앞으로의 일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느긋하게 생각해보려고

에릭 : 형 ······ 

에릭 : 하나부터 열까지 고마워
형이 돈을 내주지 않았으면 나는 아직도 가게를 차리지 못했을거야

멜리오 : 너는 정말로 상냥한 남자야
아버지와는 다르게 여자를 보는 눈도 있어

멜리오 : 내 돈이 아니었더라도 반드시 보답을 받았을거야

에릭 : 빌린 돈은 꼭 갚을테니까!

멜리오 : 갚지 않아도 돼
나 혼자서 살 만큼은 충분하게 남아있어

에릭 : ───

멜리오 : 그런 지옥같은데서 10년이나 있었어
이정도는 당연한 분배잖아?

에릭 : 응. 그렇다고 생각해 ······ 

멜리오 : ─ 간다, 건강하게 지내

에릭 : 형도. 살곳이 정해지면 알려줘

더이상 만날 일은 없겠지. 어째서인지 그런 예감이 들었다

고향을 떠나는 멜리오는 간첩행위로 볼라키아에서 받은
윤택한 자본으로 차익을 이용해 자산을 늘려갔다

그리고, 왕도에서 떨어진곳에 있는 작은 저택에 사는
누군가가 급여를 준다고 하여 살게 되었다

멜리오 : ───

따뜻한 식사, 목욕, 청결한 침대
한때의 자신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복한 생활이다

하지만, 무언가가 부족하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것이 잿빛이고, 혼에 피가 통할 정도가 아니었다

샤트란지판을 얻었어도
그것을 누군가와 대국할 마음도 들지 않았으며

마음은 자연스럽게 그날의 반면을 그리고 있었다

멜리오 : ───

그날, 마다라와 했던 뇌내 샤트란지를

마다라 : 기다려봐
곧바로 역전의 한 발을 찾아서 간을 떨궈주지

그날 마다라의 말이 뇌리를 스친다

멜리오 : ─ 됐다, 잠이나 자자 
여기서 역전이라니, 있을 수 없어

멜리오 : 대장 ······ 

멜리오 : 얼른 하라고 ······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이야

멜리오 : 이런 반면은 뒤집어달라고 ······ 

─ 멜리오의 저택 / 낮

울적한채로 은둔하는 멜리오의 앞에 그 행상인이 나타났던건
아인전쟁의 종전으로부터 10년하고 달이 지났을 무렵 ─

멜리오 : ─ 보고싶은 꿈을 보여주는 마도서?

행상인 : ─ 예. 어느 엘프의 일족에게서 전해져오는
꿈과 환상의 마법의 정수를 응집한 전설의 사본이라는거죠

행상인 : 괴로운 신세에서 이런 호화를 얻게 되었는데
여성도 술도 즐거워지지도 않는 멜리오 님이라면

행상인 : 이런 취향이 더 좋으실거라 생각했지요 ······ 

멜리오 : ───

멜리오 : 씀씀이는 고마운데
나라는 존재가 그렇게까지 해줄 손님인가?

그 행상인과 지내온건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사나 최저한의 의식주를 구매하는 정도로
쪼잔한 손님이라는 자각은 있었다

멜리오 : 세상에는 나보다도 더 돈이 많은 녀석들이 넘칠테고

멜리오 : 그것이 정말로 원하는걸 보여주는 마도서라면
희귀품이면 환장하는 녀석에게 더 비싸게 파는게 좋겠지

행상인 : 이거야 원, 역시 멜리오 님이군요. 정말 날카로우셔요

멜리오 : 누구던간에 눈치를 채지 않겠냐

행상인 : ───

행상인 :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이 마도서는
돌연히 어울리게 된 엘프의 마술사에게 부탁받은겁니다

행상인 : 『검귀』 와 『견귀』 의 칼날이 교차하는 ─
가능성의 불씨인 멜리오 님께 이 마도서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고

행상인 : 저는 의미를 모르겠습니다만
그때 성금화를 1개 주셨었거든요

행상인 : 대가를 받았으면 그것을 이루는게
행상인의 긍지이지 않겠습니까?

멜리오 : 뭐가 「긍지이지 않겠습니까?」 냐

멜리오 : 단순히, 엘프 마술사가 쏘아봐서 무서우니까
쫄아서 시키는대로 하는것 뿐이잖아

멜리오 : 그 마도서가 나를 죽이려 드는 덫일 가능성도
당연히 눈치를 채고 있겠지?

멜리오 : 요컨데 너는 성금화 하나로 날 팔려고 드는거다

행상인 : ───

행상인은 얼어붙은 얼굴을 한 채로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지만, 답은 명백했다

어설프게 변명하기보다는 정색하는게 낫겠지만
아니면, 멜리오가 지금까지 꿰뚫어본 전제가
모든것을 말했는걸지도 모른다

멜리오 : ─ 방심할 수 없는 녀석이군

행상인 : 멜리오 님께서 그리 생각하고 계신다면
적당한 장소에 처분해주시면 좋겠습니다

행상인 : 그 엘프와 헤어지고 난 뒤로부터 꿈자리가 좋지 않아
마치 어딘가에서 감시를 당하는 느낌이었습니다

멜리오 : 그렇게까지 내게 전해주고 싶다면
직접 오면 됐던거 아니야?

행상인 : 제게는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상상할 수 없습니다

행상인 : 일단 받아주시고
태워버리던가, 다른 누군가에게 팔아버리던가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기에

행상인 : 모쪼록 생각해주시지 않겠습니까?

행상인은 간사한 목소리를 내며 멜리오에게 간청한다

『검귀』 와 『견귀』 ─ 가능성의 불씨 ─

상인이 하는 말의 의미는 모르겠지만
악마의 거래를 받은듯한 예감같은걸 느꼈다

분명, 제대로된 물건이 아니겠지

하지만, 이제와서 아쉬울 목숨도 없다

나날을 보내는데 울적했던 멜리오는
그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가 있다면
무엇이든 좋다고 생각했었다

멜리오 : ─ 나원 참, 어쩔 수 없네

 

멜리오는 행상인이 부탁받은 수수께끼의 마도서를 받았다

그리고 ─

─ 빈민가 / 낮

타르코 : ───

멜리오 : ─ !?

그리고 세월이 흘러, 멜리오와 타르코의 재회하게 되었다

타르코는 마치 노상강도라도 만난듯이 너덜너덜한 상태였다

멜리오 : 타르코 ······ 타르코, 지 ······ ?

타르코 : ─ 멜리오, 인가

아인전쟁의 종전 이후로 처음 만났다

멜리오 : ───

멜리오 : 어째서, 여기에 타르코가? 혹시 ─

나를 죽이러 온건가?

마다라가 전사한 그날로부터
타르코가 「죽었다」 고 한 그날로부터 ─

죽는것만을, 누군가에게 살해당하는것만을 생각하며 살아왔다

멜리오 : ───

살아갈것이라면 지금 여기서 도망쳐야 한다. 하지만 ─

멜리오 : 혹시, 나를 만나러 온거야?

더이상 멜리오는 도망치는것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타르코 : 네가 왕도에 있었다는건 몰랐다

타르코 : 그저 일거리를 찾아서 떠돌고 떠돌았다 ─ 그런거지

멜리오 : 그런가 ······ 그렇네, 길어지겠다
어디 가게라도 들어가자

타르코 : ───

멜리오 : ─ 신경쓰지 말고
이쪽은 동생이 한탕 벌어준 덕분에 여유가 있어

멜리오 : 뭐, 동생에게 도움을 받는 형이 어떤 느낌인지 싶지만

멜리오 :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아

멜리오 : 너는 내게 염려하면 안된다고 ······ 타르코

타르코 : 멜리오 ─

─ 왕도 술집 / 밤

멜리오 : 그런가, 어머니까지 ······ 

타르코 : ───

멜리오 : ───

이후에 벌어진 타르코의 비참함을 알고서
멜리오는 가슴에서 끓어나오는
죽고 싶다는 감정 이외에는 어무것도 할 수 없었다

멜리오가 지금까지 안온한 생활을 보낼 수 있었던건
그날 마다라를 죽였기 때문이었다

멜리오 : ─ 가끔 생각해
그날 마다라 대장이 살아 있었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지 않았을까 ······ 

타르코 : ─ 멜리오

멜리오 : 나는 ─ 

타르코 : 전장에 혹시는 없다. 일어난건 전부야

타르코 : 제 6차 로보스 고지 공방전에서 마다라 대장은 죽고
빌헬름 트리아스는 마지막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

빌헬름의 이름을 꺼낸 타르코의 어깨가 떨리며
손에 쥐고 있었던 잔을 던져서 깨버린다

멜리오 : 타르코 ─

술집 손님 : 뭐야, 너 음유시인이냐. 뭐라도 불러봐

음유시인 : 그럼, 몇 곡 불러드려볼까요 ─

마침 타르코가 잔을 깨버린 소리를 묻어버리듯이
가게 중앙쪽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

타르코 : ─ 음유시인인가

멜리오 : 그런가봐. 모처럼이니 들어볼까?

타르코가 노래를 좋아한다는걸 떠올리고 제안한다
아니나 다를까, 타르코의 입꼬리가 조금 풀려 있었다

타르코 : ─ 그러지

멜리오가 점원을 불러 깨뜨린 잔의 대금을 지불하고
새로운 술을 가지고 오게 한다

음유시인 : 먼저, 내 고향의 곡을 먼저 들어주실까 ─

음유시인 : ─ ♪

가게 안이 음유시인의 애절한 사랑을 담은 
여수를 불러 일으키는 노랫소리를 전한다

타르코 : ─ 나쁘지 않은 노랫소리군

멜리오 : ─ 그렇네

하지만 ─

술집 손님 : 꺼림칙한거 말고. 더 기운찬거 있을거 아냐

다른 손님 : 맞아 맞아. 이래서야 술맛이 떨어진다고

음유시인 : 그런가요? 그럼, 손님들 사이에서 인기있는 곡으로 ······ 

음유시인 : ─ ♪

멜리오 : ─ !?

음유시인이 꺼낸것은 『검귀』 빌헬름을 소재로 한 『검귀연가』 였다

음유시인의 목소리가 바뀌고
『검귀』 라 불리는 영웅의 싸움과 연애를 노래한다

타르코 : ───

술집 손님 : 『견귀연가』 인가 ······ 역시 지금은 이거지

다른 손님 : 우리 꼬맹이도 어디서 배웠는지, 잘 부르더군 ······ 

다른 손님 : 덕분에 쉬는 날에는 『검귀』 놀이에 어울려주고 있지

타르코 : ─ 그만둬

음유시인 : ─ ♪

타르코가 중얼거리듯이 외쳐도
그 목소리는 정면에 앉아있는 멜리오에게밖에 닿지 않는다

타르코 : ─ 그 노래를 그만둬!!

음유시인 : ─ !?

의자를 넘어뜨리며 일어선 타르코에 가게 안의 시선이 쏠린다

음유시인 : 무슨 ─

술집 손님 : 뭐냐, 너는

다른 손님 : 아인이네 ······ 그거야 뭐
아인전쟁의 영웅인 『검귀』 를 찬양하는 노래는 듣기 싫겠지

타르코 : 달라 ─

술집 손님 : 혹시 그거냐? 괴물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아인전쟁에서 『검귀』 한테 혼쭐이 난 그거?

타르코 : 아니! 그 남자는 영웅 따위가 아니다!
영웅일리가 있는가!

외치는 타르코에게 물을 끼얹는다

술집 손님 : 시끄러워. 이쪽은 맛있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고

술집 손님 : 듣기 싫으면 네가 나가라!
네가 있으면 이쪽 술맛이 떨어지잖아!

타르코 : ─ !!

술집 손님 : ─ !?

타르코가 쏘아보니 남자는 꼼짝도 하지 못하고
위세좋게 말을 던지던 입을 닫아버렸다

타르코는 천천히 물을 끼얹은 남자에게 다가간다

타르코 : 나는 싸웠다 ······ 
너희들을 지키기 위해서 싸웠다고 ······ 

타르코 : 그런데도 너희들은 우리들의 명예도
에시르도, 어머니도 빼앗았다 ······ !

타르코 : 괴물의 피가 흐르는건 어느쪽인가!?

타르코 : 내게는 너희들쪽이 더 괴물처럼 보인다!!

멜리오 : ─ 타르코

멜리오 : 거기까지야. 나가자

타르코 : ───

멜리오 : 동행 때문에 미안해, 이건 민폐값이야

성금화 하나를 올려두고 멜리오는 타르코를 대리고 나갔다

타르코 : ───

멜리오 : ───

타르코 : 아아, 으, 그 ······ 아아 ······ ! 아아으으윽 ······ !

입술을 꽉 깨물며 타르코는 신음하듯이 울었다

멜리오 : ─ 타르코

저렇게 강하고 용감하며
마다라를 잃은 중대의 모두를 이끌던 타르코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워하고 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런 장소에서 그런 처사를 당했다면
누구라도 마음이 부서질것이다

멜리오 : 타르코, 너는 괴물 같은게 아니야

타르코 : 아니, 달라 ······ 나는 괴물이다, 멜리오

타르코 : 용서할 수 없었다, 『검귀』 가 ······ !
빌헬름 ······ 그 남자가 ······ !

타르코 : 증오스럽다 ······ 무엇이든지 ······ 
에시르와 어머니를 빼앗아간 인간이 ······ !

타르코 : 이 왕도에서 안온하게 지내는 인간들을 전부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다 ······ !

타르코 : 내 안의 짐승이 지금도 뛰쳐나오려고 해서
더이상 억누를 수 없단 말이다 ······ !

타르코 : 그러니까 ─

멜리오 : ─ 멍청아! 그거면 된다고!

멜리오 : 보통인거야 ······ 
우리들은 제정신으로 있을 수 없는게 정상이라고

멜리오 : 이런 세계는 처음부터 우리들이 있을 장소따위
준비된게 아니었다고

멜리오 : 있었다면, 그건 ─

마다라 : 이대로 이 아인전쟁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 라고

아아 ─

멜리오 : 대단하네, 대장은 ······ 
그 사람은 전부 알고 있었던거야

제대로된 식사도, 목욕도, 청결한 침대도
바랄것 없는 지옥같은 장소 ─

그래도 그곳에는 전우가 있다
목적이 있고, 역할이 있다 ─

멜리오 : 여기에는 없는것이 거기에 있었던거야 ······ 

타르코 : 멜리, 오 ······ ?

멜리오 : ─ 사라지자, 타르코

멜리오 : 사라져버리자고 ······ 이런 현실에서

그것은 희망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비뚤어졌지만 ─

두 사람이 제정신으로 있을 연결고리가 되어줄
단 하나의 선택지였다

그리고, 두 사람은 끝나지 않는 아인전쟁의 막을 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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