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추억향 8-30

SAYO_ 2022. 9. 11.

제로부터, 둘이서

─ 장렬한 싸움의 끝에
시온과 라이라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인가 ······ 

─ 로보스 고지 정상의 요새 (추억향) / 낮

라이라 : ───

라이라 : ─ 제로부터, 라

시온 : ─ 라이라?

라이라 : ─ 나도 너야

시온 : ─ 네?

라이라 : 몽환술사의 일족에게 있어서
이름을 가진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할 필요도 없잖아?

라이라 : 15세 시험을 통과하고 이름을 받고서야
처음으로 부모에게 애정을 받았다

라이라 :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타인과의 연결을 느끼게 되는 첫 경험

라이라 : 기쁘지 않을리가 없잖아

라이라 : 네게서 이름을 받고 나는 내가 되었어

라이라 : 그러니까, 고마워 ······ 
정말, 그것 뿐이야. 말 그대로의 의미야

시온 : 라이라 ─

시온 : 저의 시온이라는 이름은 스바루 씨가 붙여 주셨어요

라이라 : ─ 그 남자가?

시온 : 지금 저희와 같이 있는 스바루 씨가 아니예요
라이라가 만들어낸 스바루 씨의 재현자예요

시온 : 라이라를 대신해서 검은 팔에 붙잡혔을 때
그 사람이 제 대신이 되고 ······ 

시온 : 그때 들었어요
「도와준 사람의 이름을 알고 싶어」 라고

시온 : 하지만 저는 그때 이름이 없어서 ─
그랬더니 스바루 씨가 「그럼 내가 붙여줘도 될까」 하시더군요

라이라 : ─ 그 남자답네

시온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하지만, 시온은 좋은 이름이라 생각하지 않아요?

라이라 : ─. 라이라 정도는 아닌걸

시온 : ─ 후훗

라이라 : 싱긋거리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요점은 내가 너에게 이름을 받고 부모에게 원수를 지게 됐으니까

시온 : ─ 네
하지만 라이라가 저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면
저는 지금도 이름이 없었을 거예요

라이라 : ─ 그래서?

시온 : 지금 있는 스바루 씨에게 사죄하세요
그럼 저는 일단 이번 건에 눈을 감아 둘게요

라이라 : ─. 멋대로 눈을 감지 말아줄래?

시온 : ─ 네?

라이라 : 나는 처음부터 너에게 사죄할 생각으로 여기에 있었어 ······ 
그런데 그러기 전에 이야기를 끝내버리니, 참을 수 없는걸

시온 : 하 ······ 하지만, 그렇다면 왜 ······ 
이렇게, 우당탕 치고 받았던 ······ ?

라이라 : ─ 그건, 고맙다는 의미를 듣고서
직접 답하는걸 부끄러워 했던게 당연하잖아

시온 : ─ 한 방 더 때려도 될까요?

라이라 : 마음이 내킬 때까지 해
이런 상황이니까 너그럽게 받아 줄게

시온 : ─ 하아. 이제 됐어요
어짜피 지금 여기서 티격대더라도
어딘가에서 또 같은 행동을 하고 있을거라는 느낌이 들어요

라이라 : 지금 여기에서 치고 박았던 것도
앞으로 똑같은 일이 없을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지

시온 : ─ 정말 사죄할 마음은 있나요?

라이라 : ─ 있어. 미안해, 시온

시온 : ───

라이라 : 네 말 대로, 나는 제멋대로였어
지금까지 네게 해왔던 게 용서받을 수 없을거라는 것도 알고 있지

라이라 : 그러니까, 속죄하는 방법을 택하고

라이라 : 방금 네가 말했던 「제로부터」 라는 말에 답하기 위해 ─

시온 : ───

시온 : ─ 다시 한 번

시온 : 다시 한 번 불러 주세요. 제 이름, 시온을

라이라 : ───. ─ 시온

시온 : ─ 라이라

라이라 : ─ 왜?

시온 : 그냥 불러 봤어요

라이라 : ───

스바루의 목소리 : 어이, 시온! 라이라!

시온 : 이 목소리는 ······ 타이밍이 너무 좋네요

라이라 : 노리고 있었던 건가?

시온 : 스바루 씨가 그렇게나 딜리커시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해요

시온 : 딜리커시는 이렇게 쓰는 말이 맞나요?

라이라 : 나한테 묻지 말아줘

스바루 : 조용해지고 시간이 꽤 흘렀으니까
슬슬 끝나지 않았으려나 해서 ······ 

스바루 : ─ 아니, 으악!? 얼굴은 무슨 일이야!!

티세라 : 엉망진창

알코르 : 역시 석양의 강가에서 치고박는게 정답이었군

스바루 : 석양도 강가도 아니고, 정답인지는 아직 ─

스바루 : ─ 아니, 정답이었나봐

라이라 : 그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집어 치우고
알겠다는 표정으로 수긍하지 말아줘. 기분 나빠

라이라 : 스바루 씨의 그 열받는 행동은
하루이틀 된 게 아니니까요

스바루 : 두 사람이 나를 표적으로 한다니 ─ 좋아!
화해했으면 마음껏 해!

라이라 : ─ 정말 짜증나네

시온 : 안돼요, 라이라
저는 라이라의 사죄를 받았지만
그러기 전에 말한 조건은 사라지지 않았어요

라이라 : ─ 알고 있어. 하아, 나원 참 ······ 

라이라는 스바루쪽으로 걸어가서 깊게 고개를 숙였다

라이라 : 미안해, 나츠키 스바루

스바루 : 라이라 ······ 

라이라 : 지금까지 했던 일을 사죄한다고 해서
용서해주지 않을거라는 건 알고 있어

라이라 : 그러니까, 용서해달라고 말하지는 않겠어
그저, 지금 이 상황을 만들어낸 발단으로서 사죄하게 해줘

라이라 : 내가 봉인한 네 기억을 복원하고 눈을 뜨게 한다
 ······ 그러기 위해 도와주게 해줬으면 좋겠어

스바루 : ───

스바루는 언제쯤 갑자기 솔직해진 라이라에 얼떨떨해 하고 있었다
무심결에 시온쪽으로 눈을 돌리니 
그녀는 뒤에서 밀듯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스바루 : ─ 고개를 들어줘

라이라 : ───

스바루 : 뭐라고 해야 할까
이것보다 더할 건 없을 정도로 침착해서 일단 안심했어

티세라 : 개전한 내 공로

알코르 : ─ 티세라, 이런 자리에서는 얌전히 있어라

티세라 : ─ 네이네입

스바루 : 협력한다고 해줘서 고마워
추억향이 홈 그라운드인 몽환술사가 둘이나 있으니까 든든해지는걸

스바루 : 하지만 ─

시온 : ─ 스바루 씨?

스바루 : 우리 파티 멤버도 충실했었으니까
동료가 되려면 통과 의례를 받아주지 않으면 안되겠는걸!

라이라 : 통과 의례 ······ ?

스바루 : 티세라, 그걸 꺼내줘!

티세라 : 그거 ······ ?

알코르 : 그거 말이다

티세라 : ─ 알겠어

스바루 : 알코르도 안다니, 굉장한걸!

티세라의 손에서 마법진이 떠오르더니
그 안에서 나타난 것은 ─

티세라 : 주문하신 물품

 

스바루 : 오, 땡큐!

스바루 : 그렇게 됐으니, 내 동료가 되기 위해서는
이 마요네즈 커피를 마신다는 조건이 걸려 있어!

스바루 : 의형제의 잔 같은? 그런 거!

라이라 : 너의 의형제로 지원한 기억은 없는데 ······ !

시온 : 그러고 보니까, 마시지 않은 사람은 라이라 뿐이었죠

티세라 : 꿀꺽 가자

알코르 : 익숙해지면 버릇이 될 정도다

티세라 : ─ 큭! 알겠어 ······ 알겠다고! 마시면 되잖아, 마시면!

라이라는 각오를 다지고
스바루가 내민 마요네즈 커피를 받아 단숨에 마셨다

라이라 : 마 ─

스바루 : 뭐, 그래? 아니면, 맘모스 꿀맛?

라이라 : 맛이 없어어어! 뭐야 이거? 사람이 먹을 물건이야!?

스바루 : 시온이랑 똑같은 반응이네!

라이라 : 이딴 건, 대부분의 인간이 같은 반응일걸!

스바루 : ─ 아무튼.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라는
좀 손때 같은 전개도 있지만 ─ 환영할게, 라이라

라이라 : ───

라이라 : ─ 나원 참
이런 날이 올거라는 건, 꿈으로도 꾸지 못했는걸

티세라 : ───

티세라 : 몽환술사도 보지 못했던 꿈 ─

티세라 : 새로운 가능성이 이 추억향에 피어오르고 있어 ─

─ 추억향 / 밤

수 시간 후

몽환사본에 의해 만들어진
로보스 고지의 추체험을 끝낸 스바루 일행은
다음 기억으로 가기 위해 푹 잠에 빠졌다

라이라 : ─ 그래서, 이런데서 할 이야기가 뭔데?

시온 : ─ 말하지 않아도, 라이라라면 알지 않나요?

라이라 : ─ 방금 말했던 《가능성의 영역》 이겠네

시온 : 네. 멜리오 씨에게 『몽환사본』 을 건넨 인물에 대해서
명백하게 몽환술사의 일족이 엮여 있어요

시온 : 그게 저희가 스바루 씨의 기억속으로 들어갔던것과
무관계하지는 않지 않을까요?

라이라 : ······ 우리 말고도 다른 누군가가
나츠키 스바루의 기억에 있다는 건 거의 확실하지

라이라 : 그렇다면, 당연스럽게도 몽환술사의 기술에 통달했겠지

시온 : 뭐가 목적인걸까요?

라이라 :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
그저, 무언가 알고 있을 수도 있다면 ─

시온 : 티세라 씨, 네요 ─

─ to be continu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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