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의 구멍
─ 라인하르트에게 대항하기 위해
스바루 일행이 꺼내든 금단의 수단은 ······
─ 야구장 / 낮
펠트 : 쳇, 쳤나. 다들 미안해
스바루 : 신경쓰지 않아도 돼, 아직 1점이야
연습때 했던 구호로 흐름을 바꾸자
스바루 : ─ 소리내어 간다! 긴장해!
에밀리아 : 응! 긴장하자!
렘 : 긴장하죠!
람 : 긴장한다고 해서 어떻게 될 문제인가?
스바루 : 팀워크를 확인하기 위해서 필요해
자, 베아꼬맹이도!
베아트리스 : 멍청한 거야. 누가 그런 말을 ─
팩 : 긴장해볼까. 자, 베티도 같이 하자
베아트리스 : ─ 긴장하고 가는 걸까나!
로즈월 : 물론, 긴장해야겠지
롬 영감 : 긴장해도 잡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펠트 : 고마워, 형씨. 기분이 좀 나아졌어
스바루 : 그래, 우리의 싱커는 2단계 올라갔어
작전대로 침착하게 가자
펠트 : 설마 이렇게나 빨리 꺼내게 될 줄은 몰랐는데 ─
라인하르트 : 싱커에 뭔가 있는 모양이군요. 기대됩니다
스바루 : 다음에 던지는 게 싱커인지는 아직 모르니까
스바루 : 스트레이트인지, 아니면 숨겨진 마구인지 ─
펠트 : 받아라, 나의 필살 싱커!
스바루 : 나의 밀당을 듣기나 했어!?
스바루 : 아니, 하지만 이 깨끗한 공이라면 ─
이번 싱커는 앞서 던졌던 것보다
크게 구속을 낮추고 휘어버린다
라인하르트 : ─ 핫!
배트가 공을 받아들이는 탄도가 낮고
어마무시한 속도로 공이 퍼스트로 날아간다
스바루 : 위험해! 베아꼬맹이, 몸으로 막아!
베아트리스 : 죽으라는 말인 걸까나!?
베아트리스의 머리 위쪽으로 넘어가버린 공은
로즈월이 있는 라이트쪽으로 날아갔다
로즈월 : 어이쿠야. 이건 쫓아가기 힘들겠군
친 공은 파울 존의 울타리를 넘고 연기를 내뿜으며 멈췄다
라인하르트 : ─ 느린 싱커, 훌륭하십니다
치지 못할 수도 있었겠군요
스바루 : 설마 바로 맞춰버릴 줄은 ─
스바루 : ─ 잠깐 타임! 내야만 괜찮을까
에밀리아 : 무슨 일이야?
스바루 : 이대로 던지고 있어도 받아낼 느낌이 들어
1회를 가져오고 싶었거든
에밀리아 : 그렇네, 방금 펠트의 공을
라인하르트가 딱콩맞게 맞춰버렸는걸
스바루 : 딱콩맞게라니 ······
펠트 : ······ 저기 형씨, 내 공이 위험해 보여?
베아트리스 : 다음에 또 저런 공이 오면 무리인 거야
맞은 장소는 파괴될 정도일까나
렘 : 하지만, 조금이라도 빗맞출 수 있다면
어떻게든 밀어나갈 수 있을 거예요!
스바루 : 그래, 적어도 범타로 끝나겠지만
가능하면 맞지 않고 아웃으로 하고 싶을 정도야
람 : 바루스, 무슨 안이라도 있어?
스바루 : 이것만큼은 쓰고 싶지 않았지만
라인하르트를 멈추기 위한 작전이 있어
스바루 : 우리의 배터리로 다른 사람을 도와준다
펠트, 잠깐 귀 좀 빌려줘
펠트 : ─ 어? 아니, 무슨 소리야?
스바루 : 이렇게 된 이상, 확실하게 아웃을 내자
스바루 : 룰의 구멍을 파내는 방식도
야구의 전술중 하나라는 말이지
펠트 : ─ 됐어. 간다, 라인하르트!
라인하르트 : 네!
펠트 : ───
펠트는 느슨하게 움직여서 공을 던지려 한다
라인하르트 : ─ ? 그 느린 움직임은 ······
스바루 : ─ 보크!
라인하르트 : 보크?
스바루 : 그래, 저건 하면 안되는 방식으로
반칙을 받을 수도 있어
스바루 : 그 대가로 라인하르트의 볼 카운트를 무조건 1 늘린다
볼 1개 분량을 사소한 실수로 만드는 거지
라인하르트 : ─ ? 그러면 그쪽에 불리해지지 않아?
스바루 : 떠올려봐, 라인하르트
이번의 특별 룰이라면 볼이 늘어나는 건 이쪽이 좋은 거야
라인하르트 : ─ ! 그런가, 그렇다면 ─
스바루 : 4번째 보크! 그리고 포볼이다!
라인하르트 : 포볼인가. 홈런이 아니라는 건 ─
스바루 : 그래, 너는 아웃이야!
라인하르트 : 나는 아웃이구나. 머리를 굴렸네, 스바루
스바루 : 헹, 칭찬해도 곤란해지는걸
라인하르트 : 하지만, 나는 그렇다 치고, 펠트 님은 어떻게 돼?
스바루 : 어?
펠트 : ─ 형씨, 기다려봐
스바루 : 무, 무슨 일이야, 펠트! 뭐가 있었어!?
펠트 : 뭐고 자시고, 아무래도 방금 건 아니잖아 ······
스바루 : 그래도 이기고 싶잖아!?
펠트 : 이기고 싶지만, 이건 아니야!
에밀리아 :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리고, 던지지도 않았는데 『아웃』 이 되면
라인하르트가 불쌍해져
스바루 : 에, 에밀리아땅도!?
윽 ······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해?
훌륭한 전술이지!?
람 : 무심결에 실토했네, 바루스
이게 버젓이 통하게 되면 제대로 된 시합이 성립하지 않아
베아트리스 : 아무리 그래도 너무 비겁한 거야
스바루 : 윽 ······ 으으윽
롬 영감 : 설령 『아웃』 이 되지 않더라도
이 전술로는 자랑할 수 없다
팩 : 음, 룰의 구멍을 파고들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로즈월 : 이래서야 볼을 던지기는 커녕
볼을 칠 수도 없을테니까
렘 : 스바루 군이라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이길 수 있을거라고 믿고 있어요!
스바루 : 으아아아! 알겠어, 알겠으니까!
이 전술은 없던 걸로! 그러면 되겠지!?
펠트 : 그렇게 해줘
여러가지로 생각해준건 고맙지만
그 녀석에게는 제대로 된 방법으로 이기고 싶어
스바루 : ─ 그렇게 됐어, 라인하르트
보크 전술은 방금 생겨나고 방금 없어졌어
라인하르트 : 그렇구나
확실히 그걸 쓰면 내가 손을 쓸 방법이 없었으니까 다행이네
스바루 : 그래. 하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일러
네가 치지 못하도록 할 방법은 아직 더 있으니까
라인하르트 : ─ 더 있어?
스바루 : ─ 라인하르트, 고의사구!
라인하르트 : 고의사구?
스바루 : 그래, 무조건 포볼. 즉, 너는 아웃이야
라인하르트 : 그래, 나는 아웃인가
라인하르트 : 이걸로 3아웃. 『체인지』 이려나
스바루 : 보크로 안된다고 해도, 하려면 얼마든지 있지!
라인하르트 : 제법이네, 스바루
하지만, 이제 어떻게 되려나?
스바루 : ······ 혹시 이것도 안된다고?
펠트 : 안되는게 당연하지! 귀는 장식이냐!?
스바루 : 아, 아니, 방금이랑은 다르잖아!?
고의사구도 엄연한 야구의 전술로서 ─
베아트리스 : 너 ······ 아무래도 머리가 이상한 거야
부끄러운 줄 모르는 걸까
람 : 낮가죽이 참 두껍네. 감탄했어, 바루스
스바루 : 코멘트가 신랄한데!? 그렇게나 안돼?
팩 : 으음, 반성이 부족한걸
왜 화가 났는지 제대로 생각해줘야 하는데
로즈월 : 스바루 군, 무슨 일이더라도 절도가 필요한 법이라네
롬 영감 : 너는 그래도 괜찮은 거냐?
스바루 : 어른조의 찐텐 설교! 으, 으윽, 내 편은 ······
렘 : ─ 스바루 군
스바루 : 렘!
렘 : 렘이랑 같이 모두에게 사과해요
렘은 언제라도 스바루 군의 편이에요
스바루 : 그 보살핌에 마음이 아파!
스바루 : 으으극, 룰은 위반하지 않았는데 ······
아나스타시아 : 음, 아무래도 억지를 쓰다가
무리하게 경계선까지 밀려나버린 모양이네 ······
율리우스 : 일단 규칙은 준수하는 것 같습니다만
조금 아니게 느껴지는군요
아나스타시아 : 그렇네
애초에 라인하르트 군이 혼자인게 예외중의 예외니까
이제와서 규칙에 맞는지를 따지는 게 의문이지만
아나스타시아 : 하지만, 저런 사람의 허를 찌르는 작전에는
그에 걸맞는 대가 있는 거지
가게 아저씨 : ─ 뭐해!
그래서야 옥타야키도 마음놓고 넘어가지 않는다고!?
관객들의 비난소리가 그라운드에 쇄도한다
아나스타시아 : ─ 당연스럽게도, 관객은 납득하지 않지
스바루 : 윽 ······ 관객까지 적으로 돌리다니
펠트 : ─ 형씨, 이런 행동은 더 하지 말아줘
스바루 : 하지만, 평범하게 하면 쳐내잖아!?
펠트 : 그렇다고 해도!
이렇게 이겨도 전혀 기쁘지 않는다고
스바루 : 하지만 ······ 동료나 관객들의 하얀 눈을 마주해도!
나에게는 이 팀을 이기게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어!
펠트 : 그 마음만큼은 기쁘지만
달리 더 해볼법한 방법이 있지 않아?
스바루 : 하지만!
에밀리아 : ─ 스바루
스바루 : ······ 에밀리아땅
에밀리아 : 스바루가 우리를 위해서
여러가지로 생각해주고 있는 건 정말 기뻐
에밀리아 : 하지만, 그런 방법으로는 안돼
『야구』 는 즐기는 거라고 스바루가 그랬잖아
에밀리아 : 지금 상태로는 모두가 즐길 수 없는걸
스바루 : ───
펠트 : 라인하르트에게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
우리는 오늘까지 연습해왔어
조금만 더 우리의 등을 믿어줘
스바루 : ······ 그렇, 구나
나는 승리에 연연해서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네
스바루 : 모두가 즐기는 것
그리고 동료를 믿는다 ······ !
제대로 떠올렸어
에밀리아 : 응, 다행이다!
펠트 : 뭐 일단, 저 녀석의 공격을 2점으로 막아냈고
이 기세로 되받아 주자고!
스바루 : 그래 ······ !
1회 말 : 자이언트 킬링즈의 공격
펠트 : ─ 일단, 1번은 내가 나갈게
펠트 : 봐주지 말고 전력으로 와, 라인하르트!
라인하르트 : 네 ─ 그럼, 갑니다!
라인하르트가 던진 공은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펠트 : 공이, 보이지 않아 ······ !?
라인하르트 : 스트라이크, 네요
펠트 : 쳇, 저번보다 공을 잘 던지네!
강속구를 배트로 맞추려 하지만, 조금도 스치지 않는다
라인하르트 3스트라이크. 아웃이군요
펠트 : 젠장! 저 녀석의 공, 점점 더 빨라지잖아
스바루 : 우리가 성장했듯이
라인하르트도 공부를 해왔다는 건가
렘 : 스바루 군을 위해서라도 렘은 칠게요!
지켜봐주세요
라인하르트 : 배터, 아웃
렘 : 죄송해요, 스바루 군
스바루 : 아니, 저 공이면 어쩔 수 없지
초조하지 말고 눈에 익숙해져가면서 공략하자
스바루 : 아니다, 천재적인 자질을 가진 언니쪽이라면
갑자기 쳐낸다던가 하는 ─
라인하르트 : 배터, 아웃
람 : 하
스바루 : 하, 가 아니잖아! 적어도 휘두르기는 해 줄래!?
람 : 무리한 상담이네. 렘을 응원하느라 지쳤어
바루스, 이 시합은 언제 끝나?
스바루 : 이제 막 시작한 참인데!?
펠트 : ─ 형씨, 2회 이후도 부탁해
저 녀석을 눌러버릴 작전을 잔뜩 생각해왔겠지?
펠트 : ─ 나는 그걸 믿고 던질게
스바루 : ───
스바루 : 아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
펠트 : 더러운 수만 생각했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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