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시간 30분 전
─ 팩 랜드에 온 크루쉬
클라라의 새로운 데이트가 시작된다 ······
─ 팩 랜드 / 아침
클라라 : 저, 저기 ······
클라라 : 진짜로 오늘 크루쉬 씨가 오시는 건가요?
스바루 : 그래, 확실해
우리도 쓸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해서 약속을 잡았거든
에밀리아 : 응, 크루쉬 씨의 시간을 받아내기 위해서
라인하르트뿐만 아니라, 로즈월과 라분킬도 협력해줬어
스바루 : 라인하르트는 전부 맡겨 두라고 하던데
세계를 구하러 갔는데 전부 맡길 수는 없잖아
클라라 : 저, 저를 위해서 뼈를 부숴가면서까지 ······
람 : 클라라 님이 염려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책임은 전부 바루스가 질 테니까요
렘 : 이렇게 말하는 언니도
로즈월 님과 상담하는데 엄청 힘을 쓰셨어요
람 : 렘, 그건 말하지 않는 게 상책이야
에밀리아 : 우리는 클라라가 크루쉬 씨와 친해질 수 있도록
오늘도 많이많이 힘낼 거니까!
클라라 : 여러분 ······ !
만난지 얼마 안된 저를 위해서 이렇게까지 하시다니
너무 기뻐요 ······ !!
렘 : 이런 멋진 물건을 받았는데 그러고 끝내면
저희가 오히려 죄송해질 정도니까요
렘 : 베아트리스 님도 아주 마음에 드셔서
저택에 선물을 보내 드렸어요
클라라 : 어머, 그런가요!?
베아트리스 : 괘, 괜한 말은 하지 말라는 거야!
클라라 : 후후후, 마음에 들어하셔서 영광이에요
저도 베아트리스와 만나서 번뜩임이 멈추질 않아요
클라라 : 괜찮으시다면, 옷을 좀 더 맞춰드리고 싶답니다
베아트리스 : 이미 받았다는 걸까나!
베티는 이래보여도 너보다 훨씬 연상이라는 거야!
클라라 : 어머, 그럼 뭐라 불러드리면 좋을까요?
베아트리스 : ─ 흥, 베티는 알 바가 아니라는 거야
베아트리스 : 네가 좋을대로 하라는 걸까나
클라라 : 그럼 계속 베아트리스라고 부르도록 할게요
스바루 : 우리 베아 꼬맹이와 사용인 트윈즈가
친하게 지내는 건 보기 좋은데 ······
스바루 : 클라라 씨는 저번이랑 같은 모습으로 괜찮겠어?
스바루 : 저번에는 급하게 준비했지만
매무새에는 꽤 신경을 쓰는 모양이던데
클라라 : 여러가지로 고민해봤지만
이 드레스가 제일 저 다운 승부복이라 생각해요
클라라 : 그때 입고 있었던 옷도 이거였고
살짝 다른 부분도 있답니다
스바루 : 어, 다른 부분?
람 : 그 정도도 모르다니, 바루스는 우둔하네
스바루 : 람은 알아!? 다, 다른 사람은!?
베아트리스 : 구두가 저번과는 다르다는 거야
스바루 : 아, 그런가!?
클라라 : 어머, 역시 베아트리스!
귀여울 뿐만 아니라 총명하시군요!
베아트리스 : 베티는 너희들보다 총명하다는 거야
그러니 아이 취급을 하지 말아달라는 걸까나
클라라 : 후후, 그렇군요
소녀의 변화를 아는 베아트리스는 소녀의 얼굴을 한 숙녀네요
베아트리스 : 흥, 이라는 거야
스바루 : 소녀의 얼굴을 한 숙녀라니 ······
람 : 여성의 발 밑의 멋부림을 깨닫지 못하는
연애 반장의 지위에 걸맞는 거겠지
스바루 : 젠장!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정론 ······ !
렘 : 괜찮아요, 스바루 군
렘은 발 밑의 멋부림을 던지고 맨발이 됐어요!
스바루 : 다시 신어! 팩 랜드는 야외 테마파크야!
??? : ─ 훗, 여전히 시끌벅적하군
클라라 : 그 목소리는 ─
크루쉬 : 이미 시작한 모양이군. 기다리게 했는가?
에밀리아 : 아니, 오늘 주역은 크루쉬 씨와 클라라 씨니까
신경쓰지 않아도 돼
크루쉬 : 에밀리아, 오랜만이군. 잘 지냈는가?
에밀리아 : 응, 나는 항상 잘 지냈어
오늘은 와줘서 정말 고마워
크루쉬 : 『검성』 라인하르트를 통해 들었을 때는
무슨 일인가 싶었다만
크루쉬 : 루그니카 팩 랜드 ······
이건 또 엉뚱한 일을 벌이는 모양이군, 나츠키 스바루
스바루 : 아니, 이건 라비 ─
라분킬 후작이 굉장한 거고, 나는 옆에서 귀띔만 줬고 ······
스바루 : 그것보다도 나도 고맙다는 말을 전할게
덕분에 살았어
스바루 : 사정은 편지의 내용대로야
뭐, 그, 어리둥절한 느낌일 거라 생각하는데 ······
크루쉬 : 문제는 없다
아는 부녀자나 타국 귀족의 영애에게
비슷한 권유를 받은 적이 있지
스바루 : 오오, 인기많은 여성의 풍모 ······ !
람 : 크루쉬 님, 혹시 해서 여쭙습니다만
오늘은 혼자서 오셨습니까?
크루쉬 : 아니, 여기까지 라인하르트가 안내해줬다만 ······
크루쉬 : 입구에 도착하니
또 그 남자를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더군
스바루 : 여전히 바쁘네!?
크루쉬 : 모처럼 실지를 회복할 기회를 만들 수 있었는데
미안하다는 말도 전해달라고 부탁받았다
스바루 : 아니, 착실하게 일을 하고 있는 거니까
실지 회복은 충분히 됐겠지만 ······
크루쉬 : 후후, 나중에 만났을 때, 직접 말해주게
그걸로 꽤 신경을 쓰는 모양이더군
람 : 그럼 오늘은 펠릭스 님도 보이지 않으시는데
정말 크루쉬 님 혼자이신가요?
크루쉬 : 그렇다.
내일까지 예정이었던 기사단의 잡무에 쫓겨서
오늘은 오지 못했다
스바루 : 별일이네
크루쉬 : 나도 종자가 없다면 부녀자나
상대를 부탁받을 수 없을 정도로 융통성이 없지는 않으니
크루쉬 : 앞서 이야기했던 대로
이런 일은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니까
스바루 : 크루쉬 씨, 역시 여자에게 인기가 많구나 ······ !
크루쉬 : 헌데, 그 클라라 마론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만
렘 : 네? 방금까지 근처에 계셨습니다만 ······
베아트리스 : ······ 이쪽일까나. 여기에 있다는 거야
팩 냥코 : 푹신 ······ !
클라라 : ───
베아트리스가 가리킨 손가락의 끝
커다란 인형탈의 그림자쪽에 크루쉬가 찾는 클라라가 있었다
스바루 : 뭐해 ······ ?
클라라 : 그, 그야 ······ 갑자기 크루쉬 님이 보여서 ······
마, 마음의 준비가 ······ !
스바루 : 아니, 오늘 온다고 말했잖아
클라라 : 그렇지만요! 갑자기 얼굴이 보여서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요!?
스바루 : 그럼, 입으로 튀어나온 심장을
다시 입으로 집어넣으면 되는 게 아닐깝쇼!?
크루쉬 : 그렇게 숨어 있어서야
오늘 내가 여기까지 온 의미가 없어지겠군
크루쉬 : 이 팩랜드는 어떤 시설인지
내 눈에는 감이 잡히지 않아서 말이다
크루쉬 : 괜찮다면, 안내해줄 수 있겠는가?
클라라 : 크루쉬 님 ······ !
크루쉬 : 드디어 얼굴을 보여 주는군
전에 봤을 때보다 조금 여위지 않았는가?
클라라 : 아, 알고 계셨나요 ······ !?
크루쉬 : 한 번이기는 하지만
함께 춤을 춘 상대를 잊을 정도로 박정한 사람이라 생각했다면
조금 마음이 아프군
클라라 : 두근 ······ ! 그, 그런 건, 절대로 ······ !
스바루 : ───
클라라 : 무슨 일인가요, 스바루 군
스바루 : ······ 크루쉬 씨의 멋쟁이 오라가 눈부셔서 눈이 멀겠어
람 : 여성이 잘 따른다는 점에서는
기사 라인하르트보다도 더 위에 있으신 느낌이네
스바루 : 팩 랜드의 안내를 주어
클라라 씨에게 주도권을 주고 아마노 이와토를 확 열어버렸네 ······
람 : 아무튼, 이것도 더할 나위 없는 기회겠지
스바루 : 그렇지. 설마 그 페리스가 같이 오지 않았다니
에밀리아 : 그렇네, 페리스도 왔으면 같이 즐겼을텐데 ······
스바루 : 응, 어렴풋이! 가 아니라, 살벌했으려나
스바루 : 덤으로 왔으면 시누이인 마냥
클라라 씨를 쫓아다녀서 데이트를 방해했으려나
렘 : 펠릭스 님이 설마요 ······
렘 : 없다, 고 할 수는 없네요 ······
람 : 뭐, 크루쉬 님을 부끄럽게 하시지는 않을테니
냅둬도 괜찮다고 하시지 않았겠어
람 : 저 두 사람의 사이에는
다른 사람이 끼어들 공간이 없을 정도라 느껴지니까
람 : 그야말로 ······ 람과 렘처럼!
렘 : 맞아요! 언니와 렘은 강한 인연으로 엮여 있어요!
스바루 : 그렇게나 의기양양할 필요가 있나!?
에밀리아 : 인연이라면, 나와 스바루도 지지 않아
그렇지, 스바루?
팩 : 리아, 그쪽에 있는 나는 내가 아니라
여기 옷을 입은 인형이라니까
에밀리아 : 아, 그렇네 ······ 응, 알고 있었어
제대로 알고 있었답니다
스바루 : 여러 커플의 인연이 시험받는 장소
그것이 유원지 ······ 아니, 어라?
클라라 씨와 크루쉬 씨는?
에밀리아 : 큰일이다! 봐, 두 사람이 저기에 있어!
『데이트』 가 시작되려나봐!
스바루 : 어이쿠야! 얼른 쫓아가자!
크루쉬 : 호오, 저 탈것에 라인하르트 반 아스트레아와 같이 탔는가
클라라 : 네, 하지만 ······
크루쉬 : 타는 도중에, 갑자기 없어졌다는 말이군
후후, 그 남자답다고 해야 하나 ······
클라라 : 너무 웃을 일은 아니랍니다
정말 떨어진게 아닐까 걱정했었어요
크루쉬 : 미안하다. 오늘은 저것에 타지 않도록 하지
클라라 : 아, 네
에밀리아 : 뭔가 엄청 좋은 느낌이네
스바루 : 그러게 ······ !
람 : 크루쉬 님이 상대이니, 우리가 끼어들 때는 없을 거야
??? : ─ 정말 그럴까
스바루 : 그, 그 목소리는!?
라분킬 : 이대로 너희가 뒤에서 만족하고 냅두다가는
클라라가 오늘이라는 날에 미련을 남기게 될 거야
스바루 : ─ 라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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