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Lost in Memories

리제로스 유원지 16A화

SAYO_ 2023. 2. 23.

소녀 뺨치는 숙녀의 망설임

─ 크루쉬가 품은 의문
그리고 클라라는 베아트리스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다

─ 호로 저택 / 낮

클라라 : 저, 꿈이 있어요 ─

베아트리스 : 꿈 ······ ?

클라라 : 지금 있는 가문을 나와서
왕도에서 옷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클라라 : 마론탈 가문은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 
가문에 위기가 닥친다면 힘이 되어주고 싶고

클라라 : 하지만, 여자가 가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다른 가문에 시집을 가서 20살도 넘는 연상의 분에게
그 몸을 맡기는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클라라 : 제 어머니도 정약결혼으로 아버지와 맺어지셨어요

클라라 : 부부간에 사이는 절대로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어머니는 어느샌가 먼 곳을 보시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베아트리스 : ───

클라라 : ─ 베아트리스?

베아트리스 : 듣고 있다는 거야
신경쓰지 말고 계속 하라는 거야

클라라 : ─. 어머니는 분명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마음을 품고 있었을 거예요

클라라 : 10년 전에 어머니는 돌아가실 때
제게 이렇게 말하셨어요

클라라 : ─ 하고싶은 일을 하렴, 라고

클라라 : 귀족 딸아이에게 남길 유언이라고는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어요

클라라 : 그리고, 유품을 정리하던 도중
어머니가 저를 위해 만들어주신 배내옷을 찾았어요

클라라 : 정밀한 자수를 보면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한 비명이 들린 기분이 들었어요

클라라 : 자신이 하지 못했던 일을
딸에게 넘겨주지 못했다니, 라는 잔혹한 말

클라라 : 하지만, 마론탈 가문의 딸인 제게 있어서
저는 클라라라는 한 사람의 인간이라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클라라 : 저 개인의 바램과
귀족으로서의 마음가짐이 충돌했을 때
몸을 부숴버리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인가

클라라 : 나다운 삶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베아트리스 : ─ 네가 그것에 홀린 이유를 잘 알겠다는 걸까나

클라라 : 네, 그늘에서 여자답지 않게 속삭이면서도
신념을 가지고 있는 길을 걷는 크루쉬 님

클라라 : 그것을 알았을 때, 세계가 열린 느낌이 들었어요

클라라 : 그 분의 곁에 있고 싶다
고독할 그 마음에 다가가드리고 싶다

클라라 : 그리고, 그 분의 곁에 서는 내가 될 수 있다면
이 꿈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클라라 : 라는 ······ 결국 제 자신의 일이 되어요

클라라 : 이래서는 정말 크루쉬 님을 
사모한다고 말할 수가 없을테니까요

베아트리스 : 그걸로 좋다고 생각하는 거야

베아트리스 : 얼마나 긴 세월이라도 함께하고 싶은 상대는
그 마음을 알 턱이 없다는 거야

베아트리스 : 그렇다면,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을 목표로 한다 ······ 
그것만큼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야

베아트리스 : 결국 행복해지는 건 자신만인 걸까나

베아트리스 : 그때 곁에 있는 사람을 고르는 것도
너의 자유라는 거야

베아트리스 : ───

클라라 : 베아트리스 ······ ?

베아트리스 : ······ 베티는 너의 모친의 유언이
저주의 말처럼은 들리지 않는다는 거야

머리를 숙이며, 당장이라도 사라져버릴 듯한
목소리로 고백하는 베아트리스를 클라라가 껴안았다

클라라 : 왜 베아트리스가 그런 표정을 짓는 건가요?

베아트리스 : 그런 표정이라니, 무슨 표정이라는 걸까나
베티는 평소와 다를 바가 없다는 거야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그렇다는 걸까나

클라라 : 저를 위해서 ······ 슬퍼해주시는 건가요?

베아트리스 : 그게 아니라는 거야!
베티는 네가 어떻게 되던 알 바가 아니라는 걸까나!

클라라 : ───

베아트리스 : 이런 거라면 ······ 이런 기분이 될 거였다면
밖으로는 나오지 않았다는 거야

클라라 : 베아트리스 ······ 싫어요

클라라 : 그런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베아트리스에와 만나서 너무나도 기쁘니까요

클라라 : 그림책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도도하고 신기한 기분이 들며, 귀여운 여자아이 ······ 

클라라 : 그런 여자아이가
제 옷을 더 입어보고 싶다고 말해주고 있다 ······ 

클라라 : 그것은 무려, 정말로
이 세상에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되었으니까요

베아트리스 : ─ 방편이라는 걸까나
올곧게 받아들이지 말라는 거야

클라라 : 언질을 받아버렸으니, 무리예요

클라라 : 저는 베아트리스를 위해 많은 옷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베아트리스 : ───

클라라 : 좀전에 크루쉬 님에게도 말씀드렸지만
제 옷은 권위가 있는 사람에게도 칭찬해주시는 옷이랍니다

베아트리스 : 그렇다면 어째서 가게를 내는 것을 망설이는 걸까나

클라라 : 가게를 내려면 돈이 많이 들기도 하고
잘 되더라도 마론탈 가문을 지탱하기에는 몇 년이나 걸려요

클라라 : 그리고, 권위가 있는 그 분에게 들은 말이

클라라 : 제가 만든 옷은 너무 새롭다
너무 새로워서 곧바로 루그니카 귀족들에게 받아질 수 없다 ······ 

클라라 : 저는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옷을 만들고
입어줬으면 좋겠어요 ······ 
지금 당장 유행에 영합할 자신이 없었어요

클라라 : 그래도, 베아트리스의 말로 결심이 섰어요

클라라 : 제 옷을 입어준 분이 더 입어보고 싶다고 말해준다 ······ 
그것 이상으로 격려해주는 말은 없으니까요

베아트리스 : 네가 잘 된다는 보증은 베티가 할 수 없다는 거야

클라라 : 당연하죠, 앞으로는 저의 역할이니까요

클라라 : 몸에 잘 맞지 않는 구두를 신고서라도
앞으로 나아가 보이겠어요

클라라 : 그러니, 지켜봐주시겠어요?

베아트리스 : ······ 옥쇄 하나정도라면
몸에 걸쳐줄 수는 있다는 걸까나

클라라 : 괜찮아요! 이제는 실수하지 않아요!
베아트리스가 저를 만난 것에 대해서 후회하지 않았으면 해요!

클라라 : 그 크루쉬 칼스텐 공작이
제게 푹 빠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어요

기세를 부리며 미소를 짓는 클라라를 보며
베아트리스도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갔다

클라라 : 그런데, 크루쉬 님은 어디로 가버리신 걸까요 ······ ?

베아트리스 : ─ 하아. 고생길이 훤한 걸까나

팩 냥코 : 푹신 ······ !

클라라 : 어머, 당신은 ······ !

베아트리스 : 팩 냥코 ······ !

─ 팩 랜드 / 저녁

스바루 : ─ 클라라 씨, 늦네

크루쉬 : 호로 저택에 들어가보는 편이 괜찮지 않겠는가?

람 : 엇갈릴지도 모릅니다
찾으러 간다면 람이 가겠습니다

스바루 : 어, 호로 저택에 들어가도 괜찮겠어?

람 : ─. 바루스가

스바루 : 아니, 가라면 가기는 할 건데!

에밀리아 : 베아트리스도 괜찮으려나 ······ 

스바루 : 아아, 그거라면 비책을 발동시켰으니까 괜찮아

렘 : 스바루 군, 베아트리스 님 수색의 비책, 부탁드리고 왔어요!

스바루 : 오, 땡큐!

에밀리아 : 비책이라니 ─

??? : 크루쉬 님 ─ !

크루쉬 : 이 목소리는 클라라 마론탈인가

렘 : 베아트리스 님도 같이 계셔요!

에밀리아 : 다행이다. 역시 같이 있었구나

클라라 : 아아 ······ 많이 기다리게 해드렸네요
정말 면목이 없어요 ······ 

크루쉬 : 아니, 나도 막 온 참이니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스바루 : 내츄럴하게 나오는 멋쟁이의 거짓말 ······ !

크루쉬 : 그것보다도, 무사해서 다행이군
다친곳은 없는가?

클라라 : 네, 괜찮답니다
곧바로 베아트리스가 오기도 했고
그 뒤로 팩 냥코 씨도 ······ 

에밀리아 : 팩 냥코?

클라라 : 어머? 방금까지 저희와 같이 계셨는데 ······ 

베아트리스 : 팩 냥코는 신사라는 거야
남들 모르게 사람을 도와주러 다니는 걸까나

스바루 : 뭐, 아무튼간에
이렇게 합류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 

띵 똥 땡 똥 ─

베아트리스 : 음 ─ ?

아나운스의 목소리 : 오늘도 루그니카 팩 랜드를 이용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아나운스의 목소리 : 이용중인 고객님들께 미아를 안내해드립니다
메이더스 영지에서 오신 베아트리스

아나운스의 목소리 : 오빠와 언니가 호로 저택의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복합니다 ─

에밀리아 : 큰일이야! 베아트리스가 불리고 있어

에밀리아 : 어라? 그런데, 호로 저택의 입구면 여기지?

베아트리스 : ─ 너의 짓이라는 걸까나?

스바루 : 무슨 소리인지?

베아트리스 : 얼버무리지 말라는 거야!

스바루 : 센티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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