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 도착했어, 형제
스바루 : 미안, 잠깐 졸아버렸네 ─
스바루 : 엑, 여긴 어디야?
알 : 공주님의 영지지. 돌아간다고 했잖아
스바루 : 아니아니아니! 기다려기다려기다려!
돌아간다면 보통 왕도로 가잖아!?
스바루 : 이런델 대려놓으면 망연자실 말고는 선택지가 없잖아!
에밀리아 : 어쩌지 ······ 로즈월이 걱정할텐데 ······
렘 : 출발하기 전에 로즈월 님께 편지를 남겨드렸지만
귀가가 늦어지면 역시 걱정하시겠죠
스바루 : 그러니까 왕도까지 대려다줘
프리실라 : 범골, 기뻐하거라. 지금부터 소녀의 저택에서 다과회를 연다
스바루 : 이봐, 프리실라! 듣고 있는거야?
스바루 : 난 왕도에 보내달라고 했잖아
다과회 오더를 내린적이 없는데
알 : 그래도 말이야, 형제. 여기까지 어울렸으면
조금만 더 공주님 장단에 맞춰줘도 괜찮지 않겠어?
알 : 그리고 원래부터 다과회는 네가 먼저 낸 제안이잖아
알 : 링가를 나눠먹으며 다과회라도 하자고
스바루 : 그런 말을 한 적은 있지만! 언젯적 이야기야!
아무튼 기간이 슬슬 촉박하다고
알 : 너무 그러지 말고. 아무튼, 공주님의 저택으로 안내해드립죠
스바루 : 젠장! 결국 와버렸네!
스바루 : 그럼, 끝나면 바로 돌아갈거니까 왕도까지 대려다줘
안그러면 진짜 화낼거야
알 : "화낸다" 라고 말해도 말이지 ······ 되는 일 밖에 안된다고
아무튼, 언젠간 돌아갈거야. 포기해, 형제
알 : 운명을 받아들이는것도 중요한 일인거 알아?
스바루 : 이딴 운명 받아들일까 보냐!
스바루 : 아무튼 얼른 차를 내어줘. 그정도는 어울려줄게
프리실라 : 범골, 차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다과회에는 링가가 필요하지
스바루 : 엥? 무슨 소리야
스바루 : 그땐 링가가 있어서 제안한거였지만
그 조건을 다시 끌어올 필요가 있는걸까
프리실라 : 조건이라니 무슨 말이냐?
애초에 소녀가 왜 네녀석들의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건가?
프리실라 : 소녀의 다과회에는 링가가 필요하다고 단정짓고
네녀석은 그걸 따르면 되느니라
스바루 : 뚫린 입을 막을 수 없는건 이걸 두고 하는 말이군
더이상 받아칠 말도 없어
프리실라 : 당연하지 않느냐. 네녀석의 말 따위는 소녀가 바라지 않았다
스바루 : 뭣 ─
알 : 진정해봐, 형제. 하나하나 물면 몸이 못버텨
알 : 그래서, 공주님. 우린 뭘 하면 돼?
얼른 차를 내어달라는 형제의 기분도 알아주자고
프리실라 : 멍청한 놈, 소녀가 뭐라 말했느냐?
생각할 틈도 없이 명확하지 않는가?
페네 : 프리실라 여사께서는 다과회에 링가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죠
프리실라 : 그렇다. 네녀석은 보는 눈이 있군
페네 : 예! 감사하신 말씀에 황송하옵니다!
프리실라 : 흠, 네녀석은 소녀가 기다리는걸 용서하지
프리실라 : ─ 자, 범골들이여, 냉큼 링가를 찾아오거라
스바루 : 페네 너 이자식이! 진짜 짜증나네!
스바루 : 왜 저녀석만 특별 취급 당하는거야?
같이 링가 찾으러 가자고, 젠장 ─
스바루 : 그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와서도 링가를 찾는거지?
알 : 아무리 그래도 『황금 링가』 보다는 낫잖아
어디보자, 저택으로 오는 길에 링가 나무가 있었을거야
알 : 그 나무를 찾으면 만사 해결이지 않겠어
렘 : 알 님, 그 나무는 어디쯤에 심겨져 있나요?
알 : 하하하, 자랑은 아니지만 그걸 기억했으면 내가 이런 고생 안했을걸
스바루 : 그건 진짜로 자랑이 아니잖아!
스바루 : 네가 우리들이랑 스타트 라인이 같다는거냐
너 여기 살지 않았어?
알 : 너무 그러지 말아주라, 한동안 외출한건 형제들도 알잖아?
스바루 : 그렇다고 해도 너무 잘 까먹잖아!
네가 링가 나무의 위치를 기억해내기만 하면 모든게 끝난다고!
에밀리아 : ─ 스바루, 저거
스바루 : 음?
에밀리아 : 아니 ······ 설마 ······ 아닐지도 ······ 링가는 빨간색이지?
에밀리아가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그곳에는 황금에 견줄 정도의 황금 링가가 열려 있었다
스바루 : 자, 프리실라, 찾던 링가야
프리실라 : 호오 ······
프리실라 : 아무래도 네녀석은 죽을 때가 됐나 보구나
스바루 : ······ 예?
알 : 하하하하, 그거 걸작이었지, 형제
스바루 : 알, 너무 웃어대는거 아니냐
페네 : 스바루 씨, 목숨의 은인께 무슨 실례되는 말씀이십니까
스바루 : 실례될게 있어!?
왜 내가 이렇게까지 죽을꼴을 당해야만 하는건데!
알 : 푸하, 실컷 웃었네
알 : 자신만만하게 『황금 링가』 라고 내밀고
공주님에게 죽을법한 만행은 안저지르지
스바루 : 뭐가 어찌 된건지 모르겠네
그렇게나 찾으러 다녔는데 그게 왜 그렇게 되는거야?
알 : 그때 공주님은 『황금 링가』 한 기분이 아니었던거지
알 : 평범한 링가면 됐던거야
알 : 그나저나 그거, 정확하게는 『황금 링가』 가 아니라
누군가가 황금색으로 칠해둔 "노란 링가" 인 느낌인가?
에밀리아 : 그래도 엄청 맛있었어
렘 : 네, 신맛과 달콤함이 명품이었어요
알 : 그렇지, 최종적으로 공주님의 마음에 들어서
이렇게 돌아갈 수 있게 됐으니 다행이잖아
스바루 : "그렇네" 로 퉁칠 일이 아니잖아!
스바루 : 돌아가는건 당연한 소리고
그자리에서 베였으면 죽어도 못죽는다고
알 : 그래도 진짜 고마웠어, 형제. 난 감사하고 있어
알 : 그나저나, 그 링가 나무, 사실은 어째서인지 황금빛으로 자란다나봐
알 : 등잔 밑이 어둡다는건 이때를 두고 하는 말이네
알 : 알았으면 나도 이렇게 고생하지 않고 끝났겠지
아아, 빠꾸없이 달린건 어쩔 수 없고
에밀리아 : 그 나무를 늘린다던데, 진짜야?
알 : 공주님이 그러실 생각인가봐
그러실 생각이라는건 그렇게 될거란 이야기지
스바루 : 『황금 링가』 가 세상에 나오는 시대가 온다던가?
알 : 그렇겠지. 맛도 있었고, 다른 링가랑 다르게 특별한 점도 있으니까
알 : 그나저나 『황금 링가』 라는 이름이면 입소문도 엄청 타겠지?
스바루 : 불나게 팔려나가겠구만! 나도 인센티브 남겨주라!
페네 : 찾으신건 에밀리아 여사이죠
스바루 씨의 몫이 아닙니다, 쓰레기 상사
스바루 : 아! 페네! 마지막에 쓰레기 상사는 필요없는 말 아니야?
스바루 : 애초에 내가 네 상사잖아!
손바닥 뒤집듯이 프리실라한테 아첨이나 해대고!
스바루 일행을 태운 용차가 왕도를 향해 달린다
이리하여 『황금 링가』 를 둘러싼 탐험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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