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리제로 : 금서와 수수께끼의 정령

금서와 수수께끼의 정령 0-P

SAYO_ 2021. 10. 17.

~ 시간은 거슬러 올라, 울가름전 전날 저녁 ~

 

스바루는 어느 방에서 드릴머리 소녀 ─ 

아니, 유녀라고 불러도 좋을 외모인 베아트리스와 대면한다

 

로즈월 저택을 돌고 도는 『사망회귀』 ─

 

그 밤을 넘을 수 없게 저지하는 사인

그것은 스바루가 받은 누군가에 의한 『저주』 때문이었다

 

스바루는 그 저주를 풀기 위해 금서고를 찾아왔다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지만, 베아트리스는 이곳의 사서다

 

스바루와 마주한 베아트리스의 오른손이 하얗게 빛나기 시작한다

 

베아트리스 : 지금부터 저주의 술식을 파괴하는거야

 

베아트리스 : 주술사가 직접 만진 장소가

주술이 각인된 장소니까 참고하라는거야

 

하얗게 빛나는 오른손이 스바루의 이마에 닿고

베아트리스는 저주를 해제하기 시작한다

 

스바루 : 포석은 다 깔아뒀지, 안심해!

 

스바루 : 네모진 청년 단장과 엉덩이를 만지던 젊은 할머니

 

스바루 : 가짜 촌장 무라오사

용의자를 추려낼 장소는 다 따로따로 해뒀지!

 

그 순간, 스바루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나는 이변을 눈치챈다

왼손에서 피어오르는 확실한 위화감

 

스바루 : 검은 ······ 안개!?

 

베아트리스 : 꺼림칙한거야

 

그러더니 베아트리스는 스바루의 손에서 피어오른 안개를

쥐어잡듯이 없애버린다

 

베아트리스 : 끝난거야. 이걸로 넌 이제 괜찮은거야

 

자신의 몸에서 저주가 사라졌다는 안도감은 금방 사라지고

스바루의 마음에서는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초조함이 오간다

 

스바루 : 이봐, 베아꼬맹이 ······ 

 

스바루 : 방금 연기가 나온 장소가 ······ 

주술사가 만진 부분이라고 보면 되는거지?

 

정면으로 응시하는 스바루를 보며

베아트리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다

 

스바루 : (설마 그 강아지가!?)

 

마을 아이들이 귀엽게 여기던 사랑스러운 강아지

그것이 스바루의 손을 물어 저주를 심은 원흉이었다

 

스바루 : 마을에 가야해!

세상은 어디까지 재미도 없는 개그를 치려 드는거냐고오오오!

 

뱃속에서부터 깊은 분노가 끓어올라

스바루가 금서고를 뛰쳐나가려는 순간 ─

 

스바루 : 으아아아악!!

 

스바루는 『무언가』 에 걸려 넘어졌다

 

중심을 잃은 스바루는 그대로 3번 구르고 바닥에 던져졌다

 

스바루 : 아파라 ······ 이봐, 꼬맹아, 방 정리는 제대로 좀! ······ 어라?

 

맥없이 굴러버린 스바루의 발 앞에 놓여진, 한 권의 책

 

스바루 : 이건 ······ 엄청 기분나쁜 그림만 담겨있는데 ······ 

악마사전인가 뭔가인가?

 

스바루 : ······ 라기엔 이문자가 써져있군, 아슬아슬하게 읽을 순 있지만 ······ 

 

스바루 : 여기 떨어져 있었다는건

아무리 봐도 『금서』 인거지 ······ ? 책도 되게 낡아 보이고 ······ 

 

스바루 : 설마 이거에 걸려 넘어진건가!?

 

스바루 : 베아꼬맹이! 바닥에 책을 내팽겨두다니!

여러가지 의미로 위험하잖아!

 

기세 좋게 열고 들어간 문 너머는 그저 평범한 방

금서고는 이미 다른 장소로 이동한 뒤였다

 

스바루 : 아니 이거, 금서고 밖에 두면 위험한 물건 아니야!?

이래도 『금서』 잖아!?

 

스바루 : 이거 어쩐담 ······ 

 

펄럭펄럭 『금서』 를 넘겨보던 스바루는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른다

 

스바루 : !?

 

강렬한 위화감, 아찔함 ······ 

별다른 말이 튀어나오지 않을 정도의 충동으로 

스바루는 『금서』 를 힘차게 덮어버린다

 

스바루 : ······ 일단 가지고 있을까

 

스바루 : 여기 냅두다가 누가 발견하면

베아꼬맹이 녀석이 찐텐으로 화낼거니까 ······ 

 

스바루 : 지금은 얼른 마을로 가봐야해

나중에 몰래 돌려다좋으면 괜찮겠지!

 

스바루는 가슴쪽에 숨겨두기엔 커보이는 『금서』 를 억지로 쑤셔넣는다

 

스바루 : 음, 이 두께라면 총에 맞더라도 살아남는 전개구만!

 

스바루 : ······ 이 세계에 총이란게 있었던가

아무래도 그런건 봐줬으면 좋겠는데

 

스바루 : 나머진 이게 저주의 아이템이 아니길 빌어볼까

 

~ 시간은 흘러, 울가름전 다음날 ~

 

스바루 : ─ 음

 

렘 ; 일어, 나셨나요 ······ 

 

로즈월 저택에서 눈을 뜬 스바루의 곁에는

불안한 얼굴을 한 렘이 앉아 있었다

 

전날, 마수의 숲을 단신으로 뛰어들고 스바루를 위해 싸워줬던 소녀

그리고, 그 언니인 람과 스바루가 이번엔 그녀를 구해냈었다

 

렘 : 스바루 군, 렘은, 렘은 ······ 

 

스바루 : 괜찮대도, 너무 신경쓰지 말어 ······ 그보다 다른 사람들은?

 

렘 : 괜찮아요. 하지만, 스바루 군이 제일 험한 꼴이라 ······ 

 

스바루 : 다들 무사하면 만사OK 지. 나도 금방 쌩쌩해질거야

 

렘의 겸손하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대화는
스바루에게 며칠만에 느끼는 안도감을 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의 순간 ─

로즈월 : 오호, 눈을 뜬 모양이구우나

스바루 : 렘 다음은 로즈월이냐 ······ 
제일 중요한 사람이 날아간거 아닌가?

기묘한 익살스러운 화장을 한 남자, 로즈월 ─
그 모습에 어울리지 않지만
이 저택의 주인이자 귀족이며, 궁중 최고의 마술사이다

 

에밀리아 : 다행이다 ······ 어디 다치지 않았어? 괜찮아?

스바루 : 에밀리아땅!

그녀는 에밀리아, 비칠 정도의 은발의 아름다운 하프엘프
스바루가 왕도 루그니카에서 몇번이고 목숨을 구원받은 소녀이다

그 아름다운 머릿결이 흔들리며
침대에 누운 스바루를 자주빛 눈동자로 응시한다

스바루 : 렘이랑 이야기하다보니
잠기운도 다 날아가서 지금은 완전 상쾌해!

로즈월 : 그건 정말 다행이구우나

로즈월 : 그리고 참으로 잘 해주었다, 스바루 군

로즈월 : 에밀리아 님의 호위뿐만 아니라
영지의 위험까지 구해주다니

로즈월 : 이에 대한 답례를 잔뜩 ······ 이라고 하고 싶은 참이지만

베아트리스 : 터무니없는 일을 저질러준거야

 

로즈월의 뒤에서 뾰로퉁한 얼굴을 하며 베아트리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스바루 : 뭐, 뭐야, 베아꼬맹이, 있었냐 ······ 
근데 왜 그렇게 화난거야!?

베아트리스 : 이걸 봐라는거야

고요하게 분노한 베아트리스는
스바루의 눈 앞에 책을 한 권 꺼내든다

스바루 : 아, 그건!

 

베아트리스 : 역시 네가 가져갔던걸까나!

스바루 : 아니 ······ 불가항력이었어!
네가 방정리를 안해서 그런거잖아!

베아트리스 : 웃기도 않는 소릴 늘여놓을 때가 아닌거야

스바루 : 어라 ······ 페이지가 사라져있네 ······ ?

 

베아트리스가 펼쳐든 『금서』 에는 페이지가 대부분 사라져 있었다

표지 ─
현대풍으로 따져보면 거의 하드 커버뿐인 상태다

스바루 : 혹시, 울가름이 먹어버렸다던가 ······ ?

??? : 아뇨, 너무나도 어리석은 망상이네요

 

스바루 : 너는 ······ 어제 봤던!!

거대한 울가름의 일격에 황천길로 가려던 순간
스바루에게 어찌저찌 힘을 빌려줬던 말하는 동물이 끼어들었다

수수께끼의 동물 : 어제 페네가 『금서』 에서 해방된 순간
페이지가 어딘가로 흩어져버렸습니다

스바루 :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기다려!
뭔가 자연스럽게 회화에 참가하고 있는데, 넌 뭐하는 놈이야!

수수께끼의 동물 : 함께 죽을 고비를 빠져나온 동지에게 누구냐니
스바루 씨는 사람의 마음이 없었던거군요

스바루 : 정중하게 엄청 디스해대는거 아니야!?
고맙긴 한데 자기소개를 생략해버린건 너잖아!

스바루 : ······ 그래서, 페네랬던가. 그게 네 이름이야?

페네 : 그렇습니다. 제 이름은 페네

페네 : 거기 『금서』 에 봉인된 정령이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베아트리스 : 한가롭게 자기소개나 할 틈이 아닌거야
아무튼 사태는 최악인걸까나

로즈월 : 그렇지, 들은 이야기로 판단해보면
어제 벌어진 소동은 『금서』 의 페이지가 원인이었던 모양이야

스바루 : 무슨 소리야 ······ ?

스바루 : 내가 저주를 받은건 『금서』 가 밖에 나오기 전이었어
그러면 뭔가 계산을 잘못한게 아니냐고!

로즈월 : 원래부터 일어나있던 사건이 더 심각해졌다 ······ 
그런 이야기라는 말이지

렘 : 어제 스바루 군이 싸웠던건 ······ 
울가름이라 부를 수준이 아니었어요

렘 : 언니의 이야기로도
이전에 조우한 울가름의 상태가 이상했다고 ······ 

스바루 : 그 이상한 모습은 녀석의 힘이 아니라
금서의 영향 때문이라는 말이야 ······ !?

페네 : 네, 금서의 영향으로 울가름이
이형의 무언가로 바뀌었다고 추측됩니다

스바루 : 그 『금서』 는 그런 물건이었다고!?

페네 :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만
상황으로 봐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군요

스바루 : ······ 음? 단언할 수 없다니 ······ 

베아트리스 : 아무튼 한시라도 빨리
잃어버린 페이지를 모아와야 할 필요가 있는거야

에밀리아 : 그렇네 ······ 하지만
페이지를 어디서부터 찾으면 좋을까 ······ 

스바루 : 기다려봐, 왜 에밀리아땅이 찾으러 가는 흐름이 되는거야!?

에밀리아 : 이 저택에서 일어난 문제잖아, 당연한걸?

스바루 : 아니 아니! 어떻게 생각해도 내 실책이잖아!
내가 잘못한건 알겠는데, 그건 아니지!

베아트리스 : 실책 실책, 꼴사나운거야

베아트리스 : 냉큼 『금서』 를 가져간 의도를 뱉으라는거야

스바루 : 그러니까 오해래도!
금서고에서 나갈때 넘어진건 봤잖아!?

스바루 : 그러고 보니 그게 바닥에 있어서 ······ 
바로 돌려주려고 봤더니 넌 이미 없었어

스바루 : 그리고, 마을쪽도 급한 상황이었고
나중에 돌려주자 싶어서 ······ 

베아트리스 : 그럼, 마을에서 만났을때 돌려줬으면 됐던거야

스바루 : 아 ······ 

베아트리스 : 결국 잊었던걸까나, 멍청한것도 정도가 있는거야

스바루 : 기다려봐! 잊었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베아트리스 : 그럼 뭐인걸까

스바루 : 아니 ······ 뭐지? 왜 기억이 안나지 ······ 

스바루 : 저렇게 두꺼운걸
아무리 급한 상황이라고 해도 잊어버리기 쉽지 않을텐데 ······ 

베아트리스 : 즉, 그 시점에서 어딘가에 떨어뜨렸을 가능성이 높은거야
네가 방에서 가지고간 시점에서 이미 늦었던거야

에밀리아 : 알겠어? 이제 스바루만의 문제가 아니야

에밀리아 : 서두르지 않으면 큰일이 벌어지니까
다같이 힘을 모아야해

 

스바루 : 그건 그렇긴 한데
여기서는 책임을 지고 내가 찾는다니까

베아트리스 : 당연한거야, 알면 당장 출발해주실까

렘 : 베아트리스 님! 스바루 군은 아직 움직일 상황이 아니예요!

에밀리아 : 맞아 스바루! 스바루는 쉬고 있어!

베아트리스 : 그딴건 내가 알빠 아닌거야
자업자득이니까 베티랑은 관련없는 일일까나

로즈월 : 네 네, 스바루 군은 당연히 움직여야겠고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것도 다름없는 사실

로즈월 : 일단 넌 돌아가는게 좋지 않을까
오늘정도는 공로자를 푹 쉬게 해주자고

베아트리스 : 어쩌피 기대하지도 않는거야
그대로 푹 잠들어서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까나

스바루 : 재수없는 소리 하지 말아줄래!?

에밀리아 : 스바루, 미안해. 내일 다시 천천히 얘기해보자?

로즈월 : 그렇게 됐으니 스바루 군, 편히 쉬어주게나
페네 군이라고 했던가, 잠깐 괜찮을까?

페네 : 시간을 내어달라, 고 이해하면 되는걸까요

로즈월 : 너, 재미있는 아이구나
뭐, 그런 말이지, 잠깐 이야기가 하고 싶어

페네 : 알겠습니다. 주먹으로 이야기해보죠

스바루 : 왜 이야기가 그렇게 돌아가냐!?

에밀리아 : 그럼, 푹 쉬어야해, 또 올게!

렘 : 스바루 군, 렘도 이만 가볼테니
무슨 일이 있다면 곧바로 불러주세요

소란스러운 사람들이 돌아가고 방이 고요해졌다

스바루 : ······ 

스바루 : 나란 자식은 뭐하고 있는거냐 ······ 

스바루 : 에밀리아를 또 곤란하게 만들고 ······ 

스바루 : 게다가 베아트리스의 그 얼굴 ······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소리겠지 ······ ?

스바루 : 신경쓰게 만들었겠지 ······ ?
아무튼 도움이 안되는 내가 휘말리지 않길 바라는건가?

스바루 : 젠장 ······ 한심하네 ······ 
그자식을 날려버린것도 결국 페네가 도와줘서였고 ······ 

스바루 : 아무튼 빨리 회복하고 페이지를 찾아야겠어

스바루 : 더이상 에밀리아에게 민폐를 끼칠수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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