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협정을 맺은 대신
시온과 라이라의 비밀을 신문한 스바루
라이라의 입에서 나오는 두 사람의 과거는 ······
─ 붕괴한 추억향
어느 엘프 일족간에 전해지는 꿈과 환상의 마법
사람의 꿈속에 들어가, 머리속에 있는 비밀을 훔쳐볼 수 있을뿐만 아니라
꿈속을 조작해, 대상의 기억까지도 다뤄버리는게 가능하다
고대로부터 『몽환술사』 라고 불리는
마법사를 육성하던 어느 취락에서는
아이가 태어나고 15를 넘기 전까지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었다
라이라 : 사람의 꿈, 사람의 기억을 들여다볼때는
몽환술사의 자아는 그저 방해만 되니까
라이라 :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기억이
아이때부터 뿌리조차 없게 만들었지
라이라 : 그러니까, 이건 라이라도, 시온 조차도
거짓된 소녀의 이야기가 아니야
스바루 : ───
라이라 : 질문은 받지 않겠어
라이라 : 괜한 소리를 한걸 알려지면
아직 어딘가에 있는 일족 동료가 너를 제거하려 들거야
라이라 : 실제로 제거하지는 못하겠지만
더이상 일상을 괜한 일을 휘말리게 하고 싶진 않을거 아니야?
스바루 : ─ 알겠어, 명심할게
스바루 : 대신, 정보가 없는 나도 알기 쉽게 설명해줄거라 기대할게
라이라 : 친절하게 말해주고 있는데?
네 특기인 상상력을 발휘해서 알아들어
스바루 : 망상같은 취급을 당해서, 그다지 기쁘지 않은 평가인데 ······
라이라 : ───
라이라 : 어느 날, 이름이 없는 한 소녀는
일족에서 관리하는 시험에 떨어졌다
라이라 : 15세가 되고 맨 처음 ─
라이라 : ─ 인정받으면 이름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시험이었기에
라이라 : 엄마, 아빠에게 야단을 맞았고
라이라 : 여자아이는 충동적으로 일족의 취락을 뛰쳐나와
고대로부터 금지된 인간의 마을 근처까지 가버렸지
라이라 : 그리고, 그녀석들이 나타났다 ······
스바루 : 녀석들 ······ ?
라이라 : 인간
스바루 : ─ 아
시온 : 까놓고 말하면 엘프는 사람들이 싫어하잖아요
시온 :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구경거리 마냥 삼는 수요도 있어요
시온 : 저는 과거에 그런 사람들에게 잡힌적이 있었어요
라이라 : 힘든 상황에 처한 섬을 찾았어
스바루 : ─ 어?
라이라 : 여자아이는 불쌍하게 여겨
그 섬을 도와주기 위해 무방비하게 접근했지
라이라 : 그리고 갑자기 뒤에서 자루 주머니로 덮져쳤다 ······
처음엔 무슨 일이 벌어지는건지 몰랐어
라이라 : 밖에서 천박한 남자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제서야 상황을 자각했다
라이라 : 엄마, 아빠, 취락 어른들
인간은 무서운 존재라고 입이 닳도록 들었으니까
라이라 : 자루에 담겨 끌려가면서
살해당하는건 아닌지, 진심으로 울음이 터지고
라이라 : 구타를 맞아 기절당했지 ······
눈을 뜨니 쇠창살이 있는 감옥 안이었어
시온 : 사실, 쇠창살은 옛날 기억이
슬금슬금 되살아나서 좀 싫어해요
스바루 : (시온이 했던 말이랑 똑같아. 그럼, 시온과 라이라는 ─ )
─ 감옥 안
이름 없는 소녀 : 꺼내줘! 꺼내주세요!
이름 없는 소녀 : 제발 ······ 부탁드릴게요!
숲으로 돌려보내주세요 ······ !
납치범 남자 : 시끄러워! 얌전히 있어!
이름 없는 소녀 : 히익 ······ !
납치범 남자의 목소리 : 쳇 ······ 맞아야 얌전히 있을거냐?
다른 남자의 목소리 : 냅둬라. 판매품에 상처라도 나면 형님한테 혼날거다
납치범 남자의 목소리 : 알고 있어
그런데 이렇게 빨리 팔만한게 들어올줄은 몰랐지
다른 남자의 목소리 : 엘프 꼬맹이가 상대인가 ······
물건을 좋아하는 녀석은 어디에도 있는 법이구만
납치범 남자의 목소리 : 뭐, 이쪽은
저 기분나쁜걸 빨리 치워버릴 수 있으니 좋은거지
바라는대로 됐잖아
다른 남자의 목소리 : 주머니 사정 때문에 4, 5일은 참아야 했지만
납치범 남자의 목소리 : 4, 5일인가 ······
그러고보니 우리는 이제 부자가 되는구만!
남자들의 웃음소리가 감옥까지 들려와
소녀는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이름 없는 소녀 : 싫어, 싫어 ······ !
이름 없는 소녀 : 도와줘요 ······ ! 아빠, 엄마 ─
이름 없는 소녀 : ─ 라이라
라이라
그것은 이름을 가지지 못한 소녀의 자신의 내면에서 태어난
다른 소녀의 이름
이름을 가지지 못한 자신과는 다르고, 강한 또 하나의 자신
그 존재를 눈치챈것은, 몇년이나 지난 옛날 얘기다
헤매고 있을 때, 괴로울 때, 슬플 때
이름이 없는 소녀는 언제나 자신의 내면에 있는
라이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름 없는 소녀 : ───
??? : 걱정, 하지 않아도 돼
이름 없는 소녀 : 응, 그렇겠지
이름 없는 소녀 : 괜찮아 ······ 라이라가 같이 있는걸
이름 없는 소녀 : 라이라가 지켜줄거야 ······
??? : ─ 응, 맞아
이름 없는 소녀 : ─ 배가 고프네
납치범 남자 : 사치 부리지 마라!
밥을 내준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여겨!
남자가 언성을 높여 쇠창살을 차버린다
이름 없는 소녀 : 히익 ······ !
납치범 남자 : 모레가 기대되는구만
이름 없는 소녀 : 모, 모레 ······ ?
납치범 남자 : 그래. 모레면 여기서 나갈 수 있지
납치범 남자 : 예쁜 옷을 입고, 맛있는걸 배부르게 먹고
잔뜩 귀여워해줄 수 있겠지
이름 없는 소녀 : ─ !?
납치범 남자 : 핫핫핫하!
이름 없는 소녀 : 싫어 ······ 아빠나 다른 사람들이 했던 말대로 ······
이름 없는 소녀 : 죽고싶지 않아 ─
이름 없는 소녀 : 왜 제가 이런 괴로운 일을 당해야 하는건가요 ······ ?
이름 없는 소녀 : 어째서 제가 죽어야만 하는건가요 ······ ?
이름 없는 소녀 : 나쁜짓을 한건 ······ 나쁜짓을 하는건 ······
이름 없는 소녀 : 당신들일텐데 ─
자신이 누구인지도 알기 전에 죽고싶지 않다
확실하게 살고싶다는 욕망이 소녀의 안에서 점점 커져간다
??? : 안심해 ······
그 누구도 네가 살아가는걸 뭐라고 할 권리는 없어
이름 없는 소녀 : 라이라 ······ ?
??? : 그러니까 불안해하지 말고 자둬
내가 전부 해결할게
이름 없는 소녀 : ─ 쿠울
그리고 그날 밤, 잠든 소녀의 내면에서
다른 하나의 인격이 눈을 떴다
─ 소녀의 꿈의 세계
이름 없는 소녀 : ───
??? : ───
라이라 : 나 ······ 나는, 라이라
라이라 : 누구도 내가 살아가는걸 방해할 수 없어
라이라 : 꿈이, 퍼져나가 ······ 이게, 추억향 ······
라이라 : 꿈의 세계라면 감옥을 나갈 수 있어
꿈속에서 헤메는 라이라는 눈앞서 한 문을 발견한다
문을 여니 그곳에는 한 남자가 서있었다
납치범 남자 : ───
라이라 : 여기는 네 꿈의 세계가 아니야
라이라 : ─ 후후
라이라 : 그래, 이게 바로 몽환술사의 힘 ······
라이라 : 저기, 네 세계를 ······ 내게 더 ······ 보여줘 ······
라이라가 남자에게 웃음을 보이니
남자도 웃음이 돌아온다
─ 다음 날
이름 없는 소녀 : ───
납치범 남자 : 자, 오늘 밥이다
이름 없는 소녀 : ───
이름 없는 소녀 : ······ 에?
납치범 남자 : 왜그러냐?
이름 없는 소녀 : (밥이, 평소보다 많아. 왜 ······ ?)
─ 납치범 남자의 꿈의 세계
라이라 : 그래, 취락 전부를 납치하거나 도둑질을 해왔구나
납치범 남자 : 그래 ······ 나는 당연히 이런 일은 하고싶지 않았어
납치범 남자 : 돈이 있으면 이런데는 냉큼 작별하고 ······
라이라 : 상냥하네
너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다는걸 알겠어
납치범 남자 : 그, 그래 ······ ?
라이라 : 물론이지. 그러니까 거기서 눈을 떼지 말아봐
라이라 : 네가 정말로 해야 할 일을 해보자?
라이라 : 나를 위해서, 말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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